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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명리 공부 - 내 아이의 진짜 직성과 진로를 찾고 싶은
김학목.최은하 지음 / 판미동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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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에 한 번 씩은 새해 운세을 점쳐보기도 하고 사주풀이에 관심을 가진다. 좋은 이야기는 새겨 듣고 나쁜 이야기는 대비하자는 마음으로 들으면 참 좋았기에 매년 새해마다 운세를 확인하곤 했다. 하지만 직접 공부해 볼 용기는 없었다. 직접 배우기엔 너무 어렵고 먼 내용이라는 생각부터 들어서였을까.

하지만 이번에 흥미로운 책을 접할 수 있었다.?'엄마의 명리 공부' 라는 이 책! 단언컨데 나를 위해서라면 아마 표지만 보고 넘겼을 듯 하다. 그런데 막상 아이가 생기고나니 우리 아이 적성과 기질은 어떻지? 라는 궁금증이 자주 들곤 했다.

나는 아이마다 타고난 적성과 기질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명리학을 통해서 아이의 적성과 기질을 접근하는 이 책이 참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이 책이 100%정답이다로 접근하기 보다는 이런 방법으로도 아이를 기질을 이해해보고 아이의 진로를 고민해보기에 참 좋은 것 같다.

<명리학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

한자에는 취약하고, 명리학을 전혀 모르는 내가 이 책을 읽었을 땐 정말 낯선 이야기가 가득했다. 1부를 읽으면서 '와... 전혀 모르는 낯선 세계의 이야기가 가득하구나' 라는 생각이 머릿속 한켠에 자리잡고 있었으니까.? 아마 책장이 넘어가지 않았으면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책장은 술술 넘어갔다. 낯선 이야기만 가득한데 이해하긴 쉬웠다. 책속의 하늘이와 가은이가 되어 선생님께 차근차근 설명을 듣는 것 같은 기분으로 1부를 넘기니 조금 용기도 생겼다. 바로 노트와 펜을 가지고 와서 직접 적어가며 책을 읽었다.

2부까지 읽고 나선 직접 스마트폰에서 무료 만세력 어플을 설치하고 아이와 나의 만세력을 확인했다. 그 뒤 확인하기 쉽게 노트에 옮겨 적었다.

우리 아이의 사주에는 병화가 4개 계수가 2개나 있다. 아이의 사주를 직접 확인해본건 처음이라 굉장히 신기했음.?특히 병화가 4개나 있는 사주를 보니 2부에 각 기질의 특성을 다룬 부분을 꼼꼼하게 살폈보았다.

병화는 활동적이고 외향적인 특성이 강하다는 내용을 보자, 근래 아이의 모습이 이해가 갔다. 얌전하기만 한 줄 알았던 우리 애는 근래들어 하루종일 흥이 넘치다 못해, 외출에서 새로 만나는 아이들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흥겹게 놀더라. 우리 아이 외향적이고 적극적인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사주로 보니 딱 들어맞았다.

계수도 2개나 있어서 계수의 특성도 확인했다.?역시 계수도 올라가는 물의 특성답게 활달하고 명랑한 특성을 가졌다. 우리 아이의 특성을 잘 살려 활발하고 긍정적인 리더십을 가진 아이로 이끌어 주면 좋을 것 같았다. 나서길 좋아하고 활발한 특성을 가진 아이니만큼 적극적으로 무언갈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는게 내 역할일 듯 했다.

1부와 2부에서 기본 개념과 필요한 지식을 쌓았다면 3부부터는 실제 사주로 아이의 적성과 진로를 풀이해주는 형식이었다.?말이 아닌 실제 사례를 통해 기질과 특성을 설명하고 있으니, 아~ 그런거구나 하며 자주 고개를 끄덕거리게 됐다.?책장을 넘기며 아이의 사주에 해당되는 부분을 찾으면 참 반가웠다.

책은?아이의 사주에 맞게 확인할 수 있게 예시를 모두 보여준다. 을목인 우리 아이는 재주수가 있어 미술에 소질이 있다고 나온다.?이 역시 아이의 사주에 맞게 확인한 부분. 아이는 직장 생활로 성공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 또한 아이의 진로를 고민할 때 함께 고려해야 할 부분.

아직 어린 아이지만 아이의 특성과 기질을 미리 알고 이해하는 부분에서 참 도움이 많이 되었다. 당장 아이 진로를 정하는 시기는 아니지만, 아이의 특성을 이해하고 있다면 아이가 성장할 수록 아이에 적합한 환경과 방법으로 이끌어 주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참 마음에 들었던 부분 <자식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니 한 사람의 인격으로 대우하고 그 특성과 자질을 계발시켜 행복하게 살도록 최선을 다해 주어야 해요 -?엄마의 명리공부 200p> 책을 읽으며 가슴에 새겨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책 한권으로 명리학을 완벽히 이해했다 할 순 없다. 역시 한권을 다 읽어도 책에 나오는 사례들만큼 다양한 적용과 풀이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아이의 적성과 기질이 어떠한지, 어떻게 이끌어 주면 좋을지 정도는 알려준다. 부모에겐 이정도의 정보를 아는 것 만큼으로도 이 책의 역할과 가치는 충분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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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 욕 반장 달님의 동화 도서관 2
박선희 지음, 조은애 그림 / 책읽는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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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동화책 서평- 우리 반 욕 반장 글:박선희 그림:조은애, 책읽는 달>

반에서 아이들을 가만 보고 있으면 심심찮게 거친 말이나 욕설이 들린다. 물론 아이들도 눈치는 있는지라 어른들 앞에선 쉽사리 거칠거나 나쁜 언어는 조심하는 눈치다. 하지만 아이들의 입에서 전해듣는 아이들의 언어생활은 우리가 보는 것과는 많이 달랐다.

"쟤는요 놀이터만 가면 욕쟁이에요."
"걔 진짜 욕 잘해요~ 맨날 죽인다고 하고."

학기 중 슬쩍 아이들의 생활에 껴들어 보기도 했다. 아이들 틈에 껴서, 정말? 그 애가 진짜 그랬어? 이야~ 하고 맞장구를 치면 아이들은 금세 자신들의 비공개 생활을 드러내보이곤 한다. 꽤나 놀랬다. 학교에선 전혀 들리지 않는 거친 말들이 학교 밖에선 익숙해 보였다.

아이들의 비공개 생활을 엿들을 땐 나도 아이들과 같은 마음으로 다가가야한다. 잘못을 지적하거나 혼내지 말고 정말 아이들과 같이 반응하기. 잘못을 지적하거나 혼내면 금세 아이들은 입을 다물고 다시 자신을 꽁꽁 싸맨다. 그래서 아이들의 생활을 엿듣기만 했다. 그리고 아이들이 없는 시간에 혼자 자주 고민했다. 어떤 방식으로 천천히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언어생활을 바꿔주어야 하나.

담임도 부모님도 모르는 아이들만의 세계가 있다. 아이들의 세계를 알면 깜짝 놀라기도 한다. 도대체 어디서 그런 말들을 배운거니? 소리가 절로 나온다.

우리 반 욕 반장의 주인공 준기처럼 교실에서 드러내고 욕을 즐겁게 하는 아이는 많지 않다. 하지만 분명 준기처럼 욕이 왜 나빠요? 하는 아이는 굉장히 많다. 욕은 나쁜거야 라고 어릴 적 부터 가르침을 받아와서 (욕=나쁘다) 라고 생각은 하지만, 막상 진심으로 왜 욕이 나쁘고 하면 안되는지는 잘 이해하지 못한다.

종종 언어사용 개선 교육의 차원으로 욕의 어원이나 실제 말뜻을 설명하며 욕을 못하게도 한다. 허나 개인적으론 이 역시 초등교육에선 맞지 않는 것 같다. 도대체 어떻게 욕이 나쁘고 하면 안되는지를 전해야 할까. 이 고민을 해결해주는 책이 바로 '우리 반 욕 반장' 인 것 같다.

주인공 준기는 욕 선생님을 만나서 새로운 교실로 가게 된다. 그 반에는 준기만큼 욕을 잘 하고 욱하는 친규들이 가득했다. 준기는 새로운 반에서 친구들을 보며 적잖은 충격을 받는다. 욕을 자꾸 하다보니 기억력이 나빠지고, 교실 속 화분들은 시들어 가고.

게다가 옆 반에 있는 아이들을 통해 친구들의 솔직한 목소리를 듣게된다. 준기에게 하지 못한 솔직한 목소리들. 욕하는 준기가 싫어도 나에게 나쁜말을 할까봐 싫다는 말을 못하는 성찬이의 목소리가 참 인상깊었다.

'우리 반 욕 반장'은 욕을 하면 안되는 이유를 나 뿐만이 아닌 타인에서도 찾는다는 것이 참 좋았다. 욕을 듣는 다른 사람들의 심정이 어떠하며, 그 솔직한 마음은 어떤지를 잘 보여주었다. 욕을 자주 하는 애들은 아마 준기처럼 뜨끔하지 않았을까? 내 친구들도 혹시 이런 마음일까? 고민했을 것이다. "화가 나는데 어떻게 욕을 안해요" 라는 준기의 질문에 욕을 한다고 화가 풀리는 것도 아니잖니? 하고 답해주는 선생님의 말은 아이들에게 꼭 전해주고픈 메시지였다.

나에게도 좋지않고, 더불어 타인에게도 좋지 않은 나쁜말 사용.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자주 해주는 말들이 책 속 문장으로 많이 보여 신기했다. 이 책 덕분에 내가 잘못된 방향으로 아이들에게 전달한 건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도 들었다. '우리반 욕 반장' 책은 아이들을 위해 학급에 한두권씩 비치해놓고 꼭 같이 읽어보고 싶다. 아이들과 함께 책에 대한 소감을 이야기해보고 자신의 경험담을 나누어보면 좋은 시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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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씨! 욱하고 화나는 걸 어떡해! 팜파스 어린이 5
한현주 지음, 최해영 그림, 박진영 감수 / 팜파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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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새학기가 되면 대략 100권 정도의 학급문고가 교실로 들어온다. 못본 책들도 많고, 관심이 가는 책도 많아 새학기가 되면 덩달아 나도 설렌다.

'우씨! 욱하고 화나는 걸 어떡해!' 는 18년도 학급문고 중에서 가장 흥미가 생긴 책이었다. 아이들은 내가 저희들의 학급문고를 꺼내서 읽으면 덩달아 관심을 보이며 슬쩍 슬쩍 와서 내가 보는 책을 읽어보고 싶어한다. 이 책은 제목부터 아이들의 관심을 끌기에 참 좋았다.

학년이 올라가면 아이들의 다툼도 격해진다. 저학년때는 대부분 말로 해결할 수 있을 정도의 다툼 위주라면 고학년은 정말 치고 박고 싸우기도 한다. 뉴스에선 학폭이다 뭐다 해도 아이들은 여전히 아이들이다. 어른들처럼 차분하게 내 감정을 잘 설명하지 못하고, 저도 모르게 욱! 하곤 한다. 아이가 차분히 진정됐을때 아이에게 거친 말, 혹은 거친 행동을 하게 된 이유를 모르면 화가 나서 나도 모르게 욱! 했다는 답이 가장 많았다.

책의 주인공 태풍이는 어쩐지 교실에 있을법한 욱! 하는 성격의 소유자다. 화가 나면 욱해서 나쁜 말, 나쁜 행동을 해버리고 나중에서야 속으로 후회하는 아이. 하지만 나중에도 자꾸 욱하는 행동이 튀어나와버리는 아이.

아이들도 욱! 하는게 나쁜지 안다. 어릴 적부터 욱하면서 화내는건 하지 마라, 나쁜거다 가르치기 때문이다. 누구나 화를 낼 수 있고 자연스럽게 생기는 감정인데 어른들은 아이들에게는 '화'를 나쁜 것, 내면 안되는 것 처럼 가르치곤 한다. 그래서 아이들은 화를 낸 자신의 행동을 마치 잘못한 것처럼 생각하고, 타인이 나를 향해 화를 내는 것 역시 상대방이 내게 잘못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화를 잘 내는 태풍이가 방글방글 잘 웃는 이모의 조언에 따라 화를 내지 않고 상대방에게 내 의사를 전달할 때의 상황을 잘 보여준다. 태풍이의 행동에 따라 달라지는 친구들의 반응이 자연스럽게 왜 화내며 욱! 해버리는 것이 좋지 않은지를 잘 보여준다.

태풍이가 잘 웃고 항상 긍정적인 이모에게 물어본다. 이모도 화가 날 때가 있냐고. 이모는 물론 자신도 화가 날 때가 있다고 대답해준다. 이모는 태풍이에게 누구나 화는 날 수 있지만 화가 난 이후에 어떻게 행동하는지가 중요하다는걸 알려준다.

"너도 화낼 일이 생기면, 무작정 소리치지 말고 네 마음을 차분히 표현해봐. 지금 네 기분이 어떻고, 왜 화가 났는지를 얘기하는 거지. 그러면 상대방이 네 얘기에 귀 기울이게 되거든. 물론 다툴 일도 없고!"
아이들도 무조건 화 내면 안돼라고 하면 왜요? 하며 반감부터 표현한다. 이 책은 그런 아이들에게 화를 내면 안된다가 아니라, 화가 났을 때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알려준다.

사회 전반적으로 스트레스가 높아지면서 점점 사람들의 화가 늘어나고 있다. 화를 바르게 못내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나쁜 사건 사고도 늘어나고 있다. 화로 가득 차 있는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겐, 화를 잘 내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 필요하다.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아이들을 위한 화 바르게 내는 설명서. 아이들이 공감할만한 이야기를 태풍이라는 주인공을 통해 재미있게 들려주는 이 책이 그런 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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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보면 무섭지 않아 - 2008년 캐나다 총독상 아동문학 삽화 부문 수상작 어린이작가정신 저학년문고 32
질 티보 지음, 자니스 나도 그림, 이정주 옮김 / 어린이작가정신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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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목만 보곤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책이었다. 책장을 넘겼을 때 첫 문장을 보고 아! 하는 깨달음이 있었다. 아픈 아이의 이야기구나.

아직까지 나는 병원과 먼 생활이었다. 주변에 아픈 사람도 없고 나 역시 굉장히 튼튼한 체질이라 잔병치레도 잘 하지 않았다. 건강을 자만하면 안된다지만, 아직까진 건강했기에 처음 마주한 책 속 주인공이 참 낯설었다.

소년은 참 덤덤했고 순수했다. 죽음이 익숙했기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죽음의 인생을 안타까워 하며 보듬어주고 싶어했다. 어린 아이답다 싶었다. 세상을 때묻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기에 죽음이 안고있는 슬픔과 아픔을 곧이 바라볼 수 있는 거였다. 나는 어른이기에 소년의 부모님과 같았다. 죽음은 두렵고 무섭고, 피하고 싶은 존재다. 죽음과 친구가 되고싶은, 진심으로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위로하려 하는 소년이 참 신기했다.

이 책은 신기했다. 죽음과 정말 친구가 되어가는 아이의 이야기지만 이상하게도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했다. 이야기 그 자체만 본다면 참 안타까운 상황인데도 말이다. 죽음과 더욱 친해지는 만큼 소년은 더욱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는 말일테니까. 하지만 이 책은 슬프지도 무섭지도 않다. 주인공이 죽음을 무섭게 바라보지 않으니, 주인공이 죽음에 가까워지고 있는 상황임에도 책은 전혀 무겁고 우울하지 않았다. 오히려 소년의 마음처럼 덤덤하고 애잔하다. 오히려 죽음이 슬퍼하는걸 위로하고 보듬어주듯 따뜻하다.

책은 주인공 소년 그 자체였다.

죽음을 무섭게 바라보지 않는 소년의 말을 통해, 세상의 이치를 알려준다. 낮과 밤, 더위와 추위, 소리와 침묵 그리고 생명과 죽음. 아주 무겁고 어려운 주제를 아주 어린 소년의 말로 들으니 전혀 무겁지도 어렵지도 않았다. 그렇구나 하며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될 수 있었다.

어른이 되어 삶과 죽음을 설명하려 한다면 이렇게 간단하고 명쾌하게 정의 내릴수 있을까? 어려울 것이다. 세상에 때묻지 않은 아이였기에 생명과 죽음 그 자체만을 보고 그 이치를 전달할 수 있는 거였다.
동화책은 아이들만을 위한 책은 아니라고 한다. 이 책은 아이보다는 어른을 위한 동화같았다. 물론 아이들에게 좋지 않다는 말은 아이다. 아이에겐 어렵고 낯선 개념인 죽음과 생명, 소리와 침묵과 같은 세상의 이치를 전해줄 수 있을 것이다. 또 어떤 아이에게는 공감과 위로가 되는 책일 수도 있다. 그리고 나같은 어른에게는 잊고 사는 세상의 이치와 그 본질을 다시 한 번 돌이켜 생각해보게 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어린이의 시절은 결코 돌아갈 수 없는 어른이 되었지만, 잠시나마 어른이 아닌 아이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어른의 시선이 아닌 아이의 시선이라 참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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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이 알아야 할 참 쉬운 비즈니스 초등학생이 알아야 할 참 쉬운
라라 브라이언.로즈 홀 지음, 켈런 스토버 그림, 고정아 옮김 / 어스본코리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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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난 후 느낌은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두루두루 읽어도 좋을 책' 이었다. '초등학생이 알아야 할 비즈니스' 는 <제1장 사업을 시작하는 법> 에 이어 <제7장 기업이 더 고민해야 할 것들> 까지 진행된다. 그 안에는 사업 경영의 기초부터, 생산과 소비, 유통, 기업 경영까지 사회 경제의 전체적인 면을 쉬운 개념과 사례로 재미있게 담겨있다. 책에는 흔히 사업이나 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면 낯설 개념들이 아주 세세한 것부터 다양하게, 또 정말 쉽게 설명되어 있다. 덕분에 초등학생이 아닌 성인인 나에게도 아주 유익하고 즐거운 책이었다. 제목은 '초등학생이 알아야 할' 이었지만 책에 담긴 내용만으로는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모두에게 유익한 책 인 것이다.

2015 개정교육과정으로 2018년도에는 3,4학년 학생들의 교과서가 바뀌었다. 초등학생 4학년과 수업했던 나는 마침 학기 말 아이들과 '생산'과 '소비'를 공부하고, 사업가가 되어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파는 시장놀이를 했기 때문에 이 책이 더욱 가깝게 느껴졌다. 책을 읽는 내내 '아, 아이들에게 2단원 수업을 해주기 전에 내가 먼저 이 책을 읽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내내 남았다.

4학년 사회 2학기 교과서 2단원에서는 '<필요한것의 생산과 교환> 이라는 대단원을 바탕으로 소단원 1. 경제활동과 현명한 선택, 소단원 2 교류하며 발전하는 우리 지역에 대한 내용을 공부한다. 아이들은 1단원 수업에서 우리 주변에서 현명한 소비가 왜 필요하며, 이를 직접 실천하기 위한 다양한 연습을 해보게 된다. 2단원 수업에서는 우리 주변의 상품 생산지를 조사해보고 이를 바탕으로 경제 교류가 필요한 까닭과 다양한 사례를 배우게 된다.

4학년 아이들과 수업하면서 조금 놀랐던 건, 아이들이 생각보다 경제 용어를 굉장히 낯설어 하며 또 어려워 한다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면 용돈을 받아 문구점이나 편의점 등에서 물건을 사보기만 한 아이들은 평소 이 물건이 어떤 과정으로 자신에게 오게 되었을지를 생각 해 본 적이 없었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돈으로 물건을 사는 것을 정말 좋아하지만, 가게에서 물건을 사는 그 과정이 경제 활동이며 자신 역시 '소비자' 활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여태 누구 하나 알려준 사람이 없었다. 이런 아이들에게 사람들이 물건을 '생산' 해서 '판매 및 서비스' 활동을 하면 소비자가 물건을 '소비' 한다는 낯선 용어들은 저희와 동떨어진 개념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국어나 수학, 영어 시간엔 미리 배운것을 잔뜩 뽐내며 자신있게 입을 여는 아이들이, 사회 시간만 되면 입을 꾹 다물곤 한다. 모르기 때문이다. 다른 교과에서도 모르는 내용이 잔뜩인데 반해 유독 사회과에서 아이들의 입이 더욱 꾹 닫혀있는 건 아무래도 경험과 관련된 듯 하다. 개념만 이해하면 문제를 척척 적용할 수 있는 수학 교과와 달리 사회는 아무리 텍스트와 영상자료로 아이들에게 용어와 개념을 설명해도, 아이들 스스로에게 경험하거나 체험한 사례가 없으면 나와는 너무 먼 낯선 세계의 이야기로 들리는 것이다.

<초등학생이 알아야 할 참 쉬운 비즈니스> 라는 책은 내가 직접 사업을 하고 있지 않아도, 처음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이 되어 사업을 준비하는 과정을 천천히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한다. 그 과정에서 '재화'나 '소비', '유통', '교류' 등 각종 개념을 적절한 사례로써 간접 체험하게 해준다. 직접 체험해보지 않아도 책장을 넘기면서 마치 내가 책 속의 주인공이 되어 체험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어 아이들에게 경제 활동의 전반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또한 이 책은 부담이 주지 않는다. 물론 무언가를 가장 확실하게 이해하는 것은 직접 체험하는 것이다. 하지만 부모 입장에서 아이들에게 '네 스스로 사업을 해보렴' 하고 권하기도 쉽지 않다. 큰 마음을 먹고 아이가 개인 사업을 해 볼수 있도록 준비해 주더라도 아이들은 아마 사업 아이디어에서 포기하고 말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아이들이 직접 어려운 것을 해야한다는 부담을 확 줄여준다. 내가 굳이 직접 해보지 않아도, 책속의 주인공의 준비 과정부터 진행 과정을 보기만 하면 된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책을 통해 어느정도 습득된 개념과 간접 경험은 아이들에게 스스로 해 보고 싶다는 용기를 준다. 그리고 직접 해보고 싶어 한다. 책이 아이들에게 동기가 되는 것이다.

특히나 이 책은 사업가와 기업 경영인의 과정을 아주 자세히 보여주기 때문에 아이들의 진로교육에도 아주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으며 책의 단계를 그대로 따라 사업가 될 아이디어를 짜고, 준비부터 판매까지 활동을 해 보게 한다면 그야말로 더없이 훌륭한 진로 체험이 되는 것이다. 책에는 아이들의 실제 사례가 많이 담겨있고, 청소년들이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과정을 잘 담고 있어 아이들이 직접 체험해 보기에도 유용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2단원 수업을 다시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 이 책을 읽고 했더라면, 아이들에게 좀 더 쉽게 경제 용어와 개념을 다가갈 수 있었을 것 같다. 교과서 한 차시의 '시장놀이' 를 좀 더 재구성해서 아이들이 정말 사업가처럼 물건을 생산하고 판매할 준비를 해보며, 직접 판매해보는 전체적인 과정을 체험해보게 해주고 싶었다. 올해는 못했지만 다음 4학년을 만난다면 이 책을 바탕으로 아이들과 수업할 욕심이 생겼다.

아마 3~4학년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 많이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 책이 텍스트가 아닌 만화로 이루어져 있기에 아이들은 내용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아도 아주 즐겁게 이 책을 볼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종종 독서시간에 '만화책 봐도 돼요?' 하고 묻는다. 아이들이 말하는 만화는 학습 만화이다. 나는 적극 좋다고 말한다. 중학년이 되어도 아이들은 생각보다 텍스트를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낮다. 읽기는 유창하게 되도 이해가 잘 안되는 것이다. 만화는 글이 짧고 아이들에게 그림으로 설명해 주기 때문에 어려운 내용을 전달하기에 참 좋다. 그래서 이 책은 3~4학년들이 참 좋아할 것 같다.

내용 자체만으로 본다면 이 책은 고학년에서 중학생, 크게보면 고등학생에서 성인까지 두루 보고 이해하기에 좋다. 특히 진로교육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5~6학년에게 정말 권해주고 싶다.

동화를 좋아해서 동화책 위주로 책을 편식하던 나에게 이 책은 아주 많은 가르침을 주었다. 서점에 가면 동화 코너를 주로 찾곤 했는데, 아마 다음부터는 책 편식을 줄여야 겠다. 초등학생을 위한 비지니스라는 제목이었지만 나에게 만큼은 '성인을 위한 참 쉬운 비지니스' 였다. 너무 배운점이 많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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