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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을 모르는 아이 - 학대 그 후, 지켜진 삶의 이야기
구로카와 쇼코 지음, 양지연 옮김 / 사계절 / 2022년 2월
평점 :
<생일을 모르는 아이 - 구로카와 쇼코, 사계절/ 2022.02.07, p,348>
- "학대를 받은 아이는 문제 행동을 쉴 새 없이 일으킵니다.자신의 약점이 드러나거나 분노가 쌓이면 폭발합니다.".
- 죽은 아이의 뺨에는 눈물 자국이 남아 있었다. 미유키의 눈은 죽기 전 마지막으로 어떤 광경을 봤을까.
- 미유는 '벽이 되어' 숨죽인 채 그 시간을 버텼다.
- 순간순간을 살아온 인간이 연속된 기억을 축적해가는 일이 성장이라면 학대는 그 건강한 성장을 방해하는 가장 치명적인 독약이다. ~ 개개의 인격에 가둬 넣는 이유는 방어를 위해서이다. 현실이 너무나도 견디기 힘들기 때문이다. 현실과의 사이에 견고한 벽을 만들고 가둬두어야만 살아갈수 있을 정도로 아이들의 삶이 참혹했다는 말이다. "슬프다거나 괴롭다거나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는가 없는가, 곧 감정의 빈곤도 학대 피해 아동의 특징입니다."
- 온몸이 저리고 아픈 느낌과 성난 목소리만이 양육자와의 연결 고리라고 한다면 아이는 그런 감각에만 의존한 채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이것이 가해자와 학대 피해 아동 사이에형성되는 왜곡된 애착 즉 학대적인 유대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학대적인 유대는 연쇄적인 학대로 이어진다.
- 왜 학대 피해 아동 중에 발달 장애인 아이가 많을까. 이는 양육자가 발달 장애를 지닌 아이의 비사회적인 특징 때문에 육아가 힘들어 이를 훈육으로 고치려 하다 자칫 학대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 보호받은 경험, 참고 인내했을 때 칭찬받았던 경험이 있다면 스스로 달랠 수 있다. 그렇게 해서 사람은 괴로운 일이있을 때 "그래그래, 어쩔 수 없지"하고 자신을 위로하며 상황을 극복해나간다. 양육자에게 "그래그래"하고 위로받은 경험이 없다면 괴로운 일, 견디기 힘든 일이 닥쳤을 대 욱하고 밖으로 뛰쳐나갈 수밖에 없다.
- 일반적으로 아이를 향한 부모의 사랑은 무조건적이라고 말하지만 학대를 보고 있으면 그 반대라는 생각이 든다. 부모를 향한 아이의 사랑이야말로 무조건적이라고.
- 아이에게 애정을 쏟고 평범한 부모처럼 아이를 키우려 하면 할수록 자신의 과거를 직시해야만 하는 학대 피해 아동의 현실을 처음으로 접했다. '내가 받지 못했던 것들'의 원통함과 슬픔이 아이의 성장 단계마다 휘몰아쳐 온다. 어른이 된 학대 피해 아동이 겪어야 할 또 하나의 육아고통이다.
- 부모의 방임을 찾아내기 위해 치과 의사의 도움을 받는 지자체가 많다. 양육 방임의 결과가 충치로 단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 "사랑에 조건 따위는 없는 거겠죠. 난 '무조건'의 의미를 검색해보고 곱씹어보지 않으면 몰라요." 애초에 찾지 않아도 될 것을 사오리는 '검색하지' 않으면 모른다.
- 학대는 인간의 근간을 뒤흔들고 갈기갈기 찢어놓는다.
★정말 정말 마음 속까지 와 닿는 책이었다. 이 책은 정말.. 꼭 좀 읽어봤으면 좋겠다.
우리는 이미 정인이사건을 통해 학대 받은 아이가 죽은 사례를 몇 번이고 접해 보았다. 하지만 가해자로부터 분리되어 살아 남았지만 학대를 받은 아이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접해 본 일이 생각보다 없을 것이다. 그저 가해자로부터 분리되서 다행이다라고만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들이 받은 학대의 상처는 쉽지 않다.
학대를 당한 아이들이 피해자로부터 벗어나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5명의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벽이 되어야만 했고, 그래야 맞지 않으니까, 나를 또 다른 인격으로 나눠야만 했고, 그래야 내가 살 수 있으니까, 나를버린 생모지만 그래도 내 엄마라고 모든 걸 버리고 생모에게 가려고 했고, 그러나 철저히 이용당하고, 본인의 생일을 몰랐고, 하다못해 목욕하는 법, 머리 감는 법, 속옷을 앞뒤로 뒤집어서 번갈아 입고, 용변 처리를 못하고, 정말... 상상초월이었다.
몇 번이나 울컥울컥했다. 학대아동을 맡아 패밀리홈이라고하여 (일본에서는 패밀리홈, 한국에서는 공동가정생활 또는 그룹홈이라 한다) 학대 후에 지내게 된 이 곳에서 새로운 부모와 다른 학대 아동과 함께 가정을 이루며 지내는데 그들의 일상들 속을 이야기해준다. 학대받은 아이들이 가정이라는 환경과 안정된 인간 관계 속에서 지내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위탁부모도 정말 대단하고, 존경스럽다.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문제에 대해서 정말 정말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계기가 되었다. 사회적으로는 학대아동에 대한 가해자에 대한 처벌만이 중점이 되는 데 그 후의 이들을 케어해 주는 부분들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었다. 왜 우리는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 대한 개선이나 그 후의 이야기는 듣지 못했는가...
책에 나온 이들의 나중의 삶이 어떤 식으로라도 조금이라도 그들 스스로를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는 삶이기를 바라본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