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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 따는 사람들 ㅣ 서사원 영미 소설
아만다 피터스 지음, 신혜연 옮김 / 서사원 / 2024년 11월
평점 :
<베리 따는 사람들 - 아만다 피터스 (지은이), 신혜연 (옮긴이) 서사원 2024-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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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막내 동생 루시를 잃어버린 그 여름, 7월에 블루베리를 따러 온 원주민 가족의 이야기이다. 아빠, 엄마, 벤 형, 찰리 형, 메이 누나, 조, 막내동생 루시. 조와 ‘노마’로 살게 된 잃어버린 루시의 이야기가 교차로 전개된다. 아이의 실종에 경찰도 도와주지 않는 그들. 조는 자신이 루시를 마지막으로 본 사람이었고, 루시가 실종된 후에 작은 형 찰리마저 폭력에서 지켜내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살고, 노마로 살아가는 루시는 자신을 둘러싼 거짓을 미묘하게 감지하면서 살아낸다. 그들은 어떻게 될까?
내가 여동생의 마지막을 봤던 사람이라면, 그 죄책감을 감당할 수 있을까? 나 역시 어린 조처럼 그 죄책감을 평생 갖고 살아가지 않을까? 어린 딸은 생사도 알 길이 없고, 셋 중 한명의 아들은 폭력으로 사망하지만, 남은 가족이 있고, 살아야 할 삶이 있기에 슬픔 속에 살아가는 아빠 엄마의 마음은 어떨까? 가족이 박탈당한 일상은 어떻게 복구가 될 것인가? 내 부모라고 믿었던 사람들이 친부모가 아니라는 걸 미묘하게 감지할 때마다 노마는 얼마나 혼란스러웠을까? 자신의 가정을 꾸렸지만 아이를 잃게 되는 경험을 겪으며 자신이 이전으로는 결코 돌아갈 수 없음을 깨닫게 되는 노마.
묻어버린 상처는 어떤 식으로든 튀어나오는 그들의 모습이 안쓰럽고 안쓰럽다. 노마가 엄마의 언니 준이모와 엄마의 자매애를 부러워할 때, 나는 독자이기에 노마가 형제가 많은 걸 알고 있기에, 애초에 없는 선택지라 여기고 부러워하는 것이랑 있을지 모르는 형제자매가 있다는 선택지를 모르고 사는 건 완벽하게 다른 문제라고. 이 하나의 것만봐도 노마가 느꼈을 박탈과 상실과 배신감이 얼마나 절절할까. 라는 생각마저 했다.
망가지는 조의 모습을 다정하게 붙잡아주고 싶었다. 너 잘못이 아니라고.
이들이 좀 더 부숴지지 않기를 읽는 내내 간절히 바랐다면 과언일까? 내 기준 조금만 더 그들이 행복할 수 있었기를 바랐다. 최근에 읽은 #흐르는강물처럼 과 비슷한 결이 느껴지는 글이었다. 그 책을 감동깊게 읽었던 이에게는 비슷한 감동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요즘 소설책의 병렬독서를 지양하고 있어서 하루에 쭉 걸쳐서 다 읽었다. 마지막에 가서 눈물을 많이 흘려서 일부러 3일 뒤에 적어 담담한 리뷰로 마친다.
✴︎ 운명은 짖궂은 장난꾸러기다. 모든 단서를 마련해 놓고는 당신이 과연 그것들을 조합해 처음에는 짐작조차 하지 못했던 것을 이해할 수 있는지 두고 보길 좋아한다.(91)
✴︎ “눈물이 나면 그냥 흐르게 놔둬. 앨리스가 늘 그랬거든. 눈물을 참는 건 오줌을 참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결국 아픈 상황이 생기게 되니까, 나올 것 같으면 그냥 바로 나오게 두는 게 좋다고.”(3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