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좀 울고 시작할게요!
달다 지음 / 다크호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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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좀 울고 시작할게요! - 글•그림 달다, 다크호스 / 2023-03-30, p,244>

- 그의 얄궂도록 미운 모습도 거칠게 포장된 껍질일 뿐. 그 속에 찢어질 듯 연약한 살갗을 보고 나면 어쩐지 안쓰러워 안아주고 싶어지기도 했다. 더욱 안도할 일은 삽을 든 그들 역시 나와 같은 마음이라는 것. 집요한 삽질이 서로를 향한 이해가 되고 이해가 사랑이 되는 과정을… 나는 이제야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 ‘내면 아이’라는 용어까지 있는 걸 보면 나만 불량품으로 자란 건 아닌 셈이다. 다행이다. 조금은 위안이 된다.

- 살수록 심각한 일들이 천지로 어깨를 짓누른다. 어른의 무게와 진중함을 미덕으로 치는 세상에서 한없이 가벼운 유머는 저평가되기 십상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경험한 적이 있다. 놀랍도록 완벽하고, 생각보다 거대한 유머의 힘을 말이다.

- 부정적인 감정을 부정하느라 수고하며 살았다.
슬그머니 열이 올라 따지고 들자면, 부정적인 것이 아니다.
희망에 부풀어 실망하고 남들보다 빛나는 별을 기대했을 뿐이다. 모난 돌인 양 핀잔만 듣던 지난날들이 새삼 억울한 이유다

- 누군가를 알려면 피곤한 길밖에 없다. 느릿하고 치열하게 함께 부대끼는 것. 오롯이 내 시선으로 오래도록 관찰하는 것. 더 좋은 수가 있다면 누구라도 알려주길 바란다. 내가 찾은 방법은 아직까진 이것뿐. 꼼수를 부리고 싶어도 도리가 없다.

-삶은 종종 앙큼한 구석이 있다. 미처 마음 쓰지 못했던 일, 소식 없던 지인의 연락이나 버려둔 화분에 보너스 같은 기쁨을 감춰 둔다. 그 찰나의 반짝임이 고마워서 지루하고 시시한 매일을 살아갈 힘을 낸다.

💖 앞표지에 적혀 있는 글귀 “세계 평화도 중요하지만 내 마음의 평화가 더 절실한, 화 많은 평화주의자의 온화한 성장 에세이” 내 이야기인가. 싶었다.

자기 소개에 적힌 글이다.
”알면 알수록 약한 사람이다. 불안에 연연하고 외로움에 취약하다. 대부분이 빈약하여 자주 나약해 진다. 그래서 약한 것들에게 눈길이 간가. 여린 것들이 무해한 사랑을 받는 장면을 보면 미소가 울컥한다.“

내가 에세이를 읽을 때는 두 가지의 관점으로 읽게 되는 것 같다. 중간값이 없는 것 같아서 아쉽지만 양극단으로 철저히 나와 비슷한 부류라고생각하면서 읽는 것과 완전 다른 세상의 부류라고 읽는다. 그 중간값으로 읽으면 나는 한없이 냉소적으로 바라본다. 그래서 에세이는 선호하지 않는다. 문득 나는 사람에 진정한 관심을 주고 싶지 않아서 에세이를 잘 안 읽는 것인가.. 라는 생각도 했다. 결국 에세이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니까.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나와 굉장히 비슷한 부류의 사람이라 생각하고 읽으니 위로가 되었다. 역시 나와 비슷한 사람이 있다는 건 괜히 이해받는 느낌이다. 그래서 mbti로 사람을 구분하는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울보다. 저자도 울보같다. 그래서 사랑스럽다. 내가 우는건 사랑스럽지 않지만 왜 우는지 왜 그런 마음이 들었는지 잘 알 수 있을 것 같다. 무지개 다리를 건넌 고양이의 흔적을 발견하면서 보물이라도 찾은 듯 환해지다가 그 흔적에 엉엉 우는 모습은 눈부터 코끝까지 찡해진다. 이해받지 못했던 날들의 이야기, 불쾌한 일을 겪었을 때 아무 말도 못 하고 물러서서 자꾸 그 순간을 떠올리던 모습은 나의 모습을 계속 소환한다. 맞아 맞아. 서운함에 눈물콧물 쏟아내지만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너의 모습에 속 좁은 못난이인가 싶어서 더 못난이가 되는 모습마저 나를 소환시킨다. 제 3의 눈으로 바라보면서도당사자가 되어버리는 마술을 부린다. 일상의 순간들을 그려낸 글에서 한 스푼의 달콤함으로 위로를 맛보았다.

그림과 글이 술술 읽힌다. 그 와중에 피식 웃음이 나오고, 눈시울이 빨개지고, 내 마음이 그런 마음이었구나. 하고 이해를 받는다. 오늘도 좋은 책을 함께 했다.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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