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짧은 집중의 힘 - 꾸준함을 이기는
하야시 나리유키 지음, 이정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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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학창시절과 군복무 시절이 생각난다.

그 시절에는 '집중'이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였고, 괴로움이었고, 무식하게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었으며, 그냥 비타민처럼 매일 챙겨먹어야 하는 약 같은 어떤 것이었다.

그 시절로 '집중' 할 시간이 끝났다면 너무 좋았겠지만, '집중'은 여전히 우리 머리속에 가시처럼 박혀서 없애고 잊어버리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거슬리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집중해야 한다는걸 알고 있지만, 집중하지 못하는 상황을 너무 많이 겪다보면 그러려니 하고 포기하게 마련이다.

그렇지만, 나이가 들면서 더욱더 '집중 하는 능력'의 가치가 높아진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집중하기 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해봤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책상 벽에 작은 점을 하나 찍어두고 그걸 계속 놓치지 않고 보는 훈련을 하면 집중력을 키울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볼펜으로 작은 점을 찍어서 책상벽에 붙인 후에 열심히 봤었다.

집중력이 늘어났을까? 언제라도 순식간에 졸 수 있는 기술을 습득했다.

이런 식의 검증되지 않은 집중력 향상 방법이 아닌 진짜 뇌과학?에 근거한 집중력 향상 방법에 대한 책을 읽어봤다.

사실 뇌과학이라고 하기에도 좀 애매하고, 그게 아니라고 하기에도 좀 애매한 방법들이기는 하지만, 간단하게 뇌과학이라고 이야기하겠다.


필자인 하야시 나리유키는 뇌신경외과 교수를 지낸 의사출신이다.

그러다보니 자신의 경험에 근거해 뇌의 정보처리 매커니즘에 따라 어떤 방식으로 집중력으로 키울 수 있는지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의 많은 챕터에서 여러가지 방식으로 설명하고 예시를 들고 있지만, 결국 몇가지 내용으로 요약해볼 수 있다.



1.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정말 할 수 없다.

필자는 부정적 감정의 역효과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부정적 감점이 생기게 되면 자신의 능력에 대해 부정하게 되고, 적극적으로 하려는 의지도 사라질뿐 아니라, 다른 방식, 다른 시도들을 하게 되면서 망설이고, 결국 마무리를 못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시합이나 시험의 결과가 안 좋았을 때, 주위 동료가 실수해서 결과가 안 좋았을 때 실패원인을 분석하는 것보다 앞으로 할 일에만 집중하는게 좋다는 의견을 낸다.

실제 그런 방식이 집중력을 흐트러뜨리지 않는다는 당장의 대처에는 아주 좋은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실패원인 분석이 의미없다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당장 집중해서 해결해야 할 일을 앞에 두고 실패원인을 분석하는건 의미없다는 이야기였고, 해결할 일이 끝난 후에는 실패원인을 분석해 다시 그런 상황에 직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돌이켜보면, 시험시간도 마찬가지였다. 쉬는 시간에 이전 시간에 쳤던 시험의 정답을 맞춰보다보면 틀린 것들을 알게 되고, 그 생각에 빠지면서 다음 시간 시험을 망친 경우가 많았다. 아마도 이런 것들을 경계하라는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2. 작은 것이라도 마무리하는 습관을 들여라

필자는 이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몇번이나 강조하고 있다.

사소한 것이라도 뭔가를 마무리해서 완료하는 것을 경험하고, 그때까지 집중을 유지하는 것을 연습하면 그것이 쌓여서 결국 집중하는 습관이 된다는 의미로 나는 받아들였다.

그리고 마무리하는 습관에서 가장 중요하게 언급했던 것은 중간에 새로운 생각, 다른 자극들이 있더라도 우선은 원래 계획대로 마무리하고 생각하라는 것이었다.

처음의 계획, 목표를 거의 달성해 가는 시점에 부족한 부분들이 발견된다고 하더라도 그걸 개선하기 위해서 다른 것들을 시도하다보면 결국 마무리가 어려워지고, 그런 실패가 쌓이면 집중력이 흐트러진다는 의미였다.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3. 자신만의 루틴과 공간을 만들어서 집중이 잘 되는 환경을 구축하라.

책상과 같은 자신의 공간을 구성할 때 주의를 끌만한, 시선을 끌만한, 집중을 흐트러뜨릴 수 있는 자극들을 최대한 없앤 상태로 만들어서 집중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건 물리적 공간인 책상, 공부방, 사무실 같은 곳에 해당되기도 하지만, 물리적 공간이 아닌 시공간적 의미에서도 해당된다.

내가 집중할 수 있는 시간대에 집중할 수 있는 방식으로 업무/일을 나열해서 차근차근 처리해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는 의미도 포괄하는 내용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운동 선수들의 경우 자신만의 몸풀기 루틴이나 징크스가 있는데, 그런 것들이 바로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자신만의 루틴과 공간의 예시가 아닐까 한다.

단순하게 책상을 정리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책상에 앉아서 집중할 수 있는 시공간적 환경을 구축하라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4. 긴장이 풀리도록 환경을 익숙하게 만들던지, 스스로에게 세뇌?시키는 주문을 만들어라.

이 이야기는 3번에서 이야기하는 자신만의 루틴과 공간 만들기에서 이어지는 내용이기는 하다.

사람은 새로운 공간에 갔을 때 긴장하게 되고, 그 긴장은 집중력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말하자면 현재 있는 물리적 공간이 익숙한 자신만의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자극 요소가 되고, 이는 주의를 흐트러뜨리는 역할을 하게 된다는 의미다.

때문에, 새로운 공간에 가야할 경우에는 미리 그 공간을 답사하거나 방문해 스스로가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그렇게 할 수 없을 경우에는 자신의 주변을 자신만의 공간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몰입시킬 수 있는 루틴들을 만들어보라는 이야기였다.

수능시험 전에 고사장을 미리 방문해서 어떤 환경이고, 어떤 상황이 생길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이야기다.

어쩌면 위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내용들은 모두 다 알고 있는 내용일 수 있다.

뭔가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다.

그렇지만, 그 이야기들을 조합해서 집중력을 갖추기 위해, 계발하기 위해서 어떤 것들을 신경쓰고 연습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측면에서 이 책은 어느정도 가치를 보인다.

다만, 일본식 자기계발서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1) 사소한 이야기들을 반복해서 강조하는 것, 2) 깊이있는 이론에 대해 이야기하기보다는 실생활을 예로 들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것, 3) 그로 인해 책에서 이야기하는 주장이 가벼워 보이는 것 은 여전히 아쉬운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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