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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마음 - 나를 돌보는 반려 물건 이야기
이다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2월
평점 :
<사는 마음 - 이다희, 한겨레출판 / 2023.02.20>
- 오늘날의 세상에서 나라는 사람은 소비를 통해, 소유를 통해, 그리고 소비와 소유에 대한 사유를 통해 정의되는 것 같다.
-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산업은 이처럼 다양성이 부족한우리 사회에서 그저 눈에 띄지 않고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의 불안감을 이용한다. 또 삶을 붙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간절함을 이용한다. 그 불안감과 간절함을 자극하는 메시지는 아주 교묘하고 치밀하게 설계되어 있다.
- 물건과의 인연은 그 물건을 구매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 물건을 돌보면서 쌓은 정은 첫눈에 반하던 순간의 짜릿한 희열을 능가하는 마음의 풍요로움, 안정감을 선사했다.
- 집 안 깊숙이 들어오는 햇살이 반가워지기 시작하는 초가을 아침, 말끔한 욕실에서 씻고 나온 후 집 앞으로 배송된 빵에 커피를 곁들여 식사를 하는 내 생활은 단지 내가 번 돈으로 내가 마련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위해 몸을 쓰며 노동한 사람들 덕분이라는 것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내가 기대어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잊지 않으려고 한다.
- 내가 생산 수단의 디자인을 중시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나의 인간성을 지키기 위해서다. 나의 시각적인 취향을 만족시켜 내 기분을 좋게 만드는 물건을 곁에 두는 행위는 바로 그 실용성을 증명하거나 수치화할 수 없기 때문에 필수적이다. ~ 다시 말해 내가 일하는 기계, 돈 버는 도구가 아니라 인간이라는 것을 상기한다.
- 대개의 경우 돈을 벌기 위한 노력의 보상은 돈이다. 그래서 우리가 그 돈을 쓴느 모습은 우리가 아무리 감추거나 포장해도, 아무리 겸손하고 은근하게 과시해도 세상과 삶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여실히 드러낸다.
- 모든 것을 전부 스스로 깨달아야 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 때로는 누구나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필요한시기에 적절한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는 영리한 중년이 되고 싶다.
🤑 남편하고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여행은 낯선 곳에서 추억을 쌓는 것만으로도 행복하지만 말이다. 하루에 몇 십만원씩 써대는 합법적인(?) 하루를 보내면 행복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여행지의 추억도 결국은 돈으로 사는 것이다. (그게 다양한감각으로 내 추억이 되는 것이지-)
이 이야기를 시작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제목이 사는 이유가 buy인지 live인지 뭐든지 간에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모든 걸 사고 시작한다. 내가 사지 않았더라도 내 부모가 샀다. 아이가 생겼음을 알고 나서 부터 시작하는 병원비부터 사는 행위이다. 그러니까 아마 buy와 live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것일 것이다.
우리에게 굉장히 잘 알려져 있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이윤기 선생님의 자녀분이신 저자의 사는 것에 대한 각종 사는 것에 대한 이야기는 결국 삶을 사는 것과 긴밀하게 맞닿아 있었다.
나도 꽤나 맥시멀리스트인데 특히나 아기자기한 것에 홀리듯이 빠져든다. 아기자기한 것만 좋아하나. 예쁜 거, 우아한거, 다 빠져든다. 이건 이렇다는 이유로 이건 이렇다는 이유로, 그래서 이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개인적으로는 1부가 정말 내 취향의 글들이었다. 바이올린이야기는 나도 갑자기 긴급상황일 경우 뭘 챙길까를 종종 생각해보았는데 내게는 아이들의 사진이 저장되어 있는 외장하드라고 생각했다.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내게 추억은 나를 살게 하는 존재인건가 싶었다. 웨딩드레스를 버리고 나서야 또다시 앞으로 나갈 힘이 있고 정신적으로 성숙해질 수 있다는 것도, 찻잔 이야기는 정말 재미있었다.
2,3부의 이야기는 소비와 소유라는 행위를 통해 좀 더 인문학적인 고찰을 할 수 있게 해 주었다.
개인적으로 고 이윤기 선생의 자식으로서 쓴 글 중에
📌우리를 키워 준 사람에 대한 배신은 어쩌면 숙명적이다. 우리를 키워 준 사람이 우리에게 거는 기대가, 우리가 자신에게 가진 기대나 포부와 동일한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에 최근 읽은 <올리브키터리지>와 함께 읽었던 터라 오래도록 나의 마음에 남아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