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에크하르트 톨레 지음, 노혜숙.유영일 옮김 / 양문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에크하르트툴레 #지금이순간을살아라

어느 날 마음이 두근 거렸다. 머리를 써도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잠이 오지 않았고, 눈을 감고 있어도 생각이 또렷했다. 커피를 마셔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호르몬 작용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었다. 마음 속에 어떤 것이 움직였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다. 어렴풋했다. '무의식'이었다. 현재 내 상태를 점검했다. 여기는 어디있고, 지금 무얼 하고 있는지 말이다. 생각에 잠시 잠겼다. 그런데도 마음이 평화롭지 않았다. 잡념이 생겼다. 잡념이 머릿속을 휘저었다. 살아 숨쉬는 생물처럼 말이다.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곳 저곳을 움직이더니 나중에는 나에게 말을 걸었다. "지금 행복합니까? 지금 잠이 옵니까? 지금까지 뭐했습니까?" 남과의 비교를 시작하더니 급기야 나를 원망까지 하였다. 신세를 한탄했고, 현재 상태를 비관하였다. 생각이 나를 지배하는 순간의 짜릿한 경험이었다. 소름이 살짝 돋았다. 생각이 나를 지배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에크하르트 툴레는 '지금'을 강조했다. 현존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쓸모없다고 강하게 말했다. 저자는 '이 순간에 존재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독자들은 살짝 헷갈렸다. 나는 지금 책을 읽고 있는데, 나에게 현시하라고, 현존하라고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강조했기 때문이다. 강조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깨달음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인간이 만들고, 창조하고, 따르는 종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자신이 깨달은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하면 지금 당장 행복할 수 있는지 노하우를 이야기했다. 지금 당장 행복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들려면 '현존'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온전히 나를 수용하고, 나의 상태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야 말로 현존하는 연습이라고 하였다. 우리는 흔히 시간을 매개물로 현실에서 존재하는 것을 가늠한다. 시간이 오고 가고 앞으로 다가올 고난과 고통, 상황에 대비한다. 시간이 척도라 생각했다. 그러나 에크하르트는 전혀 다른 주장을 하였다.

시간은 더 이상의 척도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 이유는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1초라는 시간 앞을 우리는 보지 못한다. 그런 느낌만 가진다. 1초라는 시간 전에 '나 그렇게 될 줄 알고 있었다.'라고 말하는 이는 거짓말쟁이다. 솔직한 사람이 아니다. 우리는 한치 앞을 볼 수 없다. 1초의 미래를 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우리가 우연한 상황 속에서 난처한 일을 겪는 일이 없어질 것이다. 인간은 불완전하고, 인간이 만들어 놓은 '척도'는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고 말할 수 있다. 고통과 고난이 없는 상태에서 우리는 행복을 느낀다. 그러한 행복을 위해서 속된 말로 '일을 하고, 돈을 번다'. 누구는 돈을 벌어서 시간을 사야 한다고 말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그 말은 틀렸다. 시간은 살 수 없으며 현재 두 발을 땅에 딛고 서있는 본인이 당당해야 하고, 정당하고, 우둑해야 한다. 바람이 분다고 쓰러져서는 안 된다. 그래서 전략적으로 '지금 이 순간을'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오묘한 설득력이 있는 문장이다. 밥을 먹고, 옷을 입고, 일을 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일련의 과정이 루틴처럼 돌아가고 있다. 그래서 예측했다고 말하는 허풍이 사실은 허풍을 넘어서 거짓으로 판명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간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가장 궁금했다. 미래를 걱정하지 않는다는 뜻이 포함될 것일까? 마음이 신체를 지배한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 말이 농담이 아니다. 말과 생각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가. 신체의 능력과 하드웨어를 변화시켜 버린다. 이는 지금 순간 순간을 충실하게 착실하게 살아야 함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이유이다. 외적인 요인으로부터 내가 그토록 그리고 기다리던 행복은 찾을 수 없다고 강하게 이야기한다.

행복은 어디서부터 오는가. 행복은 감각이라 할 수 있고, 우리 100년 생의 최종 목적일 수도 있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면 그 100년 인생을 앞당길 수 있고, 더욱이 온전한 나로 살아갈 수 있다는 점이다. 얼마나 멋있는가. 한 인간으로써 성숙해져 간다는 말이 참 와닿는다. 성숙, 인간은 무르익으면 익을 수록 고개를 떨구고, 겸손해진다. 벼이삭처럼 말이다.

마지막 p.319에 나오는 내용을 읽고 독후감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있는 그대로에 내맡겨 완전히 현존하게 되면, 과거는 힘을 잃게 됩니다. 당신에게는 과거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됩니다. 현존이 열쇠입니다. '지금'이 열쇠입니다.".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야 한다고 누차 이야기하고, 강종하지만 잘 되지 않는 이유는 아는 것과 실천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시간이 갈수록 더 빨리 흐른다는 생각이 점차 강해집니다. 선명하고, 총명한 기운이 줄어들고, 흐리멍텅한 정신 상태로 변하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 우리, 힘내서 이겨나가 봅시다. 현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되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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