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의 달인 - 적의 마음도 사로잡은 25인의 설득 기술!
한창욱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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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수록 저조한 출산율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애국적 사명감에 불타 아이 셋을 낳고 보니(셋째 아이가 실수로 태어났음을 알게 되면 치명적인 감정적 공황상태에 빠질 것 같아서 늘 이렇게 이야기하고 다닌다. ^^), 전업주부로서의 소박한 꿈은 생각도 하지 못하게 되었다. 직장생활로 인해 두 아이를 친지와 보육시설에 맡기면서 느꼈던 안타까움을 셋째 아이를 내 손으로 키우며 보상받고자 했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의 수입만으로 다섯 식구가 먹고 살기엔 너무 힘이 들어 눈물을 머금고 다시 직장으로 복귀하고 말았다.

  그렇게 복귀한 내 직업이 하루에도 수 백 명의 고객을 상대해야 하는 금융업인지라 사람으로 인해 생기는 스트레스가 무척 많다. 적당한 스트레스가 정신건강에 좋긴 하지만, 하루 종일 계속되는 긴장감은 동종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고는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일을 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은 고객과 은행 업무 사이에 트러블이 생겼을 때인데, 거의가 수익과 관계된 민감한 사안들이라 쉽게 흥분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이런 경우에 고객의 감정을 상하지 않게 하며 은행의 입장에서 고객을 설득하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20여년을 한 직종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사람마다 다른 양상을 보이며 터지는 문제들은 법정전염병의 예방주사나 유행성 감기 같이 처방이 같을 수 없으니 더더욱 난감하다. 이럴 때마다 느끼는 것은 사람을 설득하는 데에도 기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현실적인 어려움에 처해 있는 내게 [설득의 달인]은 마른 땅을 적시는 단비와도 같은 존재였다.

  동서양을 통 털어 가장 훌륭한 설득의 달인 25인의 일화와 함께 부록으로 역사상 가장 흥미진진한 언쟁으로 꼽히는 브루투스와 안토니우스의 대화와  설득과 협상을 망치는 오류 10가지를 실은 [설득의 달인]은 ‘설득이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정확한 해답을 제시해 주고 있다.

  신뢰에서 비롯된 감동은 천 사람을 설득시킨다고 말씀 하신 마더 테레사와 열정을 설득의 무기로 사용해 성공한 이사도라 던컨, 가장 지혜로운 이는 약점을 강점으로 바꿀 줄 아는 사람이라고 말한 장 크레티앙, 마음의 문을 여는 만능키는 유대감이라고 말한 넬슨 만델라, 군중을 선한 감정으로 들끓게 만드는 훌륭한 연설의 주인공 마틴 루터 킹 등의 일화를 통해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는 지혜를 터득하게 만든다.

  많은 세월을 살지 않았지만, 그래도 삶에서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나는 신뢰와 진심어린 마음을 꼽는다. 그래서 먼저 불이익을 당했다고 생각하는 고객의 말을 들으면, 일단은 고객의 상심한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는 말을 먼저 하면서 고객이 느끼는 상실감을 같이 느끼고 있음을 전달한다. 이 때 고객은 처음의 끓어오르던 분노가 조금 사라지는 것을 느낀다. 이 순간을 포착해 혹여나 예측불가인 시장경제의 흐름으로 인해 단기 손실을 보았을지라도 은행에서 얼마나 많은 고심을 하며 고객의 권익을 보장하려 노력하는지에 대해서 말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고객은 장기적인 투자에 대해 한 번 더 고심하게 되고 은행을 믿게 된다. 이런 경험을 토대로 보면 [설득의 달인]에서 보여주는 설득의 기술과 일맥상통함을 느낀다.

  결론을 말하자면 설득이란 내 자신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진심어린 마음과 열정, 그리고 미래의 보상을 위해 현실을 이겨낼 수 있는 지구력의 합작품이다. 시대와 국가를 초월해 설득의 진수를 보여준 25명의 달인들을 읽고 나니, 나도 설득의 달인에 한 걸음 가까워진 것 같아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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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dom 2008-05-02 0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핵심을 잘 정리해놓으셨네용... 감탄입니다...
"만주벌판"님의 내공이 느껴지는 리뷰군요.. 하하
참.. 넘 반갑습니다... 마치 오랜 칭구를 만난듯 기쁘군요...
저도 님과 같이 손님들을 설득할때 먼저 상대의 분을 먼저 다 들어주고 공감하는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편이거든요...요즘은 그런 분들을 쉬이 찾아 보기 힘들든데...ㅎㅎ
암튼.. 이 책 리뷰가 넘 멋져서 한번 읽어봐야 겠군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