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와 - 유희경 (지은이) 위즈덤하우스 2025-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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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필사책이 쏟아진다. 필사책을 좋아하지만, 새로운 타입을 발견할 때마다 쓰고 싶은 열망이 생긴다. 이번엔 시인의 에세이에 필사를 더했다.
기다림에 대한 것들로 가득 차 있던 유희경 시인의 글에서는 기다리면서 느낄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기다리는 건 명확하게 인식이 됨과 동시에 기다림을 통한 다른 시각을 전해주는 것 같다. 글 중에 친구와 가다가 공중전화 위에 올려진 수화기와 150원이 남아 있는 글을 읽다가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기다림의 연속인 나날들이었고, 뭔가를 하지 않고 멍때리던 시절로 나를 불렀다. 신촌 현대백화점 시계탑 앞에서 하염없이 누군가를 기다렸던 날들, 청량리역에서 하나둘씩 모였던 mt를 가려고 모였던 장소들, 서점에서 책 한권을 들고 기다렸던 장소들.
시인의 글들이 좋은 이유는 사물이나 상황에 대해 내가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관점을 보여준다. 그게 너무 재밌다. 내 안의 틀이 해체되고 다시 지어지는 과정이 재밌다. 그리고 다음에 시인의 시를 읽었을 때 한층 더 다가갈 수 있어서 좋다.
시를 좋아한다면, 좋아하고 싶다면, 필사를 좋아한다면, 빠른 것들에 너무 쫓겨서 살고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 참 좋은 시간을 선물해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