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 체인지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18
최정화 지음 / 은행나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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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 체인지 - 최정화 (지은이) 은행나무 2025-03-20>


단숨에 읽어내려간 책이었다. 흥미진진하고 재밌었다라고만 적기에는 중간중간 생각할 거리들이 많아서 구석구석 메모를 하며 재밌게 읽었다.

노인으로 사는 게 혐오가 된 시대. 과학의 발달로 젊은이는 호르몬을 팔고, 늙은이는 돈으로 호르몬을 사서 젊음을 사는 시대. 70세의 한나는 호르몬 체인징을 반대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모두가 노인을 혐오하는 시대에 멸시와 침묵을 견디지 못하고 수술을 받기로 한다. 소위 바이어가 된 한나. 그리고 호르몬을 줄 가난한 셀러들, 20살로 돌아간 한나는 니나라고 이름을 바꾸고 새로운 삶을 살고, 한나의 셀러였던 가난한 잔디는 젊음을 판다. 잔디는 20일을 잠들어있다. 마치 죽은 것처럼, 그리고 다시 회복되면 다시 자신의 호르몬을 주어야 한다. 셀러와 바이어를 매칭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 그걸 용인하는 정부까지.

한나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잔디, 또 다른 셀러와 바이어들, 그리고 젊은이가 된 사람들의 가족(손녀까지 있던 할머니였던 엄마가 나보다 어린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가난 때문에 자신의 가족을 빼앗긴 셀러의 가족들. 경제적 지원을 받았지만 가족을 잃은거나 마찬가지인 사람들.

생각해볼 거리가 많았다.
소멸하는 삶에 대한 가치를 찾고, 자연스러움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욕망이 윤리나 법을 넘어서는 순간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물질이 우위가 되는 삶이 가져오는 위험을.

다 읽고 나니 책표지의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손에 들고 있는 체리, 마치 매끈한 장갑을 끼고 캔깡통에서 갓 꺼내든 하얀 생크림 위의 대미를 장식했던 그 체리를 연상시킨다. 인위적으로 싱싱하게 보이게 만들었던 가짜 체리. 지금과 다르게 체리를 쉽게 볼 수 있었던 때가 아니었던 어린 시절, 나는 케이크 위의 체리가 진짜 체리인 줄 알았다. 그러나 이젠 안다. 진짜 체리가 무엇인지. 체리가 영글고 사라지고 씨앗이 다시 자연으로 환원되어 다시 새로운 삶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걸, 책표지가 알려주는 것 같았다. 인위적으로 가짜로 생기를 부여넣은 삶 말고 자연의 흐름을 받아들이는 삶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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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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