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가의 밤
조수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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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가의 밤 - 조수경 (지은이) 한겨레출판 2025-12-05>


읽고 나서 바로 리뷰를 쓰고 싶지 않은 책이 있다. 그 이유는 내가 너무 날 것의 감정을 토해놓을까봐 매우 우려스러운 책일 때다. 이 책이 그 책이었다.

이전에 #아침을볼때마다당신을떠올릴거야 를 굉장히 인상깊게 읽었다. 그때도 리뷰를 참 늦게 썼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 책도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39살의 형우는 꿈을 꾼다. 물속에서 잠이 든 꿈을…
돌아가신 아빠는 프리다이빙 선수였다고, 초등학교 2학년 때 엄마는 말했다.아빠는 프리다이빙을 하러 가서 수면 위로 올라오지 못했다고, 그래서 바다에 가지 않는 형우의 가족. 그리고 10년 전인 29살에, 엄마는 어느샌가 방에만 갇혀 지내는 동생 은우와 함께 여행을 간다고 했다. 엄마는 동생과 함께 바다에 뛰어들었다. 엄마의 짧은 유서 “너는 꼭 잘 살아줘.“ 형우는 트럭을 장만한다. 우연히 만난 여자가 건넨 명함 뒤의 자살 희망자・자살 사별자들의 다이빙 모임이 있습니다. 라는 글귀를 보고 프리다이빙 모임을 통해 극복해나가는데,

와, 이 소설 정말 좋았다. 길게 쓰다가 자꾸 줄이는데, 아마도 조금이라도 스포가 될 만한 것을 알지 말고 읽는게 더 감동적으로 확 와닿을 것 같다.

소설 뒷표지에 #정이현 작가의 추천사를 다시 읽고 다시 읽으니 마음에 구구절절 와 닿는다. 소설의 용도는 무엇일까? 우리는 왜 소설을 읽을까? 좋은 소설의 궁극적 목적은 위로가 아니라 이해라고.

이해는 영원히 맞닿을 수 없는 수평선을 달리는 개념이지만, 그 수평선의 간극을 좁힐 수 있느냐 없느냐를 소설이 만들어내는 게 아닐까. 좀 더 인간답게 살기 위해 끊임없이 누군가의 자리로 나를 넣어보는 일, 그 귀찮은 일을 끊임없이 반복하고, 사유함으로써 우리는 그 간극을 줄일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 책 강추추추추💗💗💗

✴︎ 난 바보처럼 그걸 몰랐어요. 사람마다 마음의 체급도, 빛을 발하는 자리도 다르다는 것을요.

✴︎ 힘들 땐 잠깐 마음을 끄고 살아야 해요. 몸은 어차피 우리가 살게끔 설계돼 있으니까 잠깐씩 마음을 끄고 살아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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