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행복 - 버지니아 울프와 함께 정원을 걷다 열다
버지니아 울프 지음, 모명숙 옮김 / 열림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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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행복 - 버지니아 울프 (지은이), 모명숙 (옮긴이) 열림원 2025-05-20>


‘버지니아 울프와 함께 정원을 걷다’라는 소제목을 달고 출간된 이 책을 펼치는 순간, 나는 그저 글을 읽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정원 어딘가에 놓여 있는 기분이 들었다. 풀냄새가 나고, 새가 지저귀고, 다채로운 꽃들이 피어 있는 그 풍경 속을, 버지니아 울프의 문장을 따라 조용히 걸어간다.

자연과 정원, 풍경에 관한 울프의 문장은 감탄스러울 만큼 섬세하다. 그저 아름답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그녀의 글에는 항상 겹겹의 감정이 담겨 있어서,​ 그것은 풍경을 단순한 배경이 아닌, 인간의 감정이 투영되는 하나의 ‘장소’로 만든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일기였다. 그곳엔 덜 다듬어진 감정들이 고스란히 살아 있어, 오히려 더 진하게 다가왔다. 아름다운 정원의 묘사 속에 스며든 전쟁의 그림자, 밝고 평화로운 장면들 속에 살짝 배어 있는 불안감이 대비되어, 울프가 바라보던 세계의 복잡함이 더 선명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표현 하나하나가 정말 예술이다.
“겨울이 젖을 빠는 아기처럼 깊이 잠들지는 않았다.”
“쿠션처럼 부드럽고, 마음속까지 파랗다.”
“연못은 피어오르는 흰 가시투성이다.”

어쩌면 이렇게 진부하지 않으면서도 상상력을 자극하는 문장들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한 줄 한 줄이 전부 새롭고, 그만의 이미지로 다가온다. 읽는 동안 몇 번이고 문장을 다시 읽고, 곱씹게 된다.

이 책엔 울프의 다른 작품에서 나온 문장들도 함께 실려 있는데, 이 또한 이 책이 보여주는 풍경과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울프는 단순히 자연을 예쁘게 묘사하는 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삶의 표정들을 조용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담아낸다.

✴︎ 정말로, 나는 뜨거운 날의 정원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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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도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 존재의 연결을 묻는 카를로 로벨리의 질문들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정훈 옮김 / 쌤앤파커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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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도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 카를로 로벨리 (지은이), 김정훈 (옮긴이) 쌤앤파커스 2025-06-02>


물리학자로서 여러 책을 써낸 저자이기에, 처음엔 이 책도 과학 이론이 중심일 줄 알았다. 하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알게 됐다. 이 책은 과학을 빌려 쓴 ‘관계’에 대한 사유라는 것을. 세상을, 사회를, 개인을, 전체에서 조각조각 떼어 바라보는 방식이 아니라, 그 조각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끝없이 되짚는 이야기였다.

물론 과학적 지식이 부족해 쉽게 따라가진 못했지만,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과학에 머물지 않는다. 철학, 사회, 정치, 문학, 인물들을 가로지르며 세상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연결 안에서 우리는 의미를 가진다는 것을 말해준다. 혼자 존재하는 ‘나’가 아니라,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코로나 이후의 변화와 종교, 정치에 대한 고찰은 과학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되 그 시선이 따뜻하고 깊어서 인상 깊었다.

로벨리는 과학자의 언어로 말하지만, 어딘가 시인 같다. 그의 문장은 사색적이고 조용하며, 무엇보다 ‘홀로 있지 않은 존재들’에게 향하고 있다.

책을 덮고 나면, 세상을 바라보는 눈에 아주 작지만 분명한 변화가 생긴다. 모든 존재를 고립된 점이 아닌, 서로를 비추는 결로 보는 눈. 그리고 그 눈은, 어쩌면 사랑의 감각과도 닮아 있다. 차가울 것 같은 이성적이고 냉정함 속에, 사실은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으로 나와 세계를 연결해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가득 찬 글들이었다. 로벨리는 과학을 말하면서도 인간을 말하고, 물리적 세계를 설명하면서도 감정의 진동을 포착해낸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지식보다 감각에 더 가까웠고, 이해보다는 공감에 더 가까웠다.

이제 그의 책을 하나씩 차근차근 읽어야겠다🩵

✴︎ 우리가 세계의 일부임을 깨닫고, 모든 존재와의 연결성을 인식할 때, 우리는 더욱 공감하고 책임감 있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어판 서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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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되는 순간들 - 이제야 산문집
이제야 지음 / 샘터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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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되는 순간들 – 이제야 (지은이) 샘터사 2025-05-28>


#진심의바깥 을 읽고 참 좋다고 생각했다. 시를 잘 몰라도, 시 한 편을 읽다 보면 마음 깊숙한 곳이 뭉클하게 건드려지는 순간이 있다는 걸 느꼈다. 그런 시인이 쓴 산문집이라면, 아마 그 뭉클함을 더 오래, 더 가까이 들여다보게 될 것 같았다. 내게는 그런 책이었다.

올해 만난 책들 중 산문집 중에서 가장 좋았다고, 주저 없이 말할 수 있을 만큼 깊이 남았다.

시인은 ‘시가 되는 순간들’에 대해 조용하고도 단단한 목소리로 이야기해준다.

시는 사랑을 몰랐던 때로 되돌아가 모든 사랑을 새롭게 바라보는 일인지도 모르겠다고, 살아볼 수 없는 과거의 시간을 꼭 한 번 살아보고 싶을 때, 시가 태어난다고,
거꾸로 흐르는 시간 속에 얼굴 하나씩 걸어두고, 기억하게 한다고, 텅 빈 공간에 남은 시제조차 없는 순간을 가만히 붙잡아 기록하는 것 같다고, 당연하게 여겨왔던 것들을 다시 들여다보는 마음에서 시작된다고.

다 적기엔, 정말 너무 많고 너무 좋아서.
이 책이, 글들이 누군가의 손에 닿아, 시인이 말하는 시가 되는 순간들의 문장 하나쯤은 마음속에 오래 머물러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그래서 더는 적지 않기로, 헤헤.

시에 대한 깊은 사랑에서 비롯되어, 시가 되기까지 마음속을 오래 맴돌던 감정들이 너무 아름답고, 너무 아파서,
이 책을 단순히 ‘좋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모자랄 것 같았다. 나는 아마 이 책을, 계속해서 사랑하고 또 사랑하게 될 것 같다.

✴︎ 시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시를 쓰는 마음을 이해하는 것. 시는 잘 몰라도 시를 읽는 이유를 아는 마음처럼.
어떤 애정은, 사랑이라는 말로 다 표현되지 않는, 아주 깊은 속사정에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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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읽기 시크릿, 인간심리 36 - 말하는 걸 믿지 말고 ‘행동하는 걸 믿어라!’
이영직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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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읽기 시크릿, 인간심리 36 - 이영직 (지은이) 스마트비즈니스 2025-05-26>


“말하는 걸 믿지 말고 ‘행동하는 걸 믿어라!’​ ”라고 책 제목 위에 있는 말이 참 와 닿았다. 생각해보니 예전에 나 역시 연애를 하려는 친구가 뭔가를 물어볼 때 했던 말은 말하는 걸 믿지 말고 행동하는 걸 믿어 라고 했던 적이 있었다. 그만큼 인간은 말보다는 행동으로 판단을 하는 게 낫다라는 뜻일 것이다.

36개의 챕터로 구성된 이책은 여러가지를 이야기해준다. 여러가지 이론들을 적절한 예시와 함께 이해도를 높여준다. 개인적으로 재미있던 이론 중에,

나는 #결정장애 라는 용어는 1980년대에 태어나 1990년대에 학창 시절을 보낸 젊은층을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했는데, 결정 장애의 핵심 감정은 불안이다. 이 불안은 다가오지 않은 어떤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곧 결정에 대한 두려움은 ‘결과에 대한 책임의 두려움’이라고.
아…! 그래서 내가 그랬던 거구나. 내가 결정을 못하고 자꾸 회피하는 건 불안이 가장 밑바탕에 깔린 거였구나. 단순히 미움받을까봐라고 생각했는데, 불안의 개념으로 잡히는 구나. 불안도가 높은 사람이긴 한데, 이런 식으로 발현이 된거구나. 또 한번 나를 이해해본다.

#고슴도치딜레마 를 이야기하면서 유학자가 인간의 예를 발명한 것도 서로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이 예라는 예시는 아하 하면서 이해도를 높여줬다.

사람들이 다수의 사람들에게 sns를 통해 자신의 사생활을 공개하며 사는 일이 보편화되었지만, 결국 인간이기에 누군가와 늘 접촉하며 살아간다. 결국은 나도, 타인도 어떤 심리를 바탕으로 행동을 하는지 안다면 삶의 난이도가 조금은 내려갈 것이다. 그리고 좀더 서로를 이해해보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그런 면에서 심리를 아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재밌고 가볍게 읽히는 듯 하지만 배울 것은 많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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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볕 아래에서 세계 문학 단편선
기 드 모파상 외 지음, 정회성 외 옮김 / 다정한책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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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야기도 꼭 만들어주세요!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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