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다 - 김솔, 김홍, 박지영, 오한기, 윤해서 (지은이) 열린책들 2025-10-20>♡5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는 열린책들의 앤솔러지 소설집 [묻다]에서 2가지 이야기가 굉장히 좋았다. 2가지 이야기를 중점으로 이야기를 해보자면특히 박지영 작가의 <개와 꿀>이 정말 좋았다. 느리게 걷고 느리게 행동하는, 평균에 미치지 못한 이가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걸 보고 어디선가 관람객의 말이 들려온다. ”개꿀이네“ 이 단어는 신조어로 ‘별 다른 노력 없이 예기치 않게 큰 이득을 얻었을 때‘ 쓰이는 단어이다. 1인분의 몫을 하기 힘든 이가 타인에게 비춰보이는 것들. 평균의 몫을 해내고 있는 이들에게 판단되는 것들. 자신은 0.3인분의 몫을 하기에 화를 받아야 한다고 마땅하다고 생각했던 그. 읽으면서 나는 그녀에게 고요하고 폭력적인 말들을 했던 적은 없는가. 있겠지. 분명. 그러니까 이게 뜨끔했겠지. 평균과 정상의 기준에서 내가 가한 폭력과 내가 받은 폭력은 무엇이 있는가. 묻다라는 제목이 개인적으로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두번째로 좋았던 김홍 작가의 <드래곤 세탁소> 중학교때 부터 알아온 친구 정서, 남편과 헤어진 정서는 호주로 떠났고, 귀국 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만날 약속을 잡고 죽은 정서. 더 이상 정서의 이야기를 들을 수 없는 유나는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나날 속에서 마지막 약속 장소에 갔다. 카페에서 바뀐 드래곤 세탁소 앞. 우연히 그 세탁소에서 일을 하게 되는데. 묻고 싶었던 걸, 듣고 싶었던 게 무엇이었을까. 타인의 마음이 어떤 마음이었을까. 깨닫는 건 어렵다. 서로의 마음들은 수평을 향해 내달리는 것 같다. 내달리다 보면 어느샌가 이해를 할 수 있는 마음이 생기기도 하는 거겠지. 답이 정해진 건 아니니까. 끝없이 묻고 묻다보면 나만의 답을 찾을 수 있겠지. 삶이란 그런 거니까. 오한기 작가의 방과 후 교실은 전부터 느끼는데 생활형 작가인 느낌이 ㅎㅎㅎㅎ 뭔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느낌이 재밌다. 생활 전선에서 묵직하게 던져주는 것이 있다. ✴︎ 답으로 사는 게 아니야. 물음이 있어서 사는 거지. (87)✴︎ 아무리 노력해도 귓구멍은 뚫리지 않았습니다. 제 귀에는 말들이 죽어 묻힌 커다란 귀 무덤이 생겼습니다. (104)✴︎ 가장 무서운 것 :불확실성. (163)✴︎ 말하는 것과 듣게 되는 것이 꼭 같지는 않다. 말한 것과 들은 것이 정확히 같을 때 돌이킬 수 없다. 거리가 사라진다. (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