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명하는 사랑
파올로 조르다노 지음, 한리나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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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명하는 사랑 - 파올로 조르다노 (지은이), 한리나 (옮긴이) 문학동네 2024-08-27>


[내 서른다섯번째 생일에 A부인은 그녀 특유의 고집스러움을 갑자기 포기했다. ~ 마침내 아이가 큰소리로 이름을 불렀다. “안나.”]

증명하는 사랑. 책 제목으로 느껴지는 직관적인 생각 하나. 사랑은 증명을 해야 하는 것일까? 누구에게? 나에게? 상대에게? 아님 제3자에게? 증명되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닐까? 증명이 되니까 사랑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증명이라 함은 무엇이 증명일까?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의 것들을 증명해야 하는 것일까? 도식화된 것들로 보여주어야 그게 증명일 것일까? 읽기 전에 책 제목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나와 노라는 결혼생활 십년을 유지하고 있다. 에마누엘레라는 아이를 키우고 있다. 아내 노라의 임신과 조산기로 인해 A부인에게 도움을 청한다. 그녀는 바베트가 되었고, 우리 아이의 보모도 되었다. 서로가 맞지 않았던 삐걱거리는 우리의 삶이 그녀로 인해 안정감이 생기는데, 그런 그녀가 어느 날 암선고를 받는다. 중심을 잡아주던 바베트가 사라지면서, 우리의 관계는 점점 위태로워진다.

처음 문장의 A부인은 이 부부의 사이에서 바베트라는 별명을 얻게 되고, 끝문장 죽음에 이르러서야 안나라고 불리워진다.

어찌보면 너무나도 잘 우리의 삶을 그려내지 않았나 싶었다. 소위 쿠션역할을 함으로써 관계를 부드럽게, 혹은 원만하게 넘기는 이들이 곳곳에 존재한다. 화자인 나와 노라에게는 그 쿠션역할을 하는 사람이 아마도 A부인이었을 것이다. A부인의 부재로 인해 점점 드러나는 부부의 갈등으로 인해 부부는미묘하게 날이 서 있다. 쿠션역할이 사라지면, 그 쿠션작용을 두 사람이 해야한다. 그건 아마 사랑이 작용해야겠지.

A부인의 이야기가 중심축이 되어 부부의 이야기에 살이 덧붙여지는데, 작가가 진실로 말하고자 했던 부분은 우리가 삶에 중요도를 높이 주지 않았던 것들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소중함을 느끼고 살아라는 메세지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너“와 ”나”만이 이루고 있는 세상이 아니라 “우리”로 만들어주고 있는 모든 것에 대해 감사하라고 말이다.

개인적으로 문지혁 작가의 추천사가 정말 좋았다.
「끝내 사라진 후에야, 타인이 남긴 구멍 속에서 우리는 발견하게 된다. 남겨진 얼굴과 달라진 자신을. 그리고 비로소 말하게 되는 것이다. 한번 시도해보자고. 해볼 수 있다고.」

# 어린 식물처럼 바람에 위태롭게 흔들리던 그 시절 우리의 삶, 그러니까 나와 노라 그리고 에마누엘레의 삶에서 그녀는 안정된 존재였고, 피난처였으며, 우리 세 사람의 팔로도 온전히 다 감싸안지 못할 만큼 둘레가 넓은 오래된 나무였다.

# 죽음은 가족과 같은 공식적인 관계의 중요도에 따라 살아남은 사람들의 역할을 재구성하고, 한 사람이 삶에서 스스로 깨뜨린 감정의 법칙들을 즉시 회복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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