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아가 들려주는 이토록 아름다운 권정생 이야기
정지아 지음, 박정은 그림 / 마이디어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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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아가 들려주는 이토록 아름다운 권정생 이야기 - 정지아 (지은이), 박정은 (그림) 마이디어북스 2024-05-29>

ෆ⃛
웬만한 사람들은 알 거라고 생각하는 강아지똥의 작가 권정생 의 일생을  작가 정지아가 적은 글이다. 중간중간 눈물이 나서 혼났다. 

강아지똥과 같은 삶은 살았던 거라고 생각한다. 더럽다 여기는 강아지 똥에서 피어난 민들레처럼.

못 먹고, 못 살고, 핍박받는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그 시대의 많은 조선인이 그랬듯이 먹고 살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가 살았다. 해방이 되서 돌아온 조선. 그러나 더더욱 가난해졌고, 살기 힘들어졌다. 돈을 벌러 간 곳에서는 장사의 요령으로 사기를 치라고 알려준다. 그 사기를 쳐야함에도 돈을 깜빡하고 안 주었다고 돈을 주러 오는 가난한 아주머니의 마음이 더 아름답게 여긴다. 그래서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하고 친구 기훈을 사귀지만 기훈은 자살을 한다. 그리고 결핵에 걸려 마을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사람이 된다. 하지만 그 결핵은 권정생의 남은 평생을 아프게 만든다. 그마저도 감사하다고 여기며 생을 마친 사람이다. 낮은 곳에서 평생을 감사하며 살아있는 모든 것을 따스한 눈으로 바라본 작가의 삶이 먹먹했다. 눈물이 주루주룩 흘렀다. 

모든 것이 갖추어지고, 편리하게만 변해가는 이 시대에 무엇이 중요한 가치인지를 그의 생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너무나 빠르게 변해가는 이 시대에 일깨워 주는 것들이 너무 많았다.

🔖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살아 있는 것들은 다 죽는단다. 그러니까 살아 있는 것들은 다 슬픈 거야.“

🔖 일본 사람도 조선 사람도 똑같은 사람인데 왜 누구는 높아지고 누구는 낮아지는 걸까? 해방이 된 다음 날부터 일본 사람들은 조선 사람들에게 비굴하게 굽신거리고, 조선 사람들은 기가 살아 씩씩해졌다. 정생은 비굴한 일본 사람도 씩씩한 조선 사람도 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정생에게 사람은 그냥 똑같은 사람일 뿐이었다. 

🔖 가난이 고달프다는 것을, 가난이 사람을 얼마나 비참하게 만드는 것인가를, 정생은 그 누구보다 뼈저린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가난해도 아름답게 살고 싶었다. 자기 몸을 떼어 가난한 사람을 도운 저 행복한 왕자처럼. 

🔖 거지 노릇을 했을 때 그랬듯이. 지긋지긋한 병으로 죽어 가는 정생을 살린 것은 내로랄 이름도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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