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치 앞의 어둠
사와무라 이치 지음, 김진아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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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치 앞의 어둠 - 사와무라 이치 (지은이), 김진아 (옮긴이) 폴라북스(현대문학) 2026-01-25>


혹시 괴담을 좋아하나요?
초단편 괴담부터 조금은 긴 괴담까지.
괴담을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매일 똑같고 지루하고 별볼일없어 보이는 일상이 조금만 비틀려도 무서워질 수 있다는 것, 그러니까 소중하게 여겨야만 하는 것들을 다시 보게 해준다는 점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읽다 보면, 뭐야? 물론 이렇게 느낄 수도 있다.
그런데 조금 있다가 다시 떠올려보면, 가끔 문득 공포가 밀려온다.

개인적으로 재미있었던 이야기 몇 편을 꼽아보자면,
• 기미지마 군
전형적인 나폴리탄 괴담 같은데, (약간 규칙사항 몇 개를 말해주고 어쩌고저쩌고 하는 스타일인데) 이게 맞을까?
• 가정통신문
시간이 지나면서 추가되고 변동되는 것들이 어쩐지 낯설지만은 않다.
• 부동산 임장
임장을 보러 다니는데, 옆에 있는 사람은 누굴까?
• 만원 전철
이름도 모르지만 매일 보는 만원 전철의 승객들. 속으로 이름을 붙여두었던 낯선 이들이 누군가의 쓰러짐을 계기로 미묘한 인식의 변화를 맞는다.
• 공백
죄책감은 공백을 만들기도 한다.
• 다리 아래
이런 스타일 좋아하는데, ‘나였던 나’는 누구일까?
• 카페 창문에서
서로 바라보는 풍경은 과연 같을까?
• 차가운 시간
살짝 긴 단편으로, 개인적으로 『보기왕이 온다』의 결이 느껴져서 더 재밌었다…!!
• 꾸물거림
느리다는 여자의 고백으로 시작해 경악으로 끝나는 이야기.

사실 이렇게 나열하는 것보다 한 번 읽어보는 편이 더 재밌는 사와무라 이치의 괴담.

21편의 이야기는 견고할 것만 같은, 아무렇지 않은 일상의 틈 사이로 인간의 욕망이 끼어들고, 명확하지 않은 것들은 공포로 남는다. 이야기하는 이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다가 뒤늦게 알게 되는 진실까지. 무서운 건 결국, 그 공포를 인식하는 순간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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