욕망의 땅 ㅣ 캐드펠 수사 시리즈 17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송은경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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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업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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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수도원에 새로 기증된 밭, ‘도공의 땅’에서 여성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시작된다.

예전 같았으면 ‘이제부터 본격적인 추리가 시작되는구나!’ 하고 기대했겠지만, 이번엔 사건의 실체보다 인물들의 내면과 사연에 더 눈길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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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드펠은 여전히 논리적이지만, 그가 사건을 대하는 태도는 단순한 추리 이상의 무언가였다.

그는 각 인물의 고통과 욕망, 그리고 그들이 짊어진 삶의 무게를 이해하려 애쓴다. 20대 때는 몰랐던 이 ‘공감’의 깊이가, 40대가 된 지금은 더 크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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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요즘 나오는 추리소설에 익숙한 독자라면 『욕망의 땅』은 좀 느릿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사건의 실마리가 반복되고, 반전이나 속도감보다는 인물들의 심리와 분위기에 더 집중한다.

예전엔 ‘이제 좀 다음으로 넘어가자!’ 싶었던 장면들이, 지금은 오히려 그 시대의 공기와 인간의 복잡한 마음을 음미하게 해준다.

수도원의 일상, 중세 영국의 풍경,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미묘한 감정선까지, 캐드펠 시리즈 특유의 ‘느림’이 주는 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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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 작품의 진짜 매력은, 범죄의 동기가 단순한 악의나 탐욕이 아니라는 점이다.

인간의 고통, 질투, 자기합리화,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운명 같은 것들이 사건의 바탕에 깔려 있다.

캐드펠은 범인을 찾아내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들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그리고 남겨진 이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까지 고민한다.

이 점이 20년 전엔 그저 ‘특이하다’고만 느꼈던 부분인데, 이제는 오히려 이 시리즈가 가진 가장 큰 미덕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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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빠른 전개와 강렬한 반전을 기대한다면 약간 심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캐드펠 시리즈는 원래부터 퍼즐 맞추기보다 인간의 내면과 시대의 분위기를 천천히 풀어내는 데 강점이 있었다.

『욕망의 땅』은 그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20년 전엔 미처 느끼지 못했던 감정과 여운이, 이제는 더 깊고 진하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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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욕망의 땅』은 추리소설의 외형을 빌려 인간의 복잡한 마음과 시대의 한계를 보여주는, 캐드펠 시리즈만의 깊고 따뜻한 미스터리가 아닐까.

20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같은 책을 두고 이렇게 다르게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 어쩌면 이 시리즈의 진짜 힘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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