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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락워크 도깨비 - 경성, 무한 역동 도깨비불 ㅣ 고블 씬 북 시리즈
황모과 지음 / 고블 / 2021년 12월
평점 :
<클락워크 도깨비- 경성, 무한 역동 도깨비불, 황모과, 도서출판들녘 / 2021.12.27, p,109>
- "연화야. 네가 멍청한 인간이라 정말 다행이다. 밤새 나랑 씨름하는 인간이 아직도 있다니, 어리둥절했다." 자기랑 놀아줘서 고맙다는 말도 참 이상하게 한다고 연화는 생각했다.
- "우리는 사람들이 믿어줘야 살아남을 수 있어. 저런 전등이란 것이 밤을 밝히면 우리 빛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을 거야. 왜 우리 종족들이 점점 사라졌는지 알 것 같아."
- 우물에서 벗어나는 법도, 자기 안의 불을 지피는 법도 연화는 깨치지 못했다. 우물 속에 머물면서 불을 꺼트리지 않는 법도 몰랐다. 타인의 불을 어찌해야 할지는 더욱 몰랐다.
- 누군가에게 자신의 불을 이해받고 싶다는 욕심 따위 품어본 적 없었는데 욕심이 생긴 건 처음이었다. 자신의 불을 벼리고 다루듯 남의 속에 불도 지피고 다루고 싶었다.
- 적어도 연화는 산 아래 벌어지는 일에 관심이 있었다. 산 아래 세상과 자신 사이에 접점이 있단 걸 상상했고, 기대했다. 접점이 더 많이 생기길 원했다. 스스로 생존하고 누군가를 돕다가 종국엔 우리 자신을 구하는 일에 힘쓰며 살고 싶었다.
- "평범하고 열등한 인간 말고, 특별하고 우월한 인간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조선인보다 깡통 인간이 되는게낫다고 생각했지."
* 오오, 점점 재밌어지는 고블 씬 시리즈였다! 점점 내 취향의 책이라 너무 좋았다.
<세상 끝 아파트에서 유령을 만나는 법>이 근미래의 이야기 sf였다면, <얼음 속의 엄마를 떠나보내다>는 서양 어딘가의 판타지 동화를 읽는 느낌이었다면 이번 <클락워크 도깨비- 경성, 무한 역동 도깨비불>은 과거의 sf판타지 소설을 읽은 느낌이었다.
스팀펑크로 재현한 조선말과 일제 강점기하에 세상의 법칙을 거부한 인간과 인간을 꿈꾸는 도깨비의 일대기라 한다.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궁금했다. 생각보다 꽤 묵직했다.
이 얇은 스토리에 이야기가 겹겹이 잘 쌓여 올려져 있었다.
일제 강점기 하에 여성의 모습과 박탈당한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연화는 그 중심에서 자신만의 불로 세상을 이끌어간다. 인간이 되고 싶어했던 도깨비의 삶과 선택과 마지막에 마음이 짠했다. 책을 읽다가 다시 앞으로 가서 맨 앞을 읽어보고, 마지막에 가서는 눈물이 잠시 그렁그렁 맺혔었다.
단편으로 이렇게 묵직한 울림을 주다니, 즐거웠다. 황모과 작가가 켄리 우의 소설 <즐거운 사냥을 하길>이라는 오마주했다고 하는 데 이 책도 한번 찾아 읽어봐야겠다.
참고, <스팀펑크(steampunk)란 SF, 더 좁게는 대체 역사물의 하위 장르 중 하나를 지칭한다. 20세기 산업 발전의 바탕이 되는 기술(예: 내연기관, 전기 동력) 대신, 증기기관과 같은 과거 기술이 크게 발달한 가상의 과거, 또는 그런 과거에서 발전한 가상의 현재나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_위키백과 출처>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