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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들의 섬
엘비라 나바로 지음, 엄지영 옮김 / 비채 / 2024년 10월
평점 :
<토끼들의 섬 - 엘비라 나바로 (지은이), 엄지영 (옮긴이) 비채 2024-10-24>
♡
최근에 스페인 문학을 한 권 읽었다. #나무좀 그와 비슷한 결이 느껴졌다. 고작 두 권뿐이지만, 결이 비슷해서 스페인 문학이 이러한가?를 잠시 고민했다.
개인적으로 토끼라는 이미지화된 것들을 좋아한다. 귀엽다. 사랑스럽다. 근데... 문학에서 접하는 토끼는 어쩐지 무섭다. 아마도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 가 내 뇌리에 강하게 박혔는지도 모른다. 그 토끼는 좀 귀엽기라도(?)했지. 단편들로 11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이 책 중 표제작인 토끼들의 섬에서 끝까지 기괴함과 스산함, 이게 현실인가? 화자의 망상인가? 별별 생각을 다 하면서 읽은 것 같다.
단편이 많은 관계로 인상 깊었던 것을 몇 개 이야기하자면 일단
+토끼들의 섬
코 앞의 텅빈 섬에 오는 새를 쫓아내기 위해 토끼를 풀었는데... 이 토끼들이... 뜨악... (읽어보시길...)
+역행
개인적으로 좀 좋았는데, 친구와 함께 놀았던 어느 날, 친구의 집을 갔다온 후, 영문도 모른채 따돌림을 당한다. 6년 후 자연스럽게 다시 이야기를 한다.
+미오트라구스
(숨겨온) 난잡한 성적 취향을 가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대공, 피부병을 앓고 있어 밤에만 산책을 하는데, 그때 어떤 짐승을 본다.
+꼭대기 방
호텔에서 일하고 그 호텔의 꼭대기 방에서 자는 여자. 어느날부터 꿈을 꾸기 시작한다.
짧은 이야기들인데 임팩트가 아주 강하다. 현실과 비현실, 허구, 불안함, 환상과 욕망, 기괴함과 음산함, 뭔가 조금씩 일그러지고 뒤틀려져 있음을. 짧지만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정독이 필요하다.
책을 읽는데 공간과 시간에 구애를 받는 내게 이 책은 새벽에 압도적으로 잘 읽히는 책이었다. 새벽의 고요함과 너무도 잘 어울렸던 독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