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자폐 어린이가 꼭 알려주고 싶은 열 가지 - 개정증보판
엘런 노트봄 지음, 신홍민 옮김 / 한울림스페셜 / 2016년 5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폐어린이 #한울림스폐셜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것이 힘들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짓고, 구분하는 것으로부터 차별이란 이슈가 등장한다. 장애를 가진 사람으로써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는 당사자가 아니고서는 힘들다. 이 책은 브라이스라는 자폐아이가 들려주는 이야기 형태의 질적연구 결과를 번역한 책이다. 그 사람의 생애 이야기일 수도 있고, 그가 성장하면서 겪었던 경험을 이야기할 수도 있다. 자폐 어린이가 우리에게 알려주는 10가지는 살아가면서 겪은 경험에 근거하여 기술한 내용이다. 10가지 사실이 와닿지 않으수도 있고, 크게 와닿는 장면도 있었다. 10가지를 간략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나는 어린이다.
가능성이 아직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장할 수 있다는 말이다. 자폐라는 특성 때문에 규정하고, 구분하는 순간, 당사자는 자립할 수 없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진다. '장애'를 갖고 있다는 이유로 기회를 박탈해서는 곤란하다.
2. 나의 감각은 무척 예민하다.
감각이 에민하면 어떤 반응을 할까? 100의 자극을 150, 200까지 느끼는 것을 뜻한다. 우리는 감각기능이 발달해있고, 다섯가지 감각을 통해서 사물과 사건을 느끼고, 기억한다. 자폐성 장애인은 이런 감각 중 어느 한 쪽이 매우 발달하여 예민하다. 그래서 반응행동이 나타나고, 자해를 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한다. 그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3. '하지 않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은 다르다.
장애의 특성으로 인해서 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분명 존재한다. 갑자기 내가 독일어를 능숙하게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TV를 끄고, 책상에 앉아 독일어로 된 동화책을 읽지 않는 것은 나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하지 않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의 차이를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막상 자신의 자녀에게 '공부'를 가르칠 때는 적용이 쉽지 않다. 수학선생님도 자신의 자녀에게 수학을 가르칠 수 없는 것은 머리와 가슴이 따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4.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말을 글자 그대로 해석한다.
순수하다. 시키는 것을 시키는 대로하고, 글자 이면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다. 그래서 사회성이 떨어진다는 말을 듣는다. 속담, 관용어, 동음이의어, 함축적인 말, 은유, 넌지시 하는 말, 비꼬는 말들을 들으면 이해하지 못한다. 즉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5. 나는 의사소통하려고 애쓰고 있다.
내가 지금 생각하는 것을 타인에게 표현하는 것, 그러나 그 표현 방법의 차이가 존재한다. 자신의 생각을 전달할 때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바로 자페성 장애인이다. '반향언어(echolalia)'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문맥이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이해해야 한다.
6. 나는 이미지, 시각에 의존한다.
문자보다는 시각, 이미지가 훨신 이해하기 수월하고 쉽다.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다면 불안해하지 않고, 반응행동이 덜 나타난다. 그리고 학습장애 또는 매우 느린 학습 스타일이기 때문에 여러 번 반복해주는 것이 좋다.
7. 할 수 없는 것보다는 할 수 있는 것에 관심을 가져주세요.
단점보다는 장점에 좀 더 신경을 많이 써야하고, 할 수 있는 것을 눈여겨보고, 격려해주면 오히려 신이 납니다. 능력이 부족한 아이, 고쳐야 할 것이 많은 아이라는 생각을 접고, 자폐성 장애인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주면 자신감이 높아진다.
8. 친구를 사귈 수 있게 도와주세요.
사회성이 떨어지는 것은 자폐성 장애인의 특징이다. 문맥을 이해하지 못하고, 앞서 이야기했듯이 글자 그대로 해석하기 때문에 어울려서 놀지 못한다. 다른 사람의 표정, 몸짓, 감정을 읽을 줄 몰라서 당황하기도 합니다. 재미있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를 몰라서입니다. 조금은 기다려주고, '괜찮아?'라고 물어봐주세요.
9. 분놜작의 원인이 무엇인지 확인해주세요.
예민한 감각을 소유한 자폐성 장애인이 있으면 그 반대도 있다. 둔감한 감각을 소유하여 자기자극행동을 하거나 그동안 쌓였던 자극이 한계를 넘어서 일시에 폭발하는 모습도 나타난다. 그래서 분노발작을 일으키는 시간, 환경, 사람, 행동들을 기록해두면 행동유형을 발견하고, 지원할 때 효과적이다.
10. 나를 무조건 사랑해주세요.
에로스적인 사랑, "네가 이렇게만 해준다면,", "너는 왜 저걸 못하지?" 등의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자폐는 당사자가 선택한 것이 아니다. 자폐인을 하나의 무능력한 사람으로 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내가 어떤 사람으로 성장할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잘 해낼 수 있고,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봐주세요.
편견을 가진 사람이 읽으면 뜨끔할 내용이 있다. 자폐성 장애인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과 생각이 차분해진다. 생각이 많은 사람은 단순해지고, 생각이 단순했던 사람은 복잡해진다. 10가지 질문, 이야기는 10가지의 상황으로 치환된다. 모든 사람이 같은 경험을 하지는 않겠지만, 브라이스라는 자폐성 장애인의 삶을 통해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인상적이다. 성장기를 다룬 영화의 느낌도 나고, "진짜 있었던 일이야?"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직장의 모습 속, 일상 속, 학교 속, 가정 속에서 충분히 10가지 상황을 경험했거나 경험할 것이다. 자폐성 장애인의 강점을 바라보고, 관찰하여 집중하였는지에 대해서 자문해보면, 그렇지 않다.
일을 하면서도 자폐성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편견이 존재하고, 그것이 닻효과를 가져왔다. 나는 장면 장면마다 우측으로 치우친 행동과 말로 10가지 이야기와 반대되는 행동을 일삼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읽으면서 이렇게 했었으면 안 됐구나를 깨닫는다. 10가지 중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바로 "강점에 집중" 접근법이었다. 당사자에게 과연 물어보고, 일을 하거나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참여를 유도했을까? 대부분은 서비스 제공자의 입장을 반영하여, 조금 수월한 방향을 잡았을 것이다. 그것이 사회복지시설이던, 복지관이던, 장면이 차이가 날 뿐, 자폐성 장애라는 장애 특징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정도와 횟수의 차이가 있겠지만, 이 책을 읽음으로써 반면교사를 삼아야하는 기준점을 세울 수 있었다. 끝으로 19살 브라이스에게 들려주고픈 엄마의 10가지 충고와 부모로써 가져야 할 삶의 태도를 소개하고 독후감을 마치겠다.
#joshua #liebman
A Parent's Commandments by Joshua Liebman
Give your child unconditional love, a love that is not dependent on report cards, clean hands, or popularity.
(아이에게 조건 없는 사랑을 주어야 한다. 성적표, 깨끗한 손이나 평판에 좌우되지 않는 사랑을.)
Give your children a sense of your whole-hearted acceptance of their human frailties as well as their abilities and virtues.
(아이에게 당신이 온 마음으로 받아들여준다는 느낌을 전해주어야 한다. 아이의 능력과 장점 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단점까지도 받아들여준다는 느낌을.)
Give your children your permission to grow up to make up their own lives independent of you.
(아이가 성장하여 당신을 떠나서 독립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허락해주어야 한다.)
Give them a sense of truth...Bestow upon your child the blessings of your faith.
(아이에게 자기가 실제로 존재하고 있다는 느낌을 전해주어야 한다.)
These are the laws of honoring your son and your daughter.
(이것이 당신의 자녀를 명예롭게 할 법칙이기 때문이다.)
Joshua Liebman
(조슈아 리브먼)
19살 내 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10가지
1. 모범이 되는 사람이 되어라 - 신입생이었을 때 네가 높이 평가했던 그런 졸업생이 되길 바란다.
2. 도덕성에 절대 흠집을 내지 마라. - 평생에 걸쳐 정직, 신뢰, 친절을 실천하며 명성을 쌓아도, 이는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거짓말 한 마디, 신의 없는 행동 한 번, 무심코 내뱉은 말 한마디, 한 번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느 데는 몇 년이 걸린다. '다시는 그런 짓을 하지 않겠다.'는 맹세를 증명하는 방법은 시간이 흐르는 것 말고는 다른 것이 없다.
3. 현재를 충실히 살아라 - 현재를 일시적인 것으로 흘려버리면, 수많은 소소하고 일상적인 삶의 즐거움을 놓치게 될 것이다.
4. 예의가 중요하다. - 막 싹을 틔어가던 사랑이 식사예절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 식어버리는 경우가 아주 많다.
5. 기다려라! 너만의 특별한 사람은 있다. - 너에게 특별한 어떤 사람이 언제 어디에서 네 앞에 모습을 드러낼지 우리는 모른다. 하지만 기다림은 그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너를 둘러싼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얻은 경험들을 통해 배우도록 해라. 다시 말해 인생에서 너의 성공의 척도를 누군가의 반쪽이 되는 데 다렬있지 않다는 사실도 알아두기 바란다.
6. 도움을 청해라 - 강인하고 성숙한 사람은 도움이 필요할 때 부탁할 줄 알고, 도움을 주는 사람들에게서 배울 줄 안다. 다시 말해, 다른 사람들이 네게 도움을 부탁할 때 넌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7. 꿈을 간직하기 위해 애써라 - 사람이 꿈과 목표 없이 살아서는 안 된다. 하지만 네가 꿈을 추구하는 동안에 먹고 살아갈 수 있는 직업기술이 필요할 것이다. 꿈을 가지되, 현실을 직시하고 고용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기 바란다.
8. 균형감을 유지하라 - Max Ehrmann(1927) "Desiderata"의 구절 "자신을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게 되면, 당신의 마음은 허영심에 젖거나 쓰라리게 될 지 모른다. 당신보다 더 잘난 사람들과 더 못난 사람들은 늘 있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9. 투표하라 - 복잡하다는 것을 핑계로 선거에 참여하지 않고, 의견과 사실을 구별하려는 노력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10. 최선을 다해 마무리하라 - 네가 달리던 그 모든 시간들을 기억하기 바란다. 경기는 혼신의 힘으로 결승점을 통과할 수 있는 사람에 의해 판가름 난다. 계획된 업무를 정해진 시간에 끝마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동료직원만큼 믿음직 스러운 이도 별로 없다.
마지막으로 세상엔 네가 필요하다.
- 자신을 어떻게 정의하고, 어떤 말을 사용하는가? 그리고 어떤 말이 움직하게 하는가?
- 어떤 감각과 감각적 경험들이 여러분을 미치게 만들고, 위안을 주고, 지치게 하거나 기운나게 하는가?
- 여러분은 자신이 할 수 없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을 구분하는가?
- 여러분의 사고방식은 어떤 유형인가? 자녀의 사고방식과 어느 정도 일치하고 충돌하는지 알고 있는가?
- 언어 이외에 어떤 방식으로 여러분은 자신의 요구와 욕구, 그리고 세계관을 전달하는가?
- 여러분의 주된 학습방식은 무엇인가? 그리고 자녀의 학습방식과 어떻게 비교되고 대조되는가?
- 여러분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어른인가? 여러분의 인생은 부정적인가, 긍정적인가, 특별한 일 없이 평온한가?
- 여러분의 사회적 지수는어떻게 되는가? 여러분은 의견이 다른 사람들을 존중하고 받아들이는가?
- 여러분의 자기 조절 능력을 방해하는 것은 무엇인가? 여러분은 분노발작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 여러분은 자신을 무조건 사랑하는가? 그리고 자녀를 충분히 무조건 사랑할 수 있는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Our life is what our thoughts make it"
("우리 인생은 우리가 생각하는대로 이뤄진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