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사회공동체 학교 - 건강한 사회, 행복한 사람들
서해경.이소영 지음, 마정원 그림 / 휴먼어린이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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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때는 세상 사람들의 수많은 관점에 일일이 맞춰가며 사는 게 피곤하고 짜증나 전유성씨가 쓴 책처럼 ‘조금만 비겁하면 인생이 즐겁다’를 외치면서 적당히 눈치봐가며 대충 살아본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태도는 결혼 전 혼자만의 멋에 겨워 살 때의 이야기일 뿐, 아이 셋의 엄마로 사는 지금은 절대로 의식하고 비겁한 행동을 일삼으면서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하거나 불쾌하게 만들지 않으려 노력하고 산다. 

엄마라는 입장에 처하다 보니 결국 건강한 사회와 행복한 사람들이 넘쳐나는 사회란 우리 아이가 맘껏 웃고 즐거울 수 있는 사회와 같다는 것을 인식하고부터 내가 조금 불편하더라도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노력하게 되었다. 

‘행복한 사회공동체 학교’는 각양각색으로 존재하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존중받고 사랑받을 자격이 있으며, 서로를 돕고 사는 세상을 만드는데 조금 더 신경 쓰고 실천하며 살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이주 노동자들이 처한 상황, 지구촌 시대에서의 인종과 민족, 생명과 환경, 가난, 학대, 장애, 성차별과 성적 소수자, 가족, 외로운 노인들. 이 모든 주제는 알게 모르게 내가 살고 있는 환경 속에서 얼키설키 관계를 맺고 있다. 30년 전 이주 노동자이셨던 작은 아버지, 막내외삼촌의 배우자인 중국인 외숙모, 가난 때문에 홀트를 통해 막내 동생을 해외입양 시킬 뻔 했던 일, 점점 악화되고 있는 환경, 서서히 노령의 나이로 하루하루 나이를 먹고 있는 나와 가족들처럼 말이다. 

지금까지 우리에게 익숙해진 것만을 받아들이고 그 외의 것들에 대해서는 쳐다보려 하지도 않으며, 아무런 해악을 끼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무시하고 핍박하는 모습 속에서는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낮은 자존감과 배타심이 켜켜이 싸여 있기 때문임을 자각하게 만들고, 행복은 모두가 함께 했을 때 가치가 있는 것임을 다시금 생각나게 하는 가볍지 않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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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대공황 - 80년 전에도 이렇게 시작됐다
진 스마일리 지음, 유왕진 옮김 / 지상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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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어보지 않았기에 그 무시무시한 위력을 알고 있으면서도 전쟁은 실감나지 않았다. 그래서 최근 러시아와 그루지아의 전쟁으로 세계 3차 대전을 염려하는 사람들을 보며 ‘설마, 그렇게까지 될라고...’하며 느긋했는지도 모른다. 첨단무기로 무장한 군인들의 전쟁은 두말할 것도 없이 끔찍하지만, 이러한 전쟁에 버금가는 공포가 있으니 바로 경제상황의 악화다. 수십 년이 흘렀어도 전쟁에 대한 불안이 사라지지 않고 있으나, 전쟁은 말 그대로 무기를 손에서 내려놓고 손을 잡으면 바로 평화에 대한 꿈을 꿀 수 있다(전쟁을 몸소 체험하신 분들은 절대 동의하지 않겠지만... ).

  그렇지만 경제는? 세계대공황으로 피폐해진 사람들의 생활상이나 정신적인 고통, 배고픔 등은 강력한 지도자의 ‘대공황 끝’을 외치는 연설이나 나라와 나라 사이가 잘해보자며 어깨를 마주한다고 해서 그 즉시 고픈 배가 채워지거나 잃었던 직장을 되찾을 수 없다. 10여 년 전에 IMF를 직접 겪었기 때문에 오히려 그 체감지수가 더 높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경제상황의 악화로 인한 결과는 전쟁과 같으면 같았지 덜하지는 않을 것 같다.

  얼마 전에 출간된 ‘세계대공황’에서는 과거를 거울삼아 현재의 세계 경제의 위기를 벗어날 방법을 모색하고자 한다. 물론 과거의 세계대공황은 세계대전에서 기인했기에 오늘날과 꼭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적절하지 못한 정부의 개입이나 지도자의 잘못된 선택이 현재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는 것을 지금의 경제정책 입안자들이 꼭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통화, 금융, 경제정책 등 이러한 분야에 대해 전공을 하지 않은 평범한 내가 읽고 소화하기엔 조금 버거운 감도 있지만, 금융업에 종사하면서 경기악화를 피부로 체감하고 있는 현실을 살고 있기에 몸에 좋은 약을 먹는다는 생각으로 책을 읽었다.

  오늘 아침에도 인터넷을 통한 방송에서 끝없는 경제 불황으로 인해 가사를 책임진 여성들의 건강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는 기사를 접했다. 치료비가 걱정돼 아파도 병원을 가지 않거나 조기검진이 중요한 검사를 미루고 있다고 한다. 가까이 있는 시화공단과 반월공단에서는 주 4일 근무, 주 3일 근무 이야기까지 나오며,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근심으로 웃음이 사라진 고객들을 대할 때면 나 역시 불안해지긴 마찬가지다. 과거 IMF가 다시 닥칠지 모른다는 우려는 거의 현실화된 것이다.

  아이를 낳아본 엄마들은 모두 알고 있다. 첫째 아이를 낳을 때는 그 고통이 얼마만큼 큰지 알 수 없기에 멋모르고 아이를 낳지만, 둘째 아이의 출산을 앞두고는 과거의 고통을 떠올리며 잔뜩 겁을 먹게 된다. 이미 한 번 불황의 늪을 지나온 사람들이라지만 그 고통에 익숙해지는 것이 아니라, 또 같은 고통을 겪어야할지도 모른다는 것에 끝 모르는 불안이 엄습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 기억하자. 겁냈던 것이 무색할 만큼 대부분의 경우 둘째아이의 출산과정이 첫째 때보다 훨씬 덜하다는 것을. 우리에게 지금 이런 희망이라도 없으면 하루하루를 살아가기가 더욱 버거울 것이다.

  부디 경제정책을 만들고 시행하는 이들이 과거를 거울삼아 이 위기를 하루라도 빨리 벗어날 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하는 지극히 서민적인 바람을 가득 품게 만든 무겁지만, 실 날 같은 희망을 안겨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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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풍당당 한국사 - 동아시아의 참역사를 바로 잡아주는
박선식 지음 / 베이직북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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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천 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그 시대의 정세와 생활상을 연구하는 사람들을 보면 ‘계란으로 바위치기’란 말이 생각난다. 문자로 남겨진 기록과 얼마 안 되는 유물로 과거를 추측한다는 것이 어찌 보면 무모한 일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공상과학만화처럼 타임머신을 타고 직접 가볼 수도 없는데, 실마리가 되는 어느 문서의 몇 줄 안 되는 단서를 가지고 수년간 매달리는 일도 숱하다. 이렇게 해서 얻어지는 결과로 세상이 어떤 영향을 받을까 싶은 생각도 들지만, 늘 나의 생각은 대다수의 많은 사람들의 생각처럼 ‘제대로 우리의 뿌리를 아는 것’이 나와 우리나라에 대한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고 과거를 비추어 현재의 문제를 대할 때 바르게 대처할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위풍당당한국사’는 요즘 우리 역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어렵고 힘든 경제난국을 꿋꿋이 이겨내며 미래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고 사는 사람들에게 우리역사의 위풍당당함과 저력을 말해줌으로 힘을 실어주고 있는 듯하다. 학창시절 역사시간을 되돌아보았을 때 정확하게 기억나는 것 중 하나가 우리는 다른 나라를 침략하지 않는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이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책의 부제 ‘대외출병으로 본 한민족관계사’와 책의 머리말에 쓰인 ‘대외적인 활동사를 다룬’것이란 글에서 상당히 큰 의구심이 일었다.

  역사에 대해 그다지 큰 관심을 두고 살지 않는 나도 ‘환단고기’와 ‘규원사화’에 대해서는 들어보았고, 이들 책이 위서로 일컬어지고 있기에 이 책을 대하며 한층 더 조심스런 마음이 든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수많은 고서와 사료들을 들어 각 시대별로 연표를 만들고 설명을 해놓은 것들을 읽으면서 적어도 저자만큼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단순히 위서의 논쟁에 휘말린 책이라며 상식선에서도 내몰아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통해 늘 외세에 좌지우지되었던 우리나라도 내부의 안정을 꾀하며 그 기운을 밖으로 펼쳐 대외출병이 이루어졌던 시기마다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질서를 유지하는 결과를 낳았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모든 나라가 철저하게 자국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만, 그로 인해 이웃나라가 피폐해지고 그 파장이 다시 자국으로 되돌아오는 ‘부메랑 현상’을 세계가 인식하고 있다. 이제 우리도 그 옛날 발해의 무왕처럼, 조선의 태종처럼 위풍당당하게 세계를 겨냥하되 함께 잘 살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 봐야한다는 인식이 생겼다. 책을 읽는 동안 세계의 평화와 질서를 유지하는데 앞장서려면 우리가 당당하게 바로서야 함을 깨닫는 귀한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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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캔필드의 Key - 인생을 변화시키는 행복과 부의 비밀
잭 캔필드. D.D.왓킨스 지음, 유영일 옮김 / 이레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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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새 2008년의 마지막 남은 달력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세월 가는 것을 막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도 꼭 하루나 이틀 앞서서 이 달의 달력 페이지를 뜯어버리는 건 무슨 이유인지... 외롭게 달랑 한 장 남아있는 달력을 보니 마음이 복잡하다. 올 한해를 부끄럽지 않게 잘 살아왔는지, 해야 할 일을 미루고 남겨둔 것은 없는지, 다른 사람에게 본의 아니게 상처를 준 일을 없는지 등등.

  새로운 해를 맞이하기 전에 흐트러진 내 마음을 정비하고 한해를 잘 마무리하는 마음으로 읽게 된 책, ‘Key ’, ‘인생을 변화시키는 행복과 부의 비밀’이라는 부제가 붙은 작은 책을 대하며 다가오는 2009년뿐만 아니라 내 남은 인생을 행복하게 만드는 비밀이 이 안에 숨어 있을 것 같은 느낌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누구라도 그 비밀을 발견한다면, 그 문을 여는 Key를 지니고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 이 순간 이후는 180도 달라진 삶을 살게 될 것이라는 기대.

  아, 내가 내 삶에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른 삶을 기대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 보았지만, 지금의 삶에 만족한다 하더라도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노력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에 서둘러 페이지를 넘겼다.

  책에서 숱하게 나오는 표현 ‘끌어당김’처럼, 나를 끌어들인 Key는 정작 그 비밀이 놀라울 정도로 보편화되어 있는 상식적인 것임을 아는 순간 더 놀라게 된다. 생각이 몸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수많은 매체를 통해 이미 알고 있지만, 내가 한 생각과 내가 한 행동으로 인한 파장이 나와 주변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일이 없었다.

  내가 품은 생각 하나하나가 이 세상에 주문을 거는 것이며, 그로 인한 내 몸의 변화는 여태껏 살면서 내가 품은 생각과 감정과 행동의 결과임을 알았다. 또한 오늘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행동은 내가 앞으로 경험하게 될 미래의 것을 결정한다는 것을 깨달으며 잠시 머릿속이 휑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40에 가까운 세월을 살아오면서 나는 세상에 어떤 파장을 내보내며 살았는가를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그리고 큰 이변이 없는 한 앞으로 살 40여년의 세월을 생각하고 계획하게 만들었다.

  지금 당장 존 고다드처럼 꿈의 목록을 수백 가지 적을 자신은 없지만, 지금 내가 해야 하는 일들을 제일 잘해내고 싶다는 선한 욕심이 생겼다. 나의 가정, 나의 직장, 사이버대학, 교회 등등.. 천천히 목록을 적어봐야겠다. 나의 가정에서 시작될 아름다운 변화의 목록. 그리고 생생하게 꿈꿔야겠다. 그것이 이루어져 나와 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활짝 웃는 행복한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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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 하늘 동경 - 글로벌 웨더자키 강한나가 소개하는 날씨따라 도쿄 여행 에세이
강한나 글.사진 / 이비락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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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년에 한 번 있는, 그래서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떠나는 여름휴가 이외의 여행은 사치란 생각을 했다. 그렇다고 해서 여행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고 단지 나의 형편 때문에 다닐 수 없는 없는 처지였기에 단순히 놀러 다니는 것이 아닌, 직업과 연관해서 여행을 자주 다닐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한없이 부러워했다. 그래서 나는 여행관련 서적을 좋아한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나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와 같은 책을 읽으며 나도 함께 그들과 우리나라 곳곳을 둘러보기도 하고 세계를 돌아보며 대리만족을 하고 있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그 일본을 감정 없이 생각해 본 일이 따로 없었기에 동경(東京)을 동경(憧憬)하며 쓴 여행에세이가 낯설어 보였다. 하지만 다채로운 빛을 띤 하늘을 배경으로 한 책 표지를 보는 순간 책장을 열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아, 어쩜 이렇게 예쁠까?’란 말이 저절로 나올 만큼, 책은 페이지마다 첫 책을 쓴 방송인 강한나의 노력과 감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고 책으로 나오기까지 수고했을 많은 이들의 땀방울이 보인다. 어느 페이지도 이전 페이지나 이후의 페이지와 같지 않고 발품 팔아 구석구석 누비고 다닌 강한나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진이 수백 장이어서 내가 꼭 그 곳에서 축제의 현장을 누비고 소바를 먹으며 입에서 살살 녹는 빵을 먹는 것 같다.

 

  햇살이 쨍쨍 내리쬐는 날,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날, 구름이 많은 하늘을 보여주는 날, 비가 내리는 날, 맑았다가 흐리고 어둡다 또 밝아지는 요상한 날 등 글로벌 웨더자키(기상 캐스터)란 특별한 직업을 갖게 되며 만나게 된 동경의 구석구석을 날씨와 연계해 소개해 주는 역시나 특별한 여행에세이 ‘동경 하늘 동경’. 참 예쁘게도 생긴 강한나는 참 당차기도 하지. 자신의 이름 ‘강 한나’를 ‘강한 나’로 부르며 당차게 맡은 일을 소화해내고 세상 엿보기와 글쓰기에 여념이 없는 그녀를 보니 내게도 그 에너지가 전달되는 듯하다.

 

  언제든 단출한 여행 가방 하나 짊어지고 선교사로서 일본을 찾고 싶다던 사람이 있는데, 그녀에게 이 책을 선물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과 내가 직접 동경을 찾아도 이 책만 있으면 길치 소리는 듣지 않겠다 싶은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요즘 같이 바람이 강하게 부는 초겨울엔 다이칸야마의 큐야마테 도오리를 찾으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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