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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떤 가면을 쓰고 있나요 - 명랑한 척하느라 힘겨운 내향성 인간을 위한 마음 처방
양스위엔 지음, 박영란 옮김 / 미디어숲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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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존재가 건네어준 글이 나를 무기력의 바다에서 헤엄칠 수 있게 했던 날이 있었다.

" 인간은 총체적으로 불완전해서 자기가 추구하는 의미에 닿을 수 없는 한계가 있대. 근데 그 불완전성을 극복할 수는 없고 포용하고 감당해야한대 ... 그걸 이해하면 나와 타인의 존재를 구분짓지 않게 된대. "

언제쯤 나는 나의 불완전함을 있는 그대로 수용할까? 얼마나 나를 알아가고 나와 친해져야 나를 감추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자신있게 드러내려나?

세상의 일상을 멈춰버리게 만들었던 전염병이 사그러들 무렵, 사람들의 얼굴 절반을 가리고 있던 한 존재로부터의 해방이 선언 되었을 때였다. 이 소식을 반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SNS에서는 얼굴을 다시 내놓기 부끄럽다던 우스갯소리가 떠돌았던 것을 기억한다. 실은 더 오랜기간 나의 얼굴을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살아왔던 세상임에도, 잠깐의 시간이 나의 일부를 하나의 오점으로 왜곡해버린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나 자신의 진실함을 오롯이 바라보려면, 또 그것을 세상에 자연스럽게 드러낸다면.

과연 그것은 계속해서 나의 불완전함으로, 오점으로만 남는 것일까 ?

어쩌면, 내가 왜곡하여 생각했던 그것이 그저 자연스러운 인간성이라면 ?

고난 앞에서 침착하게 대처하는 사람은 모두 '보통의 힘'을 가지고 있음 그들 안에는 '나는 괜찮다'는 믿음이 있다. '나는 괜찮다'는 믿음은 '나는 완벽하다'라는 의미가 아니라 불완전한 자신도 포용한다는, 즉 '나에게 결함이 있어도 나는 괜찮다'는 자기 정체성이다.

당신은 어떤 가면을 쓰고 있나요 p.243

완벽함을 추구하기 위해 쓴 가면을 지금 당장 벗어던진다고 해서, 나의 괜찮지 않은 부분이 갑작스럽게 완전해지는 것은 아님이 확실하다. 그러나, 가면을 벗어도 좋다. 보통의 힘을 지니자.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것이다. 나의 불완전함이나 부정적인 조각에서 시선을 잠깐 떼어내 벌어진 일을 받아들이며 현재에 집중해보자. 나에 대한 실망을 받아들이고, 나에게 괜찮다고 말해주자. 내려놓는 방법을 알아보자. 외부의 가치판단이 씌우려는 가면에 먹히지 않고, 온전한 나를 맞이할 수 있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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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 (출간 20주년 200쇄 기념) - 그래서, 뭐가 문제란 말인가?
김남준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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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혼난다’는 개념을 어느 정도 벗어난 나이가 되었습니다. 숙제를 하지 않으면 선생님께 혼나고, 거짓말을 하면 부모님께 혼이 나고, 동네에서 말썽을 피우면 어르신들께 혼이 났던 어린 날들이 떠오릅니다. 그러나 지금은 할 일을 하지 않는 것, 말을 바꾸는 것, 수습할 수 없는 사고를 저지르는 것 모두 나의 책임이자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되어 버림을 느낍니다. 그래서 가끔은, 그냥 혼나는 것으로 내게 벌어진 상황들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철없는 밤들이 있습니다.

김남준 목사님의 '게으름 ; 출간 20주년 기념 New Edition’을 읽으며, 오랜만에 혼난다는 기분을 제대로 느꼈습니다. 단단하게 만들어진 양장본의 표지만큼 씨가 있는 이야기로 가득했고, 들고 다니기 좋은 사이즈의 이 책을 가방에 넣고 다니며 읽을 때마다 진짜 어른에게 꾸지람을 듣는 기분이었습니다. 어릴 적의 저였다면 억울하고 짜증 났을 테지만, 지금의 나 자신은 이 쓴소리들을 모두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실도 깨달았습니다. 어쩌면 게으르고 나약한 나 자신을 오래간 마주 해왔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의 게으름의 시작은 '실망감'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 주로 내가 도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을 때 나 자신에 대한 무력감과 함께 게으른 생활을 시작하게 됨을 경험했습니다. 그러나 이 책에서 말하는 게으름의 민낯을 바라보니 창피할 따름이었습니다.

"모든 일을 다 잘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게으르지 말아야 합니다. 게으름은 마음을 부패하게 만들고 영혼의 생명을 쇠퇴하게 합니다. 거룩한 열정의 씨를 말려 버리고 죄의 정욕으로 가득 차게 만듭니다. "

원했던 목표치에 오르지 못해 좌절할 수 있지만, 이를 통해 게으름을 정당화한다는 것은 나를 두 번 좌절하고 결국에는 모든 목표에서 패배하게 만드는 실수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잠들기 전까지 휴대폰을 놓지 못하고 한 시간을 훌쩍 떠나보내고 있던 모습, 해야 할 일들을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 자기합리화와 자기혐오의 중간 어디쯤 머물며 그에 익숙해진 모습, 피곤했던 날을 지나 보내고 밀린 잠으로 보상받느라 정작 기도하지 못하던 모습까지. 나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을 때, 이 책을 통해 하나둘씩 문제를 들춰나가고 거룩한 열정을 되찾을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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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읽는 여덟 가지 복
김남준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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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가 가득한 시기에, 아무런 생각 없이 건네는 복을 많이 받으라는 문장을 혀로 돌돌 굴려보았습니다. 그리고, 여덟 가지 복을 깊이 읽기 전에 고민해 보았습니다. 가볍다면 가볍지만, 의미 없이 남발하고 싶지 않은 이 인사를 어떤 마음으로 내뱉는 게 좋을까요? ‘복’이란 무엇인지, 세상에서 말하는 복과 예수님께서 성경을 통해 말씀하신 복이 어떻게 다른지 꼭 알고 싶다는 호기심을 품고 책장을 열었습니다.

책장을 넘기며, 산상수훈은 많이 읽고 들었다고 자만했던 제 모습이 얼마나 성경을 겉핥기식으로 섭취했는지 보였습니다. 이 마태복음 5장의 말씀 한 단어 단어가 이렇게 잘 이어지는 말씀이었다니! 가난하기에 애통하고, 애통하기에 온유하고… 이 하나하나의 단계를 밟아가며 천천히 책을 읽으니, 팔복의 예수님께서 성경을 통해 우리에게 전하시는 바가 가슴 깊이 느껴졌습니다. 진리이자 지혜이신 하나님의 말씀에 기쁨과 희열을 느끼며 자연히 하늘의 복에 몰입한 저를 발견하니, 제 안의 소망은 오직 주님으로 가득할 수밖에 없음이 피어납니다. 말씀대로 살아가다 보면, 결국 제가 화평케 하며 박해 속에서도 기뻐할 수 있는 자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이 인격적으로 그리스도를 닮는 행복으로 초대받은 나 자신이, 꼭 이 행복 가운데로 더 많은 사람을 초대하는 도구로 쓰임 받기를 간절히 원하게 되는 마음을 캐냅니다.

책을 덮으며 다시 한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을 입속에서 굴려봅니다. 그리고 한 문장을 덧붙여봅니다. 베라카의 복도 당신에게 가득하길 바라지만, 이왕이면 영혼이 만져지는 에쉐르의 복도 새해를 맞이한 당신에게 가득하길 원한다고. 하나님을 믿는 신자들만이 받을 수 있는 그 깊고도 넘치는 복을 꼭 함께 누리기를 원하는 마음으로 책을 덮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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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때를 위해 지음받았다
맥스 루케이도 지음, 박상은 옮김 / 생명의말씀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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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때’를 기다립니다. 내가 성공할 ‘때’, 모든 것이 풀릴 ‘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때’, 세상이 나를 향해 환호를 보낼 ‘때’. 그래서 세상은 더욱 진정한 의미를 잊은 채 크리스마스와 같은 특별한 날에 열광하고, 모든 게 바뀌고 새로 시작될 것만 같은 연말과 새해에 집착하며 살아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각자의 ’때‘를 찾는 세상을 살아가면서도, 세상이 원하는 때보다 하나님의 때를 알고 싶은 우리 크리스찬에게, 이 책은 가장 조용하고도 고요한 겨울처럼 다가와 하나님의 섭리와 부르심을 속삭여주는 듯합니다.

에스더서를 세 개의 장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는 이 책은, 혼란스러운 이때 우리가 용기를 가지고, 승리해야 하는 이유를 정확하게 짚어줍니다. 어쩌면, 사람의 생각과 경험으로만 쓰였다면 굳건해지지 못했을 이 이야기를 권능자 하나님이 쓰신 성경 속 말씀을 통해 들으니 힘을 얻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또한, 에스더서에서 가시적으로 적히지 않은 하나님의 이름을 직접 보여주는 저자의 서술방식은 마치 에스더의 이야기를 바로 눈앞에서 펼쳐나가며 그려주는 듯합니다. 더하여, 장마다 쓰여있는 맥스 루케이도 목사님의 섬세한 질문들을 통해 그저 까만 글자로 넘겨버릴 수 있는 내용을 다시 한번 짚으며 에스더의 하나님을 나의 하나님으로 만나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너무 춥고 시린 겨울에 이 책을 만났습니다. 책을 펼쳤을 때, 바스락거리는 눈길을 받은 종이는 이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에스더는 겨울에 읽도록 쓰였다.” 춥고, 푸르름이 없고, 빛의 시간이 적어 하루의 반 이상의 시간에 달이 보이는 ‘겨울’에 읽을 성경 말씀이라니. 마침, 추워서 따듯함을 간절히 바라고 기대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바깥 날씨뿐 아니라 제 마음속 찬바람과 시린 온도가 자신에게 성에가 끼도록 만들 때였습니다. 너무 차가운 세상과 사람의 온도에, 인간의 사랑은 이것밖에 되지 않음을 여실히 깨닫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얼어버린 제 안을 녹일 수 있는 것은 뜨거운 하나님의 사랑밖에 없다는 사실을 머리로는 알았지만, 어떻게 그 사랑 안에 잠겨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망설이는 제게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찾아온 책이었습니다. 얼어버리고 굳어버린 마음의 겨울의 ’때‘를 나고 있을 분들에게, 이 책을 무엇보다 따듯한 봄의 ’때‘를 맞이하게 될 선물로 수줍게 건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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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는 어떻게 치유되는가 - 상처를 넘어 자유로 나아가는 놀라운 여정
김규보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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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는 표지 앞에 쓰인 "하나님, 왜 내 마음의 상처는 회복되지 않습니까?"라는 문구였다. 사실, 살아오며 상처받았던 일들이 아직 나를 지배하며, 생각 속에서 방어 기제의 형상으로 먼저 튀어나오는 상황이 당황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이것이 트라우마라고 느끼기는 어려웠다. 어쩌면, 타인의 상처에 비해 나의 상처가 엄청나게 크다고 느끼지 않아 엄살 부리는 것처럼 보일까 트라우마라고 단정 짓는 것이 두려웠던 것 같다. 하지만 책 표지에 쓰인 문구는 내 마음의 상처가 작은지 큰지에 대해 말하지 않고, 왜 회복되지 않는지를 말하고 있었다. "내 상처의 크기에 상관없이 주님은 회복을 원하시는 분이시구나." 라고 느낀 나는, 이 책을 선택하는 것이 엄살이라고 느끼지 않고 자연스럽게 책 속으로 빠져들 수 있었다.

책을 펼쳐 읽다 보니, 스몰 트라우마와 빅 트라우마에 관해 이야기하며 트라우마의 속성과 유형에 대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지금까지 두려워 트라우마라고 단정 짓지 못했던 상처들도 하나님 앞에 솔직하게 들고 나아가 치유되어야 헸던 트라우마라는 것을 깨닫고 더욱 몰입하게 되었다. 또한,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나님 앞에 나의 상처를 어떻게 들고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가며, 나에게 '애통'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 상처를 먼저 인정하는 과정에서 그를 자기연민으로 파고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솔직하게 인정하며 애통한 마음으로 털어놓고 진솔한 대화를 나눌 때에 회복의 문이 열리며 성령님이 역사하시는 첫걸음이 시작됨을 진정으로 느낄 수 있었다. 트라우마를 인정하고 내 내면을 들여다보는 과정에 책 자체도 도움을 많이 주었지만, 각 장의 끝 부분마다 있는 성찰 및 나눔질문이 참 도움이 되었다. 복잡하게 얽혀있거나 어려워 아직 정리되지 않은 내 생각들을 풀어 정리하는 것이 힘들 때 그냥 회피해버리는 나에게, 장마다 존재하는 질문들은 내 생각의 물꼬를 트이게 하고 그간 무엇을 놓쳤는지에 대해 다시 떠올리게 하여 머릿속의 생각정리 수납장을 상쾌하게 정리하여 주는 듯하였다. 그에 더 나아가 진솔하게 기도하는 방법을 알아가며 책을 읽다가도 중간마다 바로 배운 내용을 중심으로 하나님과 대화할 수 있음이 큰 감사함이었다.

주변 친구들을 보아도, 자신의 상처를 솔직하게 털어놓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있다. 상처가 타인에게 별것 아닐 것 같아서, 트라우마를 드러냈을 때 돌아올 반응이 두려워서. 게다가 자신조차도 자신의 상처를 제대로 직면하지 못하고 꽁꽁 숨겨둬 상처가 계속 곪아두는 경우를 보았다. 사실은 나도 그랬던 것 같다. 완전하신 치유와 회복의 하나님은 나와 진솔하게 이야기하자고, 그 상처를 동행하며 치료하자고 오늘도 말씀하신다. 그렇기에, 상처의 크기와 상관 없이 아물지 않은 상처가 아직 신경 쓰이고 가끔 따끔거리는 사람들과 이 책을 함께 읽고 싶다. 함께 읽으며 트라우마가 지배하는 삶이 아닌, 하나님이 지배하시는 자유로운 그리스도인의 삶으로 나아가자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하나님이 너무 사랑해 마지않는 자녀들이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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