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렘 입숨의 책 - 구병모 미니픽션
구병모 지음 / 안온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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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렘 입숨의 책 - 구병모, 안온북스/ 2023-01-31, p,256>

- 신인은 자신에게 집행되는 진짜 형벌이, 아무것도 없는 땅에 놓인 거대한 공허와 무의미 그 자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 머리로만 생각할 때는 소박한 꿈들이었으나 그 가운데 하나도 이루지 못한 채로 젊은 날의 끝자락에 매달리고 보니 얼마나 원대한 꿈이었는지 알게 됐는데, 이렇게 발설함으로써 몸 밖으로 찌꺼기처럼 배출해버리자 또다시 그 무게와 가치가 한없이 가벼워졌다.

- 세상에 어떤 글도 존재하지 않음이야말로 자신이 꿈꾸던 궁극의 글쓰기임을 인정하게 된 것이다.

- 사람에게 행복을, 기쁨을 감동을 주지 못한다면 예술이나재능 따위 다 무슨 소용인가?

- 그러나 나의 고작은 남의 고작과 같을까? 너에게 있어 아무것도 아닌 일이,

- 이렇게 실체가 있고 무거운 말을, 인간은 그 무게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난사한다. 허공에 값 없이 흩어지는 말들도 있으며 어떤 말들은 사람의 심장에 가서 박히고 그를 죽인다.

❤️ 구병모 작가의 책은 신선하면서 충격적이면서도 내게 있어 ‘어?‘가 ’아!!‘의 물음표에서 느낌표의 과정을 만들어주는 작가 중 하나이기에 이번에 안온북스에서 출간된 미니픽션들에 굉장히 기대했고, 그 기대에 부응한 책이었다.

어떻게 이렇게 상상할 수 있을까? 어떻게 이런 스토리를 써낼 수 있을까? 읽으면서 감탄하고 신선하고 충격이었다.

13편의 미니픽션은 그의 세계관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들을매우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특히나 마음에 들었던 것들을 간단하게 꼽아보자면

+화장(花葬)의 도시
어떤 방법을 통해(책에는 설명되어 있지만 생략)인간이 죽고 나면 썩어가는 사람의 몸에서 꽃이 피어나는데 그 피어나는 꽃들에 따라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 정말 짧은데 띠용했다. 진짜 첫 이야기부터 엄지 척이었다.

+영 원의 꿈
우연히 도서관에서 만난 매몽(買夢)가, 그에게 꿈을 팔게 된 이의 이야기였는데, 나 왠지 이 이야기 너무 슬펐다. 읽어보면 왠지 나랑 비슷하게 느낄 이가 많지 않았을까? 꿈.. 사전적 의미는 1. 잠자는 동안에 깨어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사물을 보고 듣는 정신 현상, 2.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

+예술은 닫힌 문
세상 모든 연주자여 우리 성으로 모여들라, 라는 왕의 공문에 모여든 그들, 탈락자는 사자 우리에 한입 저녁거리로 던져진다는 불이익은 명시되지 않은 그들, 주관적인 판단들과 서바이벌... 영 원의 꿈과 비슷하게 자꾸 현실의 슬픔이 느껴지는 건 나만 그런걸까?

+궁서와 하멜른의 남자
흡입력있게 아주아주 재밌게 읽었던 13편의 이야기 중 가장 길었지만 가장 흥미진진했다.

+세상에 태어난 말들
신의 사전에서 말들을 없애니 일어나는 현상들, 정말 상상력의 끝을 달렸다. 인간의 본질을 파악하는 듯 하면서도 재미와 흥미와 감탄이 일었다.

정말 재밌었던 단편들, 가벼울 것 같지만 생각해볼 것들이 그득그득 차 있어서 곱씹어서 아껴 읽었다. 특히나 어떤 의도로 썼는지가 이야기의 끝에 간략하게 다 적혀 있어서 그런지 더욱 더 수긍하며 읽을 수 있었던 재미가 있었다.

몇 번씩 다시 읽어보고 싶을만큼 좋았다.

#로렘입숨의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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