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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는 어떻게 치유되는가 - 상처를 넘어 자유로 나아가는 놀라운 여정
김규보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22년 3월
평점 :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는 표지 앞에 쓰인 "하나님, 왜 내 마음의 상처는 회복되지 않습니까?"라는 문구였다. 사실, 살아오며 상처받았던 일들이 아직 나를 지배하며, 생각 속에서 방어 기제의 형상으로 먼저 튀어나오는 상황이 당황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이것이 트라우마라고 느끼기는 어려웠다. 어쩌면, 타인의 상처에 비해 나의 상처가 엄청나게 크다고 느끼지 않아 엄살 부리는 것처럼 보일까 트라우마라고 단정 짓는 것이 두려웠던 것 같다. 하지만 책 표지에 쓰인 문구는 내 마음의 상처가 작은지 큰지에 대해 말하지 않고, 왜 회복되지 않는지를 말하고 있었다. "내 상처의 크기에 상관없이 주님은 회복을 원하시는 분이시구나." 라고 느낀 나는, 이 책을 선택하는 것이 엄살이라고 느끼지 않고 자연스럽게 책 속으로 빠져들 수 있었다.
책을 펼쳐 읽다 보니, 스몰 트라우마와 빅 트라우마에 관해 이야기하며 트라우마의 속성과 유형에 대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지금까지 두려워 트라우마라고 단정 짓지 못했던 상처들도 하나님 앞에 솔직하게 들고 나아가 치유되어야 헸던 트라우마라는 것을 깨닫고 더욱 몰입하게 되었다. 또한,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나님 앞에 나의 상처를 어떻게 들고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가며, 나에게 '애통'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 상처를 먼저 인정하는 과정에서 그를 자기연민으로 파고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솔직하게 인정하며 애통한 마음으로 털어놓고 진솔한 대화를 나눌 때에 회복의 문이 열리며 성령님이 역사하시는 첫걸음이 시작됨을 진정으로 느낄 수 있었다. 트라우마를 인정하고 내 내면을 들여다보는 과정에 책 자체도 도움을 많이 주었지만, 각 장의 끝 부분마다 있는 성찰 및 나눔질문이 참 도움이 되었다. 복잡하게 얽혀있거나 어려워 아직 정리되지 않은 내 생각들을 풀어 정리하는 것이 힘들 때 그냥 회피해버리는 나에게, 장마다 존재하는 질문들은 내 생각의 물꼬를 트이게 하고 그간 무엇을 놓쳤는지에 대해 다시 떠올리게 하여 머릿속의 생각정리 수납장을 상쾌하게 정리하여 주는 듯하였다. 그에 더 나아가 진솔하게 기도하는 방법을 알아가며 책을 읽다가도 중간마다 바로 배운 내용을 중심으로 하나님과 대화할 수 있음이 큰 감사함이었다.
주변 친구들을 보아도, 자신의 상처를 솔직하게 털어놓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있다. 상처가 타인에게 별것 아닐 것 같아서, 트라우마를 드러냈을 때 돌아올 반응이 두려워서. 게다가 자신조차도 자신의 상처를 제대로 직면하지 못하고 꽁꽁 숨겨둬 상처가 계속 곪아두는 경우를 보았다. 사실은 나도 그랬던 것 같다. 완전하신 치유와 회복의 하나님은 나와 진솔하게 이야기하자고, 그 상처를 동행하며 치료하자고 오늘도 말씀하신다. 그렇기에, 상처의 크기와 상관 없이 아물지 않은 상처가 아직 신경 쓰이고 가끔 따끔거리는 사람들과 이 책을 함께 읽고 싶다. 함께 읽으며 트라우마가 지배하는 삶이 아닌, 하나님이 지배하시는 자유로운 그리스도인의 삶으로 나아가자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하나님이 너무 사랑해 마지않는 자녀들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