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빵 굽는 시간·가족의 기원 - 제1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문학동네 한국문학 전집 33
조경란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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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 굽는 시간·가족의 기원 - 조경란 (지은이) 문학동네 2024-11-29>


2024년 이상문학상 그리고 김승옥문학상을 거머쥔 등단 28년 차 소설가 조경란의 초기 대표작인 이 두 소설은 읽으면서 느껴지는 드라이한 문체에 감정이 퍼석퍼석해지는 게 아니라 이상한 찌르르함이 남는 다.

「식빵 굽는 시간」은 식빵의 처음의 모습과 만들어지는 모습은 다 알지만, 나의 삶은 어쩐지 희미했던.
빵은 그렇게 달콤하게 만들면서 그걸 만드는 여진의 삶은 왠지 쓰라리다. 아픈 엄마는 나를 외면하려 했고, 엄마는 이모에게만 자신의 마음을 내비친다. 왜 그럴까?라고 생각하기 전에 이런 결말일 거라고 생각은 했다. 내가 상상한 결말에 부합되는 과정에서 오히려 섬세하게 이 소설이 마음에 와닿았다. 끝끝내 나의 자리를 찾은 여진에게 따뜻한 시선을 건네주고 싶었다.

「가족의 기원」빚으로 위태위태한 가족이 해체되는 과정이라고 해야할까? 몰락한 집의 맏딸인 정원.
지쳐버린 둘째 정후는 캐나다로 가고, 셋째 정수는 공부를 무기삼아 대학원에 눌러있다. 정원은 유부남과 사랑에 빠져있으며, 자신을 짓누르는 집에서 나와 다른 집에 세들어가는데, 결국 자신의 장소를 찾기위한 모든 것들의 과정처럼 느껴졌다. 공허함과 그럼에도 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글이었다.

생각1
가족이, 나의 집이 지옥으로 느껴질 땐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인간은 그런 상황에서 얼만큼이나 불안정하게 되는 걸까?

생각2.
책 속에 작가는 예를 들면 18층 8706호실을, 십칠층 팔천칠백육호실이라고 표기했다. 이렇게 배치된 한글이 왜 이리 처연하게 느껴진 걸까? 나만 그런걸까?

생각3. 집을 나가면 또 다른 집으로 가야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 모든 관계는 만질 수 없는 거란다. 너는 자꾸만 만지고 확인하고 싶겠지만 글쎄, 부질없는 거다. (32)

✴︎ 그러고 보니 지금껏 내 의지대로 떠날 수 있었던 방은 엄마의 집, 지금은 우리 것이 아닌 그 옥탑방뿐이었던 것 같다. (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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