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방학생활 3.4학년 - 국어.영어.수학 슬기로운 방학생활
Mr. Sun 어학연구소 지음 / oldstairs(올드스테어즈) / 2020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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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학교에 다니는건지 안 다니는건지 헷갈리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방학동안 아이들이 배운 것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뭘 해야 할까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학습지보다는 문제집을 푸는 것을 선호합니다.

학습지의 경우 매일 혹은 매주 풀어야 하는 분량이 배달되고, 그걸 아이들이 푼 다음, 대면/화상으로 선생님과 진도를 체크하는 형태가 됩니다. 아주 좋은 방식이지만, 아이들이 스스로 분량을 정하고, 스스로 풀어보고 진도를 관리하는 것을 배우도록 하고 싶었던 제 철학에는 별로 맞지 않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래서 문제집으로 해결해보고 싶었죠. 근데, 아이들과 함께 서점에 가서 여러 문제집을 살펴본 결과 약간은 실망스러웠습니다.

가능하면 하루 일정 분량을 풀 수 있도록 가이드가 있고, 그 가이드에 따라서 스스로 진도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문제집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문제집은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과목별로, 과목별로도 학습영역별로 다 나뉘어 있어서, 여러 과목, 여러 영역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여러권의 문제집을 구입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하루에 풀어야 하는 양은 많아지는거죠.

결국, 아이들이 1) 방학동안, 2) 하루에 일정 분량을 풀고, 3) 여러 과목, 여러 영역을 균형있게 푸는 문제집이라는 목적에 맞는 문제집을 찾기는 아주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아이들이 쉽게 시작할 수 있도록 계산에 집중된 기탄수학과 영어단어 학습 문제집을 사서 2~3일에 한번씩 일정량을 풀도록 하고 있었고, 국어는 그냥 책 읽는 것으로 대체하고 있었습니다.

현재의 방식은 '하루에 일정 분량' 을 스스로 관리하면서 풀어낸다는 측면에서는 아주 좋았지만, 다양한 영역에 대한 감을 잃지 않는다는 것은 충족시키지 못해 많이 아쉬웠습니다.

'슬기로운 방학생활'은 이런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을 긁어주는 문제집입니다.

우선 제목부터 '슬기로운 방학생활'! 즉, 방학때 풀 수 있는 문제집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책의 크기는 A4보다는 좀 작으니, 대략 B5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문제집보다는 조금 작은 편이기는 하지만, 초등학교 3~4학년 쯤 되는 아이들에게는 적당한 것 같습니다.

내용의 구성을 보면, 국어, 영어, 수학을 하루에 적당량 풀어볼 수 있게 구성해두었습니다.


특히, 제가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메인이 되는 내용은 국어와 수학으로 구성해서 이틀에 한번씩 국어, 수학이 반복되게 했고, 영어는 매일 조금씩 풀 수 있게 구성되어 있었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영어를 처음 배우는 아이들에게 영어를 메인으로 풀게 한다면 부담스러워할 수밖에 없는데 그 점을 고려한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국어와 수학의 내용 구성도 꽤 흥미로웠습니다.

보통 문제집의 경우 한 챕터를 할애해 특정 영역을 끝낸 후에 다른 영역으로 넘어가도록 구성하는 편인데, 이 부분이 아이들의 흥미를 떨어트리는 주범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슬기로운 방학생활'에서는 여러 영역을 번갈아가며 경험할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있어, 아이들이 여러 영역을 조금씩 경험할 수 있도록 해뒀습니다.

그리고 문제의 난이도도 적당한 편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조금은 어려워하는 부분이랑 쉽게 풀수 있는 내용들이 적절하게 섞여 있어서 지레 겁먹고 포기하지 않을 수 있도록 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재미있는건 국어와 수학은 영역도 섞어두고, 난이도도 적절하게 배치한 반면, 영어는 대부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배치했고, 문제도 퀴즈 형식으로 흥미를 돋울 수 있는 형태로 만든 부분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처음 영어를 배우는 아이들에게 맞는 방식을 많이 고민해서 나온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아이들이 제일 좋아했던 부분은 캐릭터와 폰트, 색감이었습니다. 특히 캐릭터가 나오는 문제나 퀴즈는 만화를 보듯이 재미있어하면서 보더군요. 그리고 폰트나 색감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크기나 굵기, 색상을 잘 고려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칭찬 일색이기는 한데, 조금 더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을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첫번째는 제본 방식입니다.

아무래도 아이들이 하루에 일정 분량을 풀어야 한다고 생각했을 때 자주 펼치게 됩니다. 근데, 현재와 같은 떡 제본 방식은 아무래도 문제집 중반을 넘어가면 펼쳐서 푸는데 좀 불편해 합니다. 책을 펼친 중간이 불쑥 올라와 있어 오른쪽 페이지는 아이들의 손으로 누르고 풀기가 좀 어렵습니다.

두번째는 분량입니다.

하루에 푸는 분량이 총 4p로 메인이 되는 국어나 수학이 3p, 영어가 1p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근데, 이 분량에 충실하게 문제를 구성하기는 했지만, 한 권의 문제집으로 여러 과목을 풀어보고 감을 유지한다는 관점에서는 양이 좀 부족한 느낌입니다. 이정도 분량이면 하루 분량을 10~20분 만에 다 풀어버리게 되서, 조금 양이 늘어나면 어떨까 하는 생각입니다.

혹은, 양이 부족한 아이들을 위한 2권? version2? 그런 다른 버전도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세번째는 해답 및 해설이 조금 약하다는 점입니다.

집마다 교육철학이 다르겠지만, 저희는 아이들이 직접 자신들이 푼 문제들을 채점하고 왜 틀렸는지 생각해보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슬기로운 방학생활'의 해답 및 해설이 조금 약합니다. 대부분 답 위주로 되어 있고, 해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풀어보면서 저한테 '이건 왜 그래요?'라고 물어보는 경우가 꽤 많았습니다. 어른들에게는 너무 당연한 답인데도, 아이들에게는 헷갈리거나 조금만 더 설명해주면 좋을만한 부분이 있는데, 그런 부분은 좀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슬기로운 방학생활'은 정말 방학 때 푸는 문제집이라는 컨셉에 맞게 아주 잘 구성되어서 아이들이 재미있게 풀면서도 하루에 적당량을 스스로 조절하면서 풀 수 있게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문제 난이도도 적당하고, 무엇보다도 재미있는 캐릭터와 내부 디자인이 아이들의 흥미를 이끈다는 점에서 아주 만족스러운 문제집이었습니다.

다만, 몇가지 부분만 좀 더 보강되면 이 시리즈를 강추하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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