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교과서 작품 읽기 중1 소설 (최신판) 국어 교과서 작품 읽기 시리즈
류대성 외 엮음 / 창비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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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아이가 중학생이 되었다. 워킹맘이라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곁에서 내내 지켜볼 수 없었던 아쉬움이 크기에 퇴근 후라도 신경써주고 싶었는데 쉽지 않다. 어려서는 내 몸 피곤하다고 늘 내일로 미루고, 이제는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껴서 아이에게 다가서려고 하니 아이가 싫단다. 이제 자기 일은 스스로 알아서 잘 할 수 있는데, 엄마가 간섭하는 게 영 마뜩잖은 것이다. 어려서 다리를 붙잡고 질기게도 늘어지던 아이처럼 이젠 나도 아이에게 말 한마디라도 더 붙여보려고 아이의 관심사에 대해 연구하고 조사하며 눈물 나는 정성을 기울인다.

책은 지금 내가 처한 상황에서 아이와 통하는 통로의 하나이다. 나도 아이도 책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마음을 울리는 책이 있으면 서로 번갈아 읽으며 받은 감동에 대해 이야기한다. 요즘엔 옛날 생각이 나 ‘국어교과서 작품읽기’라는 책을 읽어보았다. 내가 학교 다니던 때에는 쉽게 책을 구할 수 있는 때가 아니어서 국어교과서에 수록된 짧은 단편들을 참 많이도 읽었다. 읽을수록 재미와 감동을 주는 교과서 작품들은 책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주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중학교 1학년 교과서에 실린 작품 12편을 읽어보니 내가 중학교 다니던 시절에 교과서에 실렸던 소설들은 별로 없다. 그래도 주제별로 나뉘어 각각 실린 네 편씩의 소설들은 소설을 읽으면서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읽으며 생각을 확장해나가야 하는지 제시하고 있다.

‘심리와 갈등’편에서는 실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갈등에 대한 주제로 소설을 읽으면서 타인과의 관계와 이해, 소통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정서와 분위기’편에서는 사람이나 사물을 통해 경험할 수 있는 정서적 감동을 주제로 한다. 마지막으로 ‘역사적 상황’에서는 6.25전쟁을 배경으로 해 소설을 통해 지나간 시대를 바라보고, 인간의 행복이 얼마나 쉽게 무너지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펼쳐질 세상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인간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각각의 소설들은 책 읽는 시간이 짧으면 5분, 길어야 20분여 분에 불과할 만큼 짧다. 그럼에도 한 편, 한 편 읽을 때마다 느껴지는 감동은 진하다. 한꺼번에 읽기보다 맛있는 음식을 천천히 음미하듯, 하루 한 편씩 읽으며 소설 깊숙이 들어가 보면 좋겠다. 그런데도 그 맛이 너무 좋아 한 번 잡으면 좀처럼 내려놓기 힘들다. 교과서에 실려 익숙한 작품을 엄마와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눈다면 더 특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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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종이오리기 - 가위로 만드는 작은 행복 종이오리기 시리즈
(주)학습연구사 편집부 지음, 이수미 옮김 / 진선아트북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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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색종이 한 장을 여러 번 접어서 가위로 홈을 파고 둥글게 오리거나 각이 지게 오려서 펼쳐보면 신기하게도 멋진 작품이 완성되어 기뻐했던 기억이 난다. 때문에 ‘귀여운 종이오리기’를 보았을 때 표면적으로는 늘 컴퓨터와 텔레비전을 끼고 사는 아들들에게 그것들 말고도 재미있게 놀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는 이유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내가 더 해보고 싶은 마음이 더 강했다.

일단 글이 없고 실제 종이오리기를 한 결과물이 책에 실려 있어서 처음엔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그러다 좀 간단한 문양으로 완성된 것 같은 작품의 도안을 뽑아 하나씩 도전하면 되는데, 책의 도입 부분에 <이 책에 쓰인 그림 기호 보는 법>을 보면 필요한 도구가 가위인지, 칼인지 구분이 되어있고, 가로 세로 3겹부터 10겹까지 모두 부호로 표시되어 있어 딱히 긴 설명이 없어도 쉽게 종이 오리기를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처음엔 종이 오리기가 단순히 재미있는 놀이인줄만 알았는데 쓰임새가 참 다양하다. 선물포장용 상자를 멋지게 둘러줄 수도 있고, 방의 띠벽지로, 밋밋한 수첩의 표지 꾸미기로, 책갈피로 용도가 참 다양하다. 이 외에도 와인 병을 꾸미거나 팝업 카드를 만들 수도 있고, 큰 종이를 선택해 가장자리 무늬를 가위로 오리게 된다면 예쁜 편지지 틀로 활용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예쁘고 아기자기한 패턴들이 탄생한다.

간단하고 귀여운 문양은 아이들이, 복잡하고 아름다운 문양은 내가 해보면서 올 봄 우리 집에도 종이 오리기로 산뜻한 집안 꾸미기에 도전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예쁘고 귀여운 종이오리기가 가득해 눈도 마음도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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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의 모험 담푸스 지식 그림책 3
마리아 테를리코프스카 지음, 최성은 옮김, 보흐단 부텐코 그림 / 담푸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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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나의 삶이 정말 건조하다, 내 의지로 사는 것 같지 않다는 생각에 침울해진다. 시어머님이 많은 도움을 주시지만, 직장 생활을 하면서 세 아이를 돌보고 가족 대소사를 챙기면서 늘 시간에 쫓기고 마음에 여유가 없다. 그러다 조금의 시간이 날 때가 있는데, 바로 이 시간의 대부분을 ‘내가 잘 살고 있는가?’에 대한 생각으로 채운다. 차라리 이런 여유 시간이 없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사람이 아닌 다른 사물은 어떻게 평생을 살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수많은 사물을 지탱해주는 땅은? 나무는? 오늘 아침 나의 텅 빈 위를 채워준 갖가지 음식들은? 봄을 부르는 듯한 따뜻한 비는? 나의 집은? 등등...

  이런 게 무슨 생각을 하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을 테지. 하지만 곡식도 더 사랑을 기울여주면 잘 자라고, 물도 예쁜 말과 음악을 들려주면 건강한 물이 되고 나쁜 욕설을 들려주면 그렇지 못하다는 걸 과학으로 증명한 세상이니 오히려 그런 질문을 하는 사람에게 무식하다 핀잔을 줄 수도 있을 거다.

  때문에 ‘물방울의 모험’이란 귀엽고 재치 있는 책을 처음 보았을 때 ‘아하!’하고 탄복을 했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 물 한 방울도 자신의 의지대로 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미련은 있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그림책으로 보니 저절로 감탄사가 터져 나온 것이다. 마을 아주머니의 양동이에서 튀어 나온 물방울의 긴 여행을 따라 가다보면 물도 더러운 것을 좋아하지 않는구나, 해님의 따스한 기운으로 수증기가 되어 공중에 오른 후 다시 비가 되어 쏟아지다 어느 바위틈에 빠지기도 하고 너무 추워 얼어붙기도 하며 다시 녹아 시냇물이 되어 마을로 흘러와 수도관 속을 지나 깨끗해진 몸으로 수도꼭지에서 튀어 나온 물방울도 다시 하늘로 가고 싶은 소망을 품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

  빨래를 위해 물방울 한 몸 바쳐 따뜻해진 기운에 다시 자유를 찾는 듯하지만, 너무 추운 겨울이라 다른 물방울과 함께 꽁꽁 언 고드름이 되는 대목에선 너무 재미있어 웃음이 터져 나왔다.

  우리 집 막둥이는 한 번 읽어보고는 시시하다며 ‘눈만 버렸어!’하더니만 말과는 달리 연거푸 책을 읽는 게 무척 재미있는가보다. 물방울의 마음이 느껴지는 재미있는 그림책 덕분에 우리 집 꼬맹이도 독서삼매경에 빠지고 나도 유쾌한 웃음 지을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어 재미있는 글을 써준 작가에게도 귀여운 그림을 그려준 화가에게도 고마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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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라차차 태백산맥을 지켜라
강상균 지음, 남기영 그림, 류재명 감수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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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학습을 도와주기 위한 책들이 시중에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그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때문에 대부분의 학습만화 형식의 교과연계 책들에 대해서 반신반의하는 입장인데, 내가 학교 다닐 때 무척 약했던 부분 중 하나인 ‘지리’에 대한 학습만화 ‘으라차차 태백산맥을 지켜라’를 읽고는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등장인물의 이름부터 정말 웃긴데 젤잘난 박사, 더잘난 박사, 짱잘난, 집요한 형사, 강렬해 반장 등 귀에 쏙쏙 들어오면서 즐거운 이름들이 소개된 페이지부터 책에 끌리는 느낌이 강하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우리나라의 관동지방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지리적 재난을 일으켜 매점매석할 자원을 비싸게 팔거나 투기할 자원을 사들이는 일이 주 업무인 ‘재난투기 위원회’라는 다소 황당하지만 현실에서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어서 섬뜩한 이야기가 긴장감을 조성하며 사건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한다.




젤잘난 박사가 세계재난투기위원회의 한국 진출을 막기 위해 만든 만능 변신 로봇 지오와 박사의 손자인 짱잘난이 납치당한 박사를 구하고, 재난투기위원회의 음모를 막아 내는 것이 이 책의 큰 줄거리인데,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지오가 박사로부터 받은 최상위 명령에 의해 춘천과 관동 지방을 알아보는 것으로 지리 여행이 시작된다.




나 역시 뉴스에서 관동 지방이나 영서, 영동과 같은 말을 들으면 정확히 어딘지 알 수 없었는데, 당장 내가 사는 곳과는 너무 멀리 떨어져있고 상관없다 생각해 일부러 알아보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중간 중간 수록한 Tip과 초등지리 업그레이드 Quiz를 읽으면서 차츰 지리에 눈을 떠갔다.




우리 집 세 남매가 그리 책을 좋아라하는 아이들이 아닌데도 이 책을 재미있게 읽고, 서로에게 Quiz를 내고 맞추는 모습을 보니 참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더군다나 지리와 기후를 이용한 범죄의 구성과 자원, 특산물과 같은 다양한 접근이 이루어져 한 권의 책으로 확실하게 관동 지방에 대해 두루두루 접할 수 있어서 더 좋은 거 같다.




책 자체에는 1권이라 표기되지 않아 단행본인줄 알았는데, 이야기의 끝을 보니 계속해서 이야기가 이어질 것 같다. 아마도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한 관동 지방을 다루었으니, 후속편이 나온다면 다른 지역의 이름이 책 제목이 될 모양이다. 지리에 대해 나처럼, 우리 아이들처럼 접근하기 어려워할 때 참 좋은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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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반크 - 세상을 변화시키는 글로벌 리더
박기태 지음, 양송이 그림 / 서울문화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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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에 대해 알게 되면서 민간 외교관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지금까지 반만년의 역사 속에 아름답고 찬란한 문화유산을 남겼으며, 지금도 세계 속의 한국으로 우뚝 서서 열심히 달리고 있는 우리나라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는데, ‘세상을 변화시키는 글로벌 리더 어린이 반크’라는 책을 읽고 나의 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저 대한민국에서 태어나고 자라 자연스럽게 우리나라를 사랑하는 것뿐임을 알게 되었다.

‘월드 체인저’로 아프리카로 간 상민이 가족의 체험기를 읽으면서 ‘전쟁과 가난이 없는 나라’를 소망하는 아홉 살배기 상민이의 간절한 소망을 접하며, 어린 나이에 세상에 눈뜨고 모두가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그 마음이 참 대견하고 궁금했다. 어떻게 이런 기특한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반크를 통해 나와 다르지만 충분히 친구가 될 수 있는 세계의 어린이를 만나 메일로 편지를 주고받으며 쌓아가는 우정이 지금 당장 나만을 위해 움직여야하는 작은 세계가 온 세상 사람들을 위한 넓은 세계로 돌릴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아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정감어린 남매 한비와 한솔이를 주인공으로 하고, 홈스테이를 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캐나다의 친구 제니와 마크, 채팅을 통해 친가가 된 미국의 제니퍼, 대만의 샤오, 한솔이의 첫 펜팔 친구인 산토로가 등장해 외국 친구와 대화를 하면서 우정을 쌓아가며 자연스럽게 우리나라를 홍보하는 ‘반크’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외국인 친구 앞에서는 부끄러워 영어 한 마디 못하지만, 홈스테이 친구들에게 단소 연주를 보여주며 우리 것에 대한 자부심을 느낀 한솔이가 똑순이 누나의 도움으로 어린이 외교관 활동을 하게 되는 과정이 재미있게 쓰여 있어, 나도 당장 우리 아이들과 함께 반크에 가입하고 활동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호기심이나 충동으로 회원가입을 한 후 제대로 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수가 어른의 경우는 10%, 어린이의 경우는 20%라는 것을 알고는 진지하게 아이들과 이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누며 민간 외교관의 길로 한 걸음씩 옮겨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머리말에 쓰인 박기태 단장의 ‘5천만 한국인의 눈으로 우리나라를 바라보지 말고 60억 세계인의 눈으로 대한민국을 바라보는 국제적이고 미래적인 시각을 갖추어야 한다’는 말에 동감하며, 앞으로 어린이 반크를 통해 세계무대에 서서 평화와 공동 번영을 위해 일하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그려져 기분이 좋아졌다. 더불어 우리나라에서 나고 자랐음에도 우리나라를 진정 모른다는 사실에 부끄러움과 함께 앞으로 더 잘 알아가고자 노력하는 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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