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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작별
김화진 외 지음 / 책깃 / 2025년 12월
평점 :
*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평입니다.
결핍이 상수가 되고 불안이 기본값이 된 시대, 문학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우연한 작별』은 이 질문에 대한 한국 문학의 가장 뜨거운 응답으로 느껴졌습니다. 최진영, 이꽃님, 김화진 등 이름만으로 신뢰를 주는 여섯 작가가 모여, 우리가 애써 외면해온 상실과 격차의 풍경을 정면으로 응시합니다.
SF와 리얼리즘을 넘나드는 여섯 편의 이야기는 기술이 인간을 앞서고 시스템이 개인을 소외시키는 현실 속에서 "무엇이 우리를 인간답게 하는가"를 끈질기게 묻는다. 소설이 그려내는 현실의 공기는 차갑지만, 그 이면에는 상처받은 존재들의 곁을 가만히 지키는 작가들의 다정한 온기가 스며있습니다. 섣불리 희망을 말하는 대신 고통의 곁에 함께 앉아주는 진정한 위로라고 생각했어요.
결국 이 책은 효율성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기꺼이 비효율적인 사랑과 연대를 선택할 용기를 건네는데요. 혐오와 차별에 '우연한 작별'을 고하고, 그 자리에 이해와 공감을 심고 싶은 당신에게 권합니다. 이 차가운 겨울, 당신의 손에 쥐여주고 싶은 가장 뜨거운 악수 같은 책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