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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딸이 아닌 엄마 - 엄마에게 받은 삶을 나의 방식으로 살아가기까지
김현경 지음 / 유노북스 / 2026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두 분 다 아직 살아계세요. 그래서인지 부모님을 떠나보낸다는 슬픔이 어떤 것인지 아직은 정확하게 가늠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작년에는 친한 친구 아버지의 장례식에 다녀왔고 며칠 전에는 형부 아버지의 장례식에도 다녀왔어요. 친구 어머니의 장례식에 갔던 건 중학교 때였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그 슬픔의 크기를 제가 온전히 이해하기는 어려웠어요.

그런데 제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초1, 초3 두 딸을 키우는 엄마가 되고 나니 부모님의 마음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어요. 아이들이 아프면 대신 아파주고 싶고 아이들의 작은 표정 하나에도 마음이 쓰이는 걸 경험하면서 우리 부모님도 나를 이렇게 키우셨겠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유노북스의 비로소 딸이 아닌 엄마를 펼쳤을 때 엄마를 떠나보내며라는 말부터 마음이 아팠어요. 그리고 책을 읽다가 엄마는 무엇을 꿈꾸었을까?라는 문장을 만났는데 그 문장이 유난히 오래 마음에 남았어요.

저희 엄마는 1950년생이세요. 지금은 예전보다 깜빡깜빡하는 일도 많아지셨어요. 저를 낳으셨을 때부터 축산업을 하셨고 제가 대학교에 다닐 때가 되어서야 서울로 올라오셨어요. 생각해보면 20년이 넘는 시간을 시골에서 가족을 위해 살아오신 거예요.
그때는 그냥 엄마가 그렇게 사는 것이 당연한 줄 알았어요. 새벽부터 일하고 가족을 챙기고 힘들다는 말보다 자식 걱정을 먼저 하셨던 엄마였어요. 그런데 지금 제가 두 아이를 키우며 살아보니 그 삶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는 걸 조금씩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책 속의 엄마는 무엇을 꿈꾸었을까?라는 질문 앞에서 마음이 먹먹해졌어요. 우리 엄마에게도 분명 젊은 시절 꿈이 있었을 텐데, 좋아하는 것이 있었을 텐데, 해보고 싶은 것도 있었을 텐데 저는 그것을 한 번도 제대로 물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엄마에게는 엄마라는 역할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 텐데 말이에요.
비로소 딸이 아닌 엄마는 심리상담사인 저자가 암에 걸린 엄마를 병원에 데려가고 요양원에 남겨두고 결국 엄마를 떠나보내며 엄마를 한 사람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기록이에요. 엄마도 한때는 누군가의 딸이었고 자신의 앞날을 알지 못했던 젊은 여자였으며 자신만의 바램을 품고 살아간 한 사람이었다는 이야기가 참 오래 남았어요.

저 역시 이제는 엄마를 단순히 나를 낳아준 엄마로만 바라보지 않고 한 사람의 여자로 바라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엄마에게도 엄마의 인생이 있었고 그 안에는 제가 알지 못했던 수많은 마음과 선택이 있었을 테니까요.
그리고 저도 두 딸의 엄마로 살아가면서 언젠가 아이들에게 엄마로만 기억되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들을 사랑하면서도 제 삶을 살아가는 한 사람의 모습도 보여주고 싶어요.
아직 부모님이 곁에 계신 지금, 엄마에게 꼭 물어보고 싶어요. 엄마, 엄마는 젊었을 때 어떤 꿈을 꾸었어?라고요. 어쩌면 너무 늦기 전에 꼭 들어야 할 이야기인지도 모르겠어요.

비로소 딸이 아닌 엄마는 엄마를 떠올리게 하는 책이면서 동시에 지금 곁에 있는 엄마를 다시 바라보게 하는 책이었어요. 엄마를 이해하고 싶었던 딸에게, 그리고 어느새 엄마가 된 모든 딸에게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이야기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