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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요괴상점 : 눈꽃마을 집단 살인 사건
18세기구름 지음 / 라곰 / 2026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재미있는 판타지 이야기를 읽다 보면 저 역시 어느 순간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되는데요. 특히 아이들이 최근 데몬헌터스에 열광하는 모습을 보면서 역시 요괴나 귀신 이야기는 어른들도 아이들도 좋아하는구나 싶었어요. 그런 저에게 한성요괴상점은 조금 더 특별하게 다가온 책이었어요.

조선 팔도에 요괴가 출몰한다는 설정부터 흥미로운데 서양 판타지가 아니라 우리 정서에 맞는 한국형 요괴 이야기라서 더욱 친근했어요. 옛 시절의 분위기를 살린 문장과 풍성한 어휘 덕분에 마치 고전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도 들었어요. 책장을 넘길수록 사건이 궁금해져서 정말 눈을 떼기 어려웠어요.

첫 이야기는 청계천에서 잇따라 자살하다로 시작해요. 저도 20대에 처음 회사생활을 할 때 시청 근처 여행사에서 근무해서 청계천을 자주 걸었던 기억이 있어서인지 더욱 생생하게 느껴졌어요. 추운 겨울 동지, 청계천 다리 아래에 나타난 요괴 사안노귀는 짐승처럼 네 발로 걷고 뼈마디가 분절되며 붉은 눈을 가진 기괴한 모습이에요. 눈을 마주치면 슬픈 생각에 빠져 스스로 죽음에 이르게 한다는 설정도 섬뜩했어요. 저는 사안노귀를 상상하면서 자연스럽게 곰방대를 물고 있는 옛날 노인의 모습을 떠올렸는데 책 마지막에 등장하는 요괴들의 모습이 제가 상상했던 이미지와 비슷해서 더 재미있었어요.

한성요괴상점은 조선에 하나뿐인 요괴 사건 해결소예요. 요괴 사냥꾼을 뜻하는 엽괴들이 사건을 의뢰받아 해결하고 신기한 능력을 가진 이물까지 거래한다고 하니 읽을수록 세계관이 탄탄하게 느껴졌어요.

무엇보다 재미있는 건 요괴들이 단순히 무서운 존재로만 그려지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욕망도 있고 감정도 있고 저마다의 사연도 있어요. 결국 요괴를 따라가다 보면 인간의 욕심과 슬픔, 관계와 삶을 들여다보게 되는 이야기였어요.

초1, 초3 두 자매를 키우는 엄마인 저는 아이들과 함께 데몬헌터스를 보며 느꼈던 그 재미를 이번에는 조금 더 깊고 한국적인 이야기로 만난 기분이었어요. 아이들이 조금 더 자라면 한성요괴상점도 함께 읽으며 어떤 요괴가 제일 무서웠어? 하고 이야기 나눠보고 싶어지는 책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