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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만의 편의점 레시피 ㅣ 탐 청소년 문학 25
범유진 지음 / 탐 / 2021년 4월
평점 :
엄마가 돌아가신 후, 아빠와의 관계도 틀어져 결국 집을 뛰쳐 나와버린 가출 소녀 이루다. 인적 드문 시장 안의 편의점에 우연히 들어갔다가 그곳에서 아르바이트까지 하게 되었다. 아르바이트 하는 편의점의 주인 할아버지께선 루다에게 제안 하나를 하신다. 이서우 라는 사람을 찾아달라는 제안. 할아버지는 과거에 교통사고를 당해 서람의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하게 되셨다. 다만 이서우라는 아이가 자신에게 해 주었던 음식, 그 음식의 맛으로 이서우를 기억하고 계시는 할아버지. 편의점 음식을 섞어서 만든 그 맛은 짭조름하고, 후루룩 잘 넘어가고, 감칠맛 나는 맛이라고 했다. 할아버지께서 설명하는 맛으로 이서우라는 아이를 찾아야 하게된 루다. 루다는 편의점 레시피 대회를 열어 이서우를 찾기로 한다.
편의점 음식으로 만든 레시피 대회라니! 흥미로운 설정탓에 절로 이 책에 관심이 갔다. 아마 내가 편의점을 꽤 많이 좋아하기 때문일테다. 실제로 나는 학생일 때부터 학원이 끝난 후나 공부를 잠시 쉴 때면 편의점에 들리곤 했다. 여러 가지 간식거리를 큰 돈 들이지 않고 쉽게 구입하기 쉬운 덕분에 가벼운 주머니를 가지고도 마음 편히 들릴 수 있어서였다. 어른이 되어서도 종종 길을 가다 편의점이 보이면 일부러 들어가기도 한다. 편의점에 들릴 때마다 거진 항상 마주칠 수 있는 학생들. 아마 어린 시절에 내가 그랬듯, 이 아이들도 나만큼 편의점이 편한 곳이리라.
실제로 편의점은 학생들이 간단히 요기를 하고 쉬어가는 식당겸 쉼터 역할을 한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학생의 이름표를 달고서 편의점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요새 편의점은 예전의 내가 학생이었던 시절보다 좀 더 역할이 많아졌다. 책을 쓰신 범유진 작가님의 작가의 말을 읽다보면, 2021년부터 경찰청은 편의점 업계와 '도담도담' 캠페인을 전개하고, 편의점 근무자를 아동 학대 신고 요원으로 지정하는 등의 활동을 전개했다고 한다. 실제로 경찰청 안전드림 앱으로 찾아보면 아동 안전 지킴이집으로 지정되어 있는 편의점이 꽤 많다. 아이들이 그만큼 자주, 쉽게 찾아가는 곳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끼니를 거르는 많은 아이들이 편의점에서 아동 급식 카드를 활용하기도 한다. 오늘날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많은 아이들에게 편의점은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됐다.
더불어 편의점 만큼 이 책에서 자주 거론되는 '청소년 쉼터'에 대한 내용도 인상적었다. 쉼터에서 지내는 아이들을 아이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며 편견어린 시선으로 볼 것이 아니라, 가정과 학교에서 온전한 환경을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도록 그 시야를 넓혀야 한다는 작가님의 글이 참 와닿았다. 실제로 나 역시 주인공 루다가 쉼터에서 지내는 모습을 보며 청소년 쉼터에 대해 몰랐던 부분을 좀 더 자세히 알고, 관심을 두게 되었다.
'편의점 음식으로 만든 레시피 대회'라는 설정 탓에 호기심으로 시작했지만, 책을 읽으면서 슬픔과 감동으로 눈물도 흘리고 전혀 생각하지 못한 반전에 놀라기도 하며 너무나 재밌게 읽었다. 특히 책을 읽고 나서 아이들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편의점의 의미나, 내가 잘 알지 못했던 '청소년 쉼터'에 대하여 마음 속 깊이 남는 여운이 생겨 이 책에게 참 고맙고, 감사하다.
편의점 음식으로 여는 흥미진진한 대회의 이야기이지만, 결국은 아이들의 마음을 좀 더 깊이 들여다 볼 것, 어른이라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지 말 것, 아이들의 생활에 좀 더 관심을 둘 것 등 여러 생각거리를 담고 있는 책 '우리만의 편의점 레시피'. 우정과 사랑, 성장이 가득 담겨있는 이 책이 많은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읽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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