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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쇼핑백에 들어 있는 것
이종산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5월
평점 :
<빈 쇼핑백에 들어 있는 것 - 이종산, 은행나무/ 2022.05.31, p,292>
- "내 마음속에 있는 불안이나 어두운 것들을 꺼내 거리를 두고 보면서 빠져나오는 거지. 나한테는 이 작업이 그런 과정이 될 수도 있을 거야. 회복의 과정."
- 그 세계에서 우리는 다시 완전한 가족이 될 것이다.
- ' 내 상황을 전혀 이해 못하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자 무척 외로워졌다.
- 엄마가 부푼 배를 안고 이사를 왔을 때 이 집은 지은 지 얼마 안 된 신축 아파트였다. 나는 지금 내 나이보다 열살 어렸던 그 때의 엄마가 품었을 희망에 대해 가끔 생각한다. 든든한 장남이 될 첫째 아들과 남자아이든 여자아이든 귀여울 둘째, 사랑하는 남편, 그리고 방이 세 개나 있는 신축 아파트. 그때의 엄마에게는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지 않았을까?
- 나는 친절한 아르바이트생 역할을 연기하고 있었으니까. 무대에서 연극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종일 편의점에 갇혀서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게 조금은 견딜 만해졌다.
ఇ 7편의 단편과 중편 정도의 느낌이 어우러진 이 책은 처음 <빈 쇼핑백에 들어 있는 것>을 읽고 나서의 느낌은 음. 생각보다 안 무서운데..?였다. 그리고 나서 그날 밤 잠을 청했다. 나 왜지? 읽었던 글의 내용이 영화처럼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순간 무서웠다. 책을 읽을 때는 조금 객관적으로 이 상황을 바라보는 시선이었는데, 책을 덮고 나서 내가 화자가 되어보니 소름이 쫙 끼쳤다. 아, 이 책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거구나!! 그리고 나서 시작된 이 책의 읽기는 마지막까지 아주 완벽하게 내 마음에 쏘옥 들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들었던 작품으로는 <언니> <커튼 아래 발>과 <은갈치 신사>였다. 사실 우열을 가릴 수가 없는데, <언니>는 동성애자인 화자의 이야기로 시작되었다가 일그러진 사랑과 집착에, <커튼 아래 발>은 휠체어에서만 생활하는 엄마를 돌보는 딸의 그 모습이, 그리고 그 딸에게 가해진 엄마의 가혹한 말과 행동들, 그리고 그녀가 엄마를 업고 있는데 넘어지면 어떻게 될까?를 생각하는 것들이
마치 내가 그녀인 것처럼 느껴졌다.
<은갈치 신사> 은갈치 신사의 마지막 말에 소오오오름,,,
다른 작품들도 너무너무 좋았다. 내가 특히나 마음에 들었던 작품은 아마도 내 안에 뭔가가 건드려졌던 것일 것이다. 그게 공포로 느껴진 것일테고 말이다.
작가의 말에서 [인간의 마음속에는 알 수 없는 이유로 불안이나 공포가 싹터서 점점 크게 자라나는데, 그것을 이야기로 만들어서 한 발짝 떨어져서 봐야만 안심이 되는 것이다. 이것은 실제로 일어날 일이 아니라 단지 자신이 만들어낸 상상일 뿐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과정이 바로 무서운 이야기라고 생각했다]에서 내가 공포를 즐기는 게 이 과정이 아닐까 생각했다.
혹시 공포소설을 좋아한다면, 혹시 내가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을 불안해하는지 알고 싶다면 읽기를 추천한다. 게다가 재밌다. 즐겁다. 역시 은행나무출판사 책은 믿고 본다.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