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링! 메일이 왔습니다 다림 청소년 문학
이선주 지음 / 다림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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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버 판으로 돌아온 책 '띠링! 메일이 왔습니다'. 처음 보았을 때 나는 내심 속으로 '얼마나 재미있으면 표지도 새로 바꿔서 다시 출간이 되는걸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댓글엔 이선주 작가님의 책이라고 굉장히 기대감을 나타내는 내용이 가득했다. 아직 작가님의 책을 읽어보지 못한 나로서는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이 들 수 밖에 없었다. 잘 알지 못하는 세계에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듯, 나도 청소년 문학에 조심스럽게 다가섰다.


'띠링! 메일이 왔습니다'는 가볍지도 그렇다고 지나치게 무겁지도 않은 중학생 아이들의 이야기를 너무나 잘 담아내고 있다. 이태리 작가님과 3명의 아이들을 중심으로 각기 다른 고민을 풀어나가는 이 책은 3연부작 소설로, 아이들마다 각기 다른 이야기를 풀어내지만 결국 이태리 작가님이라는 끈으로 매듭지어지는 하나의 이야기이다. 다이어트에 집착하는 언니에 대한 고민을 하는 인혜, 매일 놀기만 하는데도 좋은 성적을 내는 친구를 질투하는 현우, 선생님의 불쾌한 스킨십에 난감해하는 은영이까지 이 책 속의 고민은 청소년기의 아이들이 할 수 있는 다양한 고민들을 보여준다.


아이들은 우연히 알게 된 이태리 작가에게 메일을 보내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으면서 고민 해결의 실마리를 잡는다. 이태리 작가 역시 아이들의 메일을 무시하지 않고 끝까지 아이들과 메일을 주고 받으며 소통할 뿐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조언을 해준다.


*언니는 살을 빼는 걸 넘어 세상에서 사라지길 원하는 것 같아요. (거울에 비친 진짜 나는)

*제가 어떤 진실, 그러니까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그 사실을 말하는 것이 잘못된 일일까요? (지킬 박사와 하이드)

*우리 학교에 죽이고 싶은 사람이 있어요 (점과 점을 이으면)



청소년을 주 대상으로 삼은 책일지라도 책 속 주인공들의 고민들은 과거의 나, 아니 어쩌면 성인이 된 지금의 나도 여전히 자주 하는 고민들이기에 책에 깊이 빠져들 수 있었다. 책을 읽을 수록 이 책은 아직 사춘기를 겪지 않은 아이들에게 꼭 선물해서 읽기를 권해주고 싶었고, 이미 사춘기를 겪는 아이들에게도 슬쩍 건내주고 싶었다. 이 책은 마치 아이들의 고민을 자신의 힘으로 극복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참신한 해법서 같았다.

특히 은영이의 고민을 담은 '점과 점을 이으면'은 예민할 수 있는 성 문제를 담고 있지만, 결코 이 문제가 아이들의 잘못이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있어서 참 좋다. 작가님은 고민을 안고 있는 아이들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 같은 두려움에 홀로 떨어져 있는듯한 심리적 감정을 갖는데, 이런 아이들에게 점과 점을 이으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선이라는 존재감을 나타낸다며 격려해 준다. 비단 책 속의 문제 상황이 아니어도 청소년기를 지나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들려주기 참 좋은 말이라 생각이 든다.

나는 주로 그림책과 동화책 위주로 책을 읽고, 소개하지만 요새는 부쩍 청소년 소설에 관심이 간다. 갈수록 아이들의 행동과 생각들이 빨라(?)진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고학년 아이들은 중, 고등학생 아이들과 다름없는 사고 방식을 지녔기에 이 책은 초등학생 용, 이건 중학생 용 하고 딱 잘라 경계지을 수도 없다. '띠링! 메일이 왔습니다'와 같은 청소년 소설을 더 읽어보아야 겠다. 아동에서 청소년으로 나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책 속의 이태리 작가님과 같이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그런 어른이 될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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