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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회찬님의 유고산문집이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얼른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을 신청하였다. 평소에 존경했던 선생님의 생각과 철학을 공부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뉴스 한 쪽에서는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하고 있고, 흠집을 냈으나 상관없었다. 어차피 뉴스 속에서 이야기하는 사실은 변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yes24 리뷰어클럽을 통해서 제공받아서 읽었지만 만약에 리뷰어에 선정되지 않았어도 새 책을 사보고 싶을 정도로 궁금했었던 이야기다. 트위터나 살아 생전에 촌철살인을 일삼고 대정부질의나 국회의원으로써 그 분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기회는 많았기 때문이다. 매료됐다고 할까? 평범했던 내가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어쩌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 당시 국민들은 분노했다. 배신감과 역겨웠던 그들만의 잔치 덕분에... 그래서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리고 옳은 말을 직설적으로 하였고, 떄로는 비유적으로 돌아서 뒤통수나 옆구리를 강타하던 고 노회찬 선생님의 어록들은 막막한 일상과 팍팍한 삶에 다양한 재미(?)를 주는 돌파구였다.
2004년부터 2018년까지의 기록으로써 고 노회찬 선생님의 '난중일기'처럼 쓰여있었고, 그 당시에 일어났던 사건을 감내하면서 어떤 생각을 하였는지 알 수 있는 책이다. 평소에 책을 읽으면 줄 치면서 읽기 때문에 여러 군에 낙서 아닌 낙서를 많이 하였다. 그래서 더욱 재미있고, 화가 나거나 슬퍼하면서 읽었던 책이라 기억이 많이 난다. 그분이 노동운동을 하면서 가졌던 생각들과 철학을 공부할 수 있고, 왜 그렇게까지 노동자를 위해서, '투명인가'처럼 살아온 나를 포함한 우리를 위해서 끝까지 노력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가늠해볼 수 있다.
자신이 묵묵히 걸어왔던 그 길 위에서, 노동자에게 한 없이 약했던 그러나 대한민국의 기득권과 정치세력 앞에서는 한없이 당당하고 강하게 대응했던 그분의 이야기는 읽으면서 참 좋았다.
그 중에서 감명 깊었던 부분을 소개하자면...
p.232
"투표를 거부한 50%에 가까운 유권자들의 질책은 그중 가장 두려운 대목이다. 투표기권을 나태한 시민의식의 소산으로 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어느 누구도 믿을 수 없으며 누가 되더라도 나아질 것이 없다는 절규 앞에서 진보정치는 과연 당당할 수 있는가?"
투표율이 높아졌으나 선진국에 비해 아직도 모자른 부분이 있으며, 이번 정부를 출범할 때 70%을 겨우 넘긴 투표율을 보면 2008년보다 조금은 나아지고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선거를 통해서 세상을 바꾸고, 진정한 민주주의를 표방해야 하는 우리가 선거를 할 때면 왜 항상 남의 이야기처럼 행동하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었다. 관심을 보이지 않기로서니 "내가 한다고 뭐..."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고 미리 짐작하고, 패배의식 속에서 선거, 정치를 바라보고 있으니 소위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해버리는 것이 안타까웠다.
정치를 잘 모르지만 선거에서 우리의 권리를 반드시 행사해야 함을 평소에 생각하고 살아왔다. 최근에 들어서야 왜 아직도 노동자들 편에 서서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대접을 받지 못하는지 이해가 되는 듯 하다.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고, 선거철에만 "당신들을 위해서 일하겠습니다."라고 하는 가면을 쓴 그들의 모습 속에서 사실.... 진심이 느껴지지 않았다. 내려놔야하는 그들만의 권력과 혜택을 끝까지 놓치지 않아려고 발악하는 모습을 보면... 괜히 미안해지기까지 한다. 앞으로는 돈, 권력을 무서워하는 것이 아니라 힘없는 유권자, 세상에 이름없는 이들, 6114번 버스에서 새벽 3시에 출근하시는 분들, 자신의 삶을 묵묵하게 견뎌내시는 분들을 무서워하고 두려워하는 정치인이 더욱 많이 나오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다.
두 번째는
p.269
"목표달성보다 운동 자체를 예술화하고 인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인간다운 운동, 인간의 얼굴을 한 운동이어야 한다는 말씀이다. 신영복 선생은 '세상에서 가장 긴 여행은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 길'이라 했다. 가슴에서 발(실천을 뜻한다)까지 가는 여행은 더 힘들다는 말도 덧붙이셨다."
언행일치의 삶이 이렇게나 힘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요새들어서 자주 한다. 새벽 6시에 일어나는 '챌린저' 프로그램에 도전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다. 하지만 좋은 습관을 만드는 것은 100세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노동운동에 일가견 있었던 고 노회찬 선생님의 말씀 속에서는 참 다양한 어록이 탄탄생하였다 그러면서 신영복 선생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아주 칭찬하면서 읽었다는 대목을 보고, '나도 읽었었는데...'라고 공감하였다. 신영복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 그분의 통찰력과 아름다운 문장력 덕분에 읽으면서 나를 다시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고, 이 책도 마찬가지로 나에게 나를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문장으로 적혀있다.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진심을 다해서 '이해'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다. 여러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부류를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선에서 여러 사람을 보며 100% 진심을 다해서 '이해'하는 현인은 자주 만나볼 수 없었다. 그만큼 나의 식견이 짧기 때문이리라. 그래서 배울 곳은 넘쳐나고, 배우고 싶은 학문과 분야는 넘쳐난다. 나의 능력의 한계를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현실적으로 더 '다양한' 사람을 만나보고,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 책은 대한민국, 우리나라의 절대 다수를 위해 쓰여진 책처럼 느껴졌다.묵묵하게 자신의 삶을 감당해내는 사람들을 위해서 말이다. 위로의 의도를 갖고 적혀있는 문장들이 있었는데, 그 목적을 성실히 수행하고, 목표를 충분히 달성했다고 생각한다. 아쉽다. 그리고 더 읽고 싶었다. 그러나 이제 이 세상에서 고 노회찬 선생님의 어록은 더 이상 볼 수 없다. 그래서 아쉽다. 읽은 후 아쉬움이 남는 책을 오랜만에 봤다. 끝.
* 이 책은 yes24 리뷰어 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