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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대하여 ㅣ 은행나무 세계문학 에세 3
율리 체 지음, 권상희 옮김 / 은행나무 / 2022년 3월
평점 :
<인간에 대하여 - 율리 체, 은행나무/ 2022.03.23, p,512>
-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세상을 더는 이해할 수 없는 게 확고해졌다.
- 마치 질병과 죽음이 재창조되기라도 한 듯 공포가 점점 커져갔다.
- 하지만 갑자기 세상에 코로나만 존재하는 게 싫다.
- 대부분의 사람들은 삶을 살아가는 데 재능이 없고, 어쩌며 도라도 그 사람들의 범주에 포함될지 모른다.
- 특정한 사람들은 만나지만 다른 사람들은 만나지 않았다.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에서 연락이 끊어지고, 그 자리는 다른 관계로 채워졌다.
- 모든 사람들은 불안에 떨면서 자신들의 불안만 진짜라고 생각하는 게 확실하다. 사람들은 제각각 소외감을, 기후 재앙을, 팬데믹을, 의료 독재를 두려워한다.
- 그가 옳다. 그녀는 또다시 팬데믹을 잊고 있었다. 어쩌면 현재의 삶에 새롭게 적응한다는 건 현실성을 상실하는 것에 지나지 않을지 모른다.
- 모든 게 그녀와 상관이 있는데, 어떻게 상관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결국 모든 인간은 한 명 한 명이 세상으로 통하는 창이다.
- "난 아무것도 해내지 못했어요. 우린 그릴을 하고 새들을 관찰했어요. "
- 그는 원래 있던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어느 순간 도라는 그와 원래 있던 자리에 남는 게 의미 있다는 걸 깨달았다. 공유가 가능하다. 고테의 존재가 도라에게 전달됐고,그는 자신의 존재를 공유했다. 결국 두 사람은 그들 사이를 가르는 담장으로 연결되어 공존했던 거다.
☔️ 코로나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최초의 코로나 소설이라고 해서 사실 <페스트>와 비슷한 느낌일까 싶어서 이 책을읽기 전에 서둘러서 지지부진하게 읽고 있었던 그 책을 다 읽었다. 이건 완전히 다른 성향의 책이었다.
사실 작품 속 독일에 대한 정치•문화적인 이해도가 현저히 낮은 내게 있어 공부하지 않는 한, 앞으로도 그러하겠지만 나는 제대로 된 문학을 흡수하기 어려울 수 있다. 비단 나만이 그런 것은 아닐꺼라고 생각하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내가 이해한대로, 내 방식대로 흡수한대로 이 책을 적어보려 한다.
사실 코로나시대는 하나의 배경장치로 쓰여져 있다. 어쩌면 대도시에서의 도라의 삶이 자신과 타인과의 삶이 스스로의 의도적 거리두기였다면, 브라켄으로 옮겨 간 그녀의 삶은 그 시골은 코로나가 없는 듯이 행동하는 인간 사이의 거리두기가 사라진 또 하나의 새로운 무대가 아니었을까, 그럼 무대였기에 그녀가 진정한 인간관계를 만들 수 있었던 게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도라는 코로나 사태로 봉쇄령으로 매시간을 연인 로베르트와 함께 있으면서 그와의 관계에서 탈출하여 브라켄이란 시골로 이사를 온다. 이곳은 시도때도 없이 사람들과 얽힌다. 코로나가 마치 존재하지 않는 듯하다. 옆집은 나치주의자인 고테가 산다. 로베르트는 자신의 하는 일은 우월한 거고 그녀가 하는 일은 아니라고 한다. 그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근데 그녀가 고테를, 그런 마음으로 바라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고테를 사랑하게 된다. 고테와 평범하게 일상을 공유하는 모습이 로베르트와는 비교되게 행복해보였다.
그녀는 브라켄에 융화되어 간다.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선택하지 않았을 것들을 그녀는 수긍하고 받아들이고 변해간다. 모든 인간 한 명 한 명이 세상으로 통하는 창이라는 걸 깨닫는다. 그렇게 그녀는 코로나 시대를 지나가고 있다. 그렇게 사람을 이해하고, 사랑을 하고, 앞으로의 삶을 살아간다.
아버지와 도라, 고테와 프란치의 부녀사이를 보면서 왠지모를 따스함을 느낀 건 코로나시대야!!뭔가 굉장한 게 있을지도 몰라라고 생각해서 였을까? 일상적인 대화와 관계가 소중하게 느껴졌다.
그녀가 어렵게 혹은 우연한 듯이 얻은 햇감자처럼 그녀도 어렵게, 때론 우연히도 예상치 못한 순간에 삶을 배워간다. 감자는 그알알이 크기가 제멋대로이다. 어느 게 우월한지 따질 수 없다. 인간은 모두 어떤 생각을 갖고 살고 있든지 간에 말이다.
마음에 스며드는 책이었다. 마지막 페이지로 다가올 수록 끝이 나는 게 아쉬웠다. 인간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싶었던 율리 체의 이야기는 전염병에 생명을 위협당할 수 있고, 불안하고 흔들리고, 인간이 사회적동물이라는 사실을 강제로 허용받지 못하더라도 결국은 인간만이 서로를 위한 위안이 되고, 희망임을 강하게 보여주었다.
멋있는 리뷰를 쓰고 싶은데 내가 표현할 수 있는 생각과 글의 한계가 아쉬울 따름이다.
*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