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봄의 불확실성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민승남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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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봄의 불확실성 - 시그리드 누네즈 (지은이), 민승남 (옮긴이) 열린책들 2025-01-20>


이제는 역사의 한 획이 되어버린 코로나 팬데믹. 금방 소강될 줄 알았던 그 시기는 생각보다 아주 치열하게 오래 갔다. 사람 사이를 적대적으로 만들어버렸고, 당연시 되었던 사소한 것들이 사소하지 않았던 것들임을 인식시켜주었다.

이 책은 코로나로 인해 봉쇄된 도시에서 지인의 앵무새를 돌봐주게 된 나이든 소설가의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단편적으로 이어지는 생각들이 나를 여러가지를 생각하게끔 만든다.

다양한 친구의 모습들, 함께 지냈던 젊었던 순간, 언어로 정의할 수 없는 관계들의 생성과 소멸, 상실을 통해 현재를 견디게 만들어주는 마음들...

이제껏 당연시 여겨왔던 것들을 소설가와 소설가의 주변인들, 그리고 정신병원에 수차례입원했던 대학생 베치와 앵무새를 통해 생각해보는 계기도 되었다.

인간이 예측할 수 없기에 더더욱 불안하고 날카로웠던 그 시기를 작가의 섬세하고 예리한 기억들이 내안의 무엇을 들쑤시는 느낌이었다. 작가가 에세이처럼 다시 작가의 이야기들을 함으로써 소설이 아닌 자전적 에세이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다. 자아성찰처럼 느껴지기도 하다.

일상의 소중함을 진지하게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그런 이야기였다. 많은 문장들이 마음에 남았지만 아래 두 문장이 상반된 느낌으로 마음에 남아 있었다. 서로를 이해하는 게 불가능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희망을 가져야한다고.

✴︎ 요즘은 사람들의 행동을 이해한다는 게 불가능하다. 이해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말아야 한다. (198)

✴︎ 희망이 없는 사람들은 소설을 쓰지 않는다. 나는 소설을 쓰고 있다. 따라서 나는 희망을 가져야만 한다.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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