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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교양 - 격변하는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지식 11강
스가쓰케 마사노부 지음, 현선 옮김 / 항해 / 2019년 1월
평점 :
#앞으로의교양 #스가쓰케마사노부 #yes24리뷰어클럽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내가 모르는 분야에 정통한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회의감과 경외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30년 넘게 살면서 책보다는 게임과 유흥에 물들었던 나에게 짧은 대담형식의 이 책의 저자와 저명인사들은 작은 실마리와 물꼬를 터주었다. 더 알고 싶고, 더 읽고 싶어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던 이유는 바로 앞으로의 교양이라는 책 제목과 그 속에 숨어 있는 보석같은 내용 때문이었으리라 짐작된다.
미디어, 디자인, 프로덕트(제품), 건축, 사상, 경제, 문학, 예술, 건강, 생명, 인류라는 11가지 주제로 스가쓰케 마사노부(저자)와 각계 저명인사들이 대담을 진행하며 그들의 생각과 철학을 엿볼 수 있었다. 또 앞으로의 교양이라는 책 제목처럼 미래에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에 대한 작은 실마리를 제공하고, 저명인사들의 통찰력을 맛볼 수 있다.
물론 추가적인 공부와 주도적인 학습이 뒤따라와야지 저명인사들이 말하고 있는 다양한 통찰력과 철학적인 지식들을 이해하고 자신의 삶에 뿌리내리도록 배양할 수 있다.
책의 내용을 소개하면....
1장: 미디어
앞으로의 미디어는 사사키 노리히코가 등장하고, 그가 말하는 핵심은 비즈니스에 편집적인 기술과 지식을 겸비해야만 한다는 것이었다. 즉 데이터와 콘텐츠를 모두 갖춰야 매력적인 형태로 유지될 것이라는 말이었다. 경영자가 편집자적인 지식을 갖춘다면 (Generalist) 비로소 앞으로의 미디어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2장: 디자인
앞으로의 디자인은 하라 켄야가 등장하고, 그가 말하는 핵심은 가치를 디자인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가 말하는 가치는 변함없는 본질을 디자인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앞으로 디자인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이 활약할 것이므로 가치가 매몰된 채로 지속됐을 때 인공지능의 잠식을 막을 순 없다고 하였다.
3장: 프로덕트(제품)
앞으로의 프로덕트는 후카사와 나오토가 등장하고, 그가 말하는 핵심은 여러 분야를 통합하는 제품 디자인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즉 지금 우리가 겪는 일상을 보다 좋게 만다는 것이 프로덕트 디자인이라고 설명하고 있고, '이건 되게 심심하지만 아름다워서 제품을 꼭 사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게 하는 것이 앞으로의 제품 디자인 방향이라 설명하였다. 그는 최후의 제품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기개를 갖고 일하겠다고 다짐하였다.
4장: 건축
앞으로의 건축은 이토 도요가 등장하고, 그가 말하는 핵심은 자연과 친밀했던 과거의 모습을 관찰하고, 어떻게 하면 자연과 다시 친밀한 관계를 회복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건물이 안과 밖을 구분짓는 공간적인 개념보다는 소통과 공유의 장으로써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데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말하였다.
5장: 사상
앞으로의 사상은 아즈마 히로키가 등장하고, 그가 말하는 핵심은 정형화된 사상이 아니라 우연성과 오작동에서 비롯되는 인간성을 되찾는 것이 앞으로의 사상가가 찾아야 하는 방향성이라 말하였다. 인간이기 때문에 우리가 사이보그화한다고 해서 우리가 만든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자본주의 아래에서 틀에 박힌 사고와 삶의 미래는 없으며, 계산 가능한 인생이 없다고 못 박으며 우연성을 배제하고 살아가는 인생에는 살 만한게 못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사상 즉 철학은 정답을 주지 않기 때문에 생각과 사색의 힘을 길러주고, 나아가서 스스로 생각하는 인간을 만드는데 도움을 준다고 하였다.
6장: 경제
앞으로의 경제는 미즈노 가즈오가 등장하고, 그가 말하는 핵심은 경제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양극화 현상들이 관찰되며, 이는 성장이 없는 제로 금리 시대를 가져올 것이며, 앞으로의 경제는 근대 사회의 원리에서 벗어나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 하였다. 그가 말하길 자본주의가 경쟁방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미래가 없다고 하였고, 글로벌 기업이 해외진출에서 위치선정을 기존의 방식과 다르게 해야 하며, 기업이 사내유보금을 쌓아둘 필요가 없고, 오히려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고, 주식회사에서 현금 배당 제도를 없애야 한다고 말하였다. 그래야 그가 말하는 경쟁이 없는 사회, 제로금리 시대를 맞이할 수 있다고 하였다.
7장: 문학
앞으로의 문학은 히라노 게이치로가 등장하고, 그가 말하는 핵심은 사람들에게 읽힐 수 있는 소설을 지향해야 하며, 근원적인 물음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는 것이 소설이라 설명하였다. 소설 속에서는 내가 아닌 제2의 사람을 만들어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이것이 독자들로 하여금 '읽히게' 만드는 요소라 하였다. 따라서 앞으로의 문학에서는 독자를 감동시키는 소설을 만들어야 하며, 독자에게 귀중한 체험을 선사해야 한다고 하였다. 우리 인생처럼 우연한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계획된, 엄밀하게 조건지어가면서 문제를 제시하고, 답을 찾기 위해 사고하는 과정인 것이다.
8장: 예술
앞으로의 예술은 마쓰이 미도리가 등장하고, 그가 말하는 핵심은 예술은 상호관계를 보여주는 분야로써 '사회참여예술'이 주요 트랜드가 될 것이며, 사회 구성원이 직접 참여하는 예술을 지향해야 한다고 하였다. 관계 속에서 그들의 창의성과 예술성을 교류하고, 공유해야하며, 과거 수동적인 예술(관찰)에서 적극적인 사회참여예술형으로 바뀌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하였다.이것은 소비로 없어질 문화가 아니라 사람들이 함께 행동함으로써 도시 속 인간의 유기적 관계를 드러내고, 삶의 기쁨을 만끽하는 활동이라고 설명하였다. 예술이란 기존에 알던 자기만의 영역 밖으로 한발 내딛은 계기이자 자기 속 미지의 영역과 만나는 계기라고 설명하였다(p.245).
9장: 건강
앞으로의 건강은 이시카와 요시키가 등장하고, 그가 말하는 핵심은 예방의학을 주목하라고 주문하였다. 예방의학이란 한정된 자원 안에서 누구를 구하고, 누구를 구하지 않을지 결단을 내리는 학문이며, 눈에 보이는 것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구분하는 학문이라 하였다. 100세 시대를 살아가며 물질을 가진 것에 가치를 두는 시대가 끝났고, 일방적으로 가치를 심어주는 교육환경에서 벗어나 큰 질문을 품는 문화와 인생을 만들어야 한다고 하였다. 큰 질문은 예를 들어 "맛있는 맥주는 무엇인가?, 왜 가난이 없어지지 않을까?, 사회복지다움은 무엇인가?, 무엇이 인류에 최대로 공헌하는 길인가?" 등의 물음이다. 쉽게 답 할 수 없는 질문으로 각자의 삶에 '사명'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며, 그것이 100세 시대를 끝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라 하였다.
10장: 생명
앞으로의 생명은 이케가미 다카시가 등장하고, 그가 말하는 핵심은 기계는 생명을, 생명은 기계를 지향한다는 말로 설명하였다. 그리고 인공 생명 연구는 '사랑스러운 것'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하였다. 불안정성 속에서 안정성이 발현되는 것처럼 불규칙 속에서 규칙이 만들어지는 현상을말하였다. 그리고 인공 생명이란 생명이 깃든 곳에 존재하는 자율성을 인공적으로 생성시킨 것이라 하였다.
11장: 인류
앞으로의 인류는 야마기와 주이치가 등장하고, 그가 말하는 핵심은 인류가 동물로부터 멀어지기 시작했으나 인터넷이라는 장벽을 만나 다시 회기하는 중이라 하였다. 채집생활에서 벗어나 목축과 육식을 하면서 남는 시간을 두뇌를 발전시키는데 활용하였으나 인터넷으로 연결된 세상이 점점 더 좁아지고 서로를 믿지 못하는 상황에 노출됐다고 하였다. 그래서 이 시대를 살아가며 내가 신뢰하고, 관계하는 사람이 고작 150명이 불과하다는 연구를 토대로 과거 채집생활을 할 때 집단활동과 유사하는 점을 지적하였다. 따라서 앞으로의 인류는 인터넷이라는 데이터 의존성에서 벗어나야 하며, 동물과 다른 '생각하는 힘, 응용하는 힘'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작가는 11명의 저명인사와 대담을 나누면서 그들을 이해하고, 질문하기 위해서 그들의 저서부터 잡지, 예술작품, 비평서 등등 관련 자료를 치밀하게 준비한듯한 모습을 보였다. 에필로그에서 말하듯이 인간의 두뇌용량은 한정적이어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하였고, 적은 두뇌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할지 고민했다고 하였다. 그는 앞으로의 교양이라는 것처럼 나와 다른 학문에 정통한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면 내가 겪어보지 못했고, 경험하지 못했던 부분을 '간접'적으로나마 이야기하고, 생각해볼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활동이라 하였다. 이어 11명의 저명인사를 만나면서 작가가 느낀 것은 '정말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알고 싶은 것만 많을 뿐이다.'라고 자신의 심경을 이야기하였다.
지구상에서 수천만권의 책들이 존재하고 있고, 하루에 한 권씩 읽을 수 있어도 평생을 다해도 읽지 못할 만큼의 지식과 지혜가 있지만, 지금까지 등장한 책보다도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책이 나오고 있으며, Deep learning 기술은 왓슨과 같은 인공지능에게 지금까지 나온 모든 책을 24시간 동안 쉬지않고 학습하도록 프로그램화할 수 있다. 과연 인간이 인공지능을 단순 암기 또는 비교분석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까?
이 책에서 전반적으로 느낀 것은 위기감이었다. 책 제목처럼 앞으로 우리가 맞이할 세상에 대한 '예언'은 아니었으나 각 분야에서 통찰력을 가진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이여서 신뢰가 높아보였다. 그리고 과연 내 사명은 뭘까, 100세 인생을 살면서 내가 가져야 할 큰 질문은 뭘까 하는 생각을 하였고, 작가의 마지막 말처럼... 아는 것은 없는데, 알고 싶어하는 것은 많다는 말에 가장 큰 공감을 하였다.
*이 책은 yes24리뷰어 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