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나, 마들렌
박서련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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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나, 마들렌 - 박서련 (지은이) 한겨레출판 2023-07-07>

- 곧 인간성이 만료된다는 것을 예감하면서도 끝내 가야 했던 곳은 대체 어디였을까. 뭘 하고 싶었을까. 누구를 만나려는 거였을까.

- 노안이라는 낱말의 질감은 오래 도망치다 마침내 붙잡힌 사람이 느낄 법한 무력감과 이상한 안도로 이루어져 있었다. 내가 늙었구나. 모르지 않았으나 남의 입으로 듣고 싶지 않은 말이었다. 

- 식상한 것은 둘째치고 미묘한 질문이었다. 올해도 아니고 내년도 아닌 내후년이 30년 차인 것이 뭐 대단한 일이 되나. 

- 네가 사랑하는 젤로는 너를 사랑해서 어른이 되어버렸어.

- 클레어가 저지른 실수들도 클레어라는 사람도 자기 일상을 망치기에는 너무 사소하다는 걸 잘 알기에 그 여자 때문이라고 인정하고 싶지 않다. 

- “엄마가 너 원치 않는 몸으로 낳아서 미안하고…… 폐경이 벌써 와서 미안해.”

-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이 내가 살아온 방식을 바꿔야 하는구나. 엄마가 되려면. 

*
박서련 작가의 이름은 꽤 많이 접해본 것 같은데 처음 작품을 읽어보았다. 신선하달까? 내가 평소 생각해 보지 않은 것들에 대한 것들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였다. 예를 들면 늘 같은 밥에, 같은 반찬을 먹다가 낯선 나라의 음식을 먹어본 느낌이었다. 

7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에서 (단편은 아무래도 전부 다 좋기는 쉽지 않기에) 내 취향에 맞는 거를 적어보자면 

감염자의 출몰로 버려진 차들을 타고 이혼한 전남편이 있을 군부대로 향하는 주인공과 감염자들 사이에서 살아남은 남학생과의 가는 길을 이야기한 <오직 운전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재난형 생존물(?) 요런걸 좋아해서 흥미로웠다. 

성우라는 직업으로 오랜 세월 젤로를 연기한 오선재 앞에 등장한 어리고 예쁘고 재능 있는 여자애 이희강, 그 아이로 인해 변성기를 맞이한다는 <젤로의 변성기> 

트렌스젠더로 나라의 연구 차원에서 임신을 할 수 있는 인공 자궁 이식 수술 실험에 참여하는 수진, 엄마가 되고 싶었던 수진, 그리고 수진의 엄마와의 이야기를 그린 <김수진의 경우> 남자로 태어나 여자로 변하여 엄마가 되는 과정에서의 엄마와 딸은 관계가 왠지 눈시울이 찡했다. 

이 세 가지가 기억에 남고, 같은 일에 대해 기억하고 자신의 상황에 따라 어떤 행동을 취하는 지가 흥미로웠던 <한나와 클레어>는 특히 재미있었다. 

7가지가 전부 다 다른 이야기같아서 무지개색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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