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자 더클래식 세계문학 컬렉션 (한글판) 6
칼릴 지브란 지음, 유정란 옮김 / 더클래식 / 201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예언자 #칼릴지브란 #더클래식
칼릴 지브란이라는 작가를 처음 접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책의 두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문장과 어떤 생각, 어떤 철학을 갖고 글을 쓰냐에 따라서 독자에게 잔잔한 울림 또는 요동치는 떨림을 줄 수 있다는 것 말입니다. 이 책은 120페이지 정도 되는 얇은 책임에도 사랑, 결혼, 아이들, 주는 것, 먹고 마심, 일, 기쁨과 슬픔, 집, 옷, 사고파는 일, 죄와 벌, 법, 자유, 이성과 열정, 고통, 자아를 아는 것, 가르치는 것, 우정, 말하는 것, 시간, 선과 악, 기도, 즐거움, 아름다운, 종교, 죽음, 작별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합니다. 구구절절한 이야기보다 축약되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지만 누구나 이해할 수 없는 말로써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책이었습니다. 1883년에 레바논에서 태어난 칼릴 지브란이라는 작가가 미국에서만 900만부가 팔린 이 책을 어떻게 집필할 수 있었을까 궁금했고, 작품 해설과 작가 연보를 보면서 조금이나마 시대적인 상황을 접목시켜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울림이 잔잔하면서도 오래 지속됐던 부분은 사랑과 자유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잠시 소개를 하면 "사랑은 저 자신 외에는 아무것도 주지 않으며, 사랑은 저 자신 외에는 아무것도 취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소유하지 않으며 소유되지도 않습니다. 사랑은 다만 사랑으로 충분하기 때문입니다."라고 합니다. 사랑은 그 자체로 충분하며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취하려 할 때는 혹독한 대가를 치룬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사랑한다고 고백하고, 사랑을 이야기하지만 정작 사랑을 제대로 해본 적이 있을까 생각했고, 제 자신을 속이는 대답을 하곤 했습니다. 사랑은 양면의 칼날처럼 나와 상대방을 성장시키기도 하지만 나와 상대방을 잘라버리기도 한다고 말합니다. 무섭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런 것도 같습니다.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볼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자유에 대한 부분은 "자유를 하나의 목적이자 완수할 임무라 더 이상 말하지 않을 때, 비로소 자유로울 것이다."라고 합니다. 철학적인 문장이여서 곱씹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더 부자가 되고 싶고, 여행을 하고 싶고, 더 좋은 차를 갖고 싶고, 더 넓은 아파트에서 살고 싶다고 갈망하고 열망합니다. 갖고 있으면 더 갖고 싶고, 소금물을 삼키듯이 우리가 느끼는 갈증은 어떻게 생겼는지 도저히 채워지지 않는 것처럼 다가옵니다. 그래서 칼릴 지브란은 자유라는 애매 모호한 개념을 가져와서 설명하는데, 참으로 좋았습니다. 우리가 갈망하고 있는 것, 열망하고 있는 것을 놓아버리면 진정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현실에서 어려운 일이지만 그래도 '해답'을 정해준 것 같아서 무릎을 탁 쳤습니다.

또 "우리가 벗어 버리려는 것이 근심이라면, 그 근심은 그대들에게 떠맡겨진 것이 아니라 그대들 스스로 선택한 것입니다." 또 "그대들이 떨쳐 버리려는 것이 공포라면, 그 공포는 두려워하는 자의 손아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대들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현재 근심, 걱정을 하고 밤잠을 설치면서까지 더욱이 꿈속에서도 일을 하면서 걱정을 놓치 못하는 것은 어떤 사람이 우리에게 시켜서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명쾌하게 답을 던져줬습니다. 아이러니 하면서도 독자로 하여금 웃음짓고, 한편으로는 '그래 맞다'라고 맞장구 칠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심오한 내용을 담고 있었으나 그 내용이 심오하지는 않았고, 오히려 쉽게 읽히는 듯 보였으나 사색을 하며 곱씹으면 씹을 수록 단맛과 쓴맛 등 다양한 맛이 느껴지는 문장으로 채워진 이 책이 고전문학으로써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이유는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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