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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은 조금만 - 자부심과 번민의 언어로 쓰인 11인의 이야기
이충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2월
평점 :
<질문은 조금만 - 이충걸 인터뷰집, 한겨레출판/ 2023-02-26,p,346>
11명의 인터뷰집이었다. 생각해보니 누군가의 인터뷰 내용을 이렇게 진지하게 읽어본 적이 있던가를 생각했다. 이렇게 밀도 높은 인터뷰집을 말이다. 생각보다 재밌었고, 소위 한 분야의 획을 그은 이들의 이야기들을 읽어보니 대학 교양강의를 듣는 기분이었다.
지금의 노래, 최백호
🔖 “저는 나이 들어 여든이 되면 여든의 호흡으로 노래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마운드의 토르, 강백호
🔖 “제 성격이 현실을 직시하는 편이에요. 오늘은 오늘의 경기, 내일은 내일의 경기, 하루하루에 길게 연연하지 않고 그 다음 날을 보는 편이에요.
다름의 평등함, 법륜
🔖 “고민의 종류가 구체적으로 뭐냐는 거지요. 마음의 고민이라는 건 늘 자기가 만들기 때문에 자기를 살펴봐야 되지만, 예를 들어 기계를 잘 못 다루면 잘 다루는 사람한테 물어볼 거고, 배고프면 밥 짓는 사람한테 물어볼 거고. 그 성격과 과제에 따라 물어보면 되지 않겠습니까.”
마음 속의 완구 공장, 강유미
🔖 ”저는 모든 게 모순이거든요. 양가감정이 항상 있어요. 누군가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렸다가도 아니야. 알고 보면 그렇지 않을 거야. 선입견을 안 가지려고 해요. 뒷면도 보려고 애를 쓰는 성향이라서 저 자신을 많이 괴롭혀요. 모든 것을 그렇게 바라보는 특이한 점이 제 콘텐츠를 이루는 것 같아요.“
파도 속의 영원, 정현채
🔖 “2주 전에는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까 풀에 햇살이 비쳐서 빛이 든 부분과 안 든 부분이 너무 아름다운 거죠. 곧바로 잠옷 바람으로 카메라 들고 나갔어요. 어물거리면 빛이 2,3분 만에 금방 지나가니까요.”
최초의 이름, 강경화
🔖 “저는 한 순간도 헛되게 지나가는 건 없는 것 같아요. 나태하면 나태한 대로,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다 나의 인생에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나이 드는 거에 대해서 한 번도 두려워해본 적이 없어요.”
백자의 마음, 진태옥
🔖 “내가 60년을 뒤돌아보니까 기본을 하기가 그렇게 힘들어요. 기본이 그렇게 어려울 수가 없어요.”
캠퍼스의 호로비츠, 김대진
🔖 “음악은 피곤해지지, 진짜 싫어지진 않아요.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365일 사랑하나요? 그렇지만 사랑이 변하는 건 아니죠”
소년의 심장, 장석주
🔖 “나의 쾌락은 사과 한 알에서 찾는 티 스푼 두 개쯤의 분량. 나의 행복은 소유가 아니라 경험. 그리고 경험의 빈도. 옥수수가 자라는 것. 화초 잎에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 가을 산책로에서 도토리가 내 머리통을 때리는 것.”
얼음의 꽃, 차준환
🔖 “저는 세상이 너무 아름다운 것 같아요. 저한테 행복한 상태는 요즘처럼 훈련하고 힘들 때? 뭔가 힘들게 한 만큼 제가 뭔가를 계속해내는 것 같아서, 그래서 전 그냥 행복한 것 같아요. 그냥 힘드데 행복한 것 같아요.”
죽음의 왈츠, 박정자
🔖 “그럴 리는 없지만 다시 태어난다면... 영국쯤에서 다시여배우로... 우리나라에서는 안 태어나고 싶어. 연극배우로 다시 태어나고 싶기 때문에 ”
11명의 인터뷰에서 늘 비슷한 생각과 비슷한 성향의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는 내게 신선한 생각을 넣어주었다. 편견으로 바라보았던 누군가의 글은 역시 그 안쪽을 한번쯤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나의 짧은 생각을 질책해주었다.
나는 뭔가를 오랫동안 해 본 경험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이들의 인터뷰에서 깨달음이랄까? 내가 과연 그걸 제대로 느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조금 앞으로 내딛을 수 있었다.
두번째 사진은 2009년 가을에 광화문 교보문고 글판에 걸렸었던 시다. 이게 장석주님의 시였다. 2009년.. 한창 직업과 꿈 사이에 한창 방황하고 또 방황했던 시기에 이걸 보고 한참 바라봤었던 적이 있었다. 여기서 만나다니.. 너무 반가웠다.
*하니포터6기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