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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 시대 - 하얼빈의 총성
이우 지음 / 몽상가들 / 2022년 10월
평점 :
<정의의 시대 - 이우, 몽상가들/ 2022-10-21>
🇰🇷이 책을 읽으면서 꽤나 많은 생각을 했다.
정의가 과연 무엇일까? 정의는 1. 진리에 맞는 올바른 도리, 2. 바른 의의(意義), 3. 개인 간의 올바른 도리. 또는 사회를 구성하고 유지하는 공정한 도리가 사전적인 의미의 정의이다.
희곡구성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정의태는 이완용의 숨통을 끊기 위해 갔다가 아내와 아이가 옆에 있는 걸 보고 두려워서 쏠 수가 없었다며 동료들과 이야기로 시작된다. 과연 그게 정의인가에 대한 내적혼란 속에서 그는 고뇌한다.
🔖전장에서는 늘 정의의 방아쇠라 여겼기에 당기는 데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습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거라 여겼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원수의 아내와 아이가 보는 앞에서 그를 죽인다면 그것은 정의라고 할 수 있을까요. 원수를 죽이기 위해 아내와 아이마저 죽인다면 그것을 정의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저는 쉬이 답할 수 없었고, 그리하여 중요한 일을 그르치고 말았습니다. 이번 일이 불의여서는 안 될 일이니까요.
신앙인 천주교를 버리고,(도덕이 먼저인가, 정의가 먼저인가을) 이토를 죽이러 하얼빈으로 갔지만 잘못된 정보로 인해 외무성과 통감부의 고위 관료를 총살한다. 그 자리에서 잡히게 된 의태, 그의 변호사로 위임된 다이스케는 이런 이야기를 그에게 한다.
“자자, 정의태 씨. 저는 보편의 논리로 움직이는 역사적인 판례를 살펴보자는것이지, 자꾸 과거로 소급해 무엇이 정의인지 따져 보자는 게 아닙니다. 시대에 따라 정의는 바뀝니다.”라는 문장을 한참동안 곱씹어 읽어보았다.
과연 시대에 따라 정의가 바뀌는 게 맞는 걸까? 정의의 시대란 과연 한 시대만을 국한해야 하는 걸까? 과거로 소급해서 따지면 안 되는 걸까? 개인 뿐만 아니라 나라의 이해관계 또한 과거가 없었다면 애초에 뭔가 이야기가 될 수 없을터인데, 그 안에서 생겨난 정의라는 개념이 고쳐지고 다듬어지면서 인간이 갖는 보편적인 의미가 되었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____여기까지가 1회독을 하고 쓴 리뷰이고, 다시 한번 읽고 쓴다. 왜냐면 재밌었..ㅋㅋ
2회독을 할 땐 의태의 시점 말고 주변등장인물의 시점에 많이들락날락했다. 이완용을 죽이지 못한 의태를 따르는 동생 청주가 의태가 느낀 고뇌로부터 과연 자유로울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하며 타인에게 물음표가 된다는 것, 자신들이 하는 행동에 대한 생각을 가져본다는 것, “암살이 생의 마지막인 것처럼나아갈 뿐이다”는 정말 먹먹했다. 생의 마지막이 암살이라니, 얼마나 슬픈 현실인가, 인력거꾼이 의태를 찾으러 간 형두가 돈을 지불하고 서둘러 뛰어가자 거스름돈을 가져 가라고 하자됐다고 한다. 인력거꾼은 “바쁘기도 해라. 저 청년은…돈보더 중요한 게 있나 보군.” 이렇게 중간중간에 뼈를 때리는 문장들이 많다. 누군가에는 돈이 먹고 사는 최우선이 되는 삶이지만,누군가는 자주독립을 위하여 대의를 위하여 자신의 모든 걸 포기하려는 사람도 있다.
내가 과연 저 시대에 있었다면 나는 어떤 선택과 어떤 입장을 취했을까. 겁쟁이인 나는 아마도 소시민으로 살아갔겠지.. 이런 사람이기에 위대한 이들의 정의로운 마음이 한없이 낯설면서도 대단해보이고 가엾고 감사하였다.
정의를 행하는 자가 스스로를 괴물로 느껴지게 만드는 사회가아니라 보편적인 정의가 통용되는 정의의 시대를 바란다.
마치 연극을 내 앞에서 보고 있는 듯한 생동감에 재밌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