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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크리에이티브 공장, 뉴욕 - 뒷골목 아티스트들이 이끄는 뉴욕의 예술경제학
엘리자베스 커리드 지음, 최지아 옮김 / 쌤앤파커스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세계의 크리에이티브 공장 뉴욕
부제: 뒷골목 아티스트들이 이끄는 뉴욕의 예술경제학
저자: 엘리자베스 커리드
읽은 기간: 2010년 8월
리스트에 담아두었던 책이었다. 크고 사진이 풍부한 책으로 기대했었다. 내가 생각한 크리에이티브는 아티스트, 디자이너, 가수 등이 아니라 뉴욕의 도시계획과 그에 빛나는 크리에이티브한 작품들, 빌딩 들이었다. 기대와는 전혀 다른 책이었지만, 이참에 다른 분야를 접할 수 있어 좋았다. 흥미로웠다.
뉴욕~ 뉴욕~ 이라는 노래까지 있을 정도로 뉴욕은 전세계인들이 꿈꾸는 하나의 무대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다. 실제로 뉴욕을 가보지 않았더라면 이 책을 읽을 이유도 없었을 뿐 아니라 제대로 이해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비싼 맨하튼 물가덕에 열심히 걸어다니지 않았더라면 맨하튼의 체계적인 도시 구조를 뼈져리게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어느 누구도 쉽게 찾아다닐 수 있는 뉴욕은 St, Av로 철저히 직선적인 구획들로 구성되었다. 따라서 사람들이 오가기 쉽고 만나기 쉽다.
크리에이티브 공장이라 불리는 뉴욕의 원동력은 바로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다. 좁은 맨하튼이란 공간에서 그들은 서로 부대끼며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낸다. 뉴욕의 아티스트, 디자이너 등은 클럽, 만찬, 전시회를 찾는다. 즐거움 추구라는 본연의 목적도 있지만 의도적인 '만남'을 위해 찾는 이들도 있다. 서로를 소개받고 대화하며, 다음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을 약속하기도 하고, 인정 받으며 새로운 아티스트들이 급 부상하기도 한다. 이러한 까닭에 뉴욕에 거주하는 대다수의 크리에이티브들은 서로가 서로를 안다. 그들에게 뉴욕이란 단순한 '도시'의 기능을 뛰어넘은 공간이다.
뉴욕이 이렇게 성장한 바탕에는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터전을 잃어버린 피난민 예술가들의 유입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꺼번에 많은 예술가들이 유입되자 그들을 후원하는 학교, 행사장, 갤러리들이 대거 설립되었고 그것은 또다른 예술가들을 불러 모으게 되면서 창조적인 발상과 실험적인 예술활동 역시 활발해지는 결과를 낳았다.(69p참조)
추상표현주의의 현대미술, 다다이즘, 모더니즘, 패션디자인, 재즈, 앤디워홀의 팩토리, 포스트 모더니즘 등등 뉴욕의 발전사와 역사는 예술의 발전과 함께 해왔다. 아니, 이끌어왔다. 그들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발전해온 이유 중에 모여 산다는 것도 포함된다. 소호, 그리니치 빌리지 등에 모여 사는 이들은 다음 블럭에 어떤 유명 디자이너의 작업실이 있는지, 어떤 아티스트가 사는지 알고 있다. 영감을 얻기 위해, 단순한 친목, 도움을 얻기 위해 언제든 걸어서 찾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손쉬운 교류는 그들의 창조성, 예술활동을 도왔다.
입소문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뉴욕이란 곳은 입소문이 퍼지기에 최적의 공간이다. 잦은 만남이 이루어지고, 좁고, 영향력 있다. 예를 들면 클럽에서 영향력 있는 가십지의 에디터를 소개받은 아티스트는 그와 친해진 뒤 가십지에 조금씩 이름을 드러내며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어느새 그는 유명 아티스트가 되어있다. 이런 실례들이 무궁무진하다. 뉴욕은 입소문과 사교 네트워크가 발휘되는 하나의 시장이다. 이것이 모든 아티스트들이 살인적인 물가에도 불구하고 뉴욕을 찾는 이유이다.
새로운 발상, 낯선 시도가 환영받는 뉴욕은 전세계의 트렌드를 만들어왔다. 책을 읽다보니 이거 자기네들끼리 다 해먹는구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하지만 뉴욕의 트렌드가 전세계를 사로잡고 있는 지금 크리에이티브 뉴요커들의 영향력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미국의 수도가 워싱턴이라면 세계의 수도는 뉴욕이라고 하지 않던가! 세계의 크리에이티브 공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배울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비즈니스 관점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만한 사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