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칭 뽕따맛이라고 불리는 소다맛은 대체 무슨 맛일까?하는 의문은 누구나 한 번쯤은 가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라서 어릴 적 소다맛이라 칭하는 식품의 뒤편 성분분석표를 뒤져본 적이 있다. 이 성분분석표를 뜯어 본 결과 대다수의 소다맛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합성착향료의 종류를 알아 낼 수 있었다. 그 결과는 아래와 같다.


*레몬/라임/오렌지 등 시트러스 계열의 향료

*사과 향료

*우유/요거트 등 유지방 계열

*민트 향료

우선 이 네가지 재료의 조합인 것만은 확실하다.


각 계열별로 하나씩 섞어 실험을 해보았는데,

1. 라임>레몬>오렌지 순으로 뽕따와 비슷한 맛이 난다. 

2. 사과는 없어도 되지만 넣는게 확실히 향이 조화가 잘 된다.

3. 노란색 야쿠르트는 탈락, 아예 맛이 다르다. 윌이나 불가리스같은 마시는 요거트가 가장 비슷하며, 떠먹는 요거트는 맛은 비슷하게 나지만 육안상 덩어리가 떠다녀서 좀 거북하다. 그냥 우유는 너무 밍밍하다.

4. 시중에서 구하기 쉬운 민트가 페퍼민트와 스피어 민트라서 이 두 가지만 해보았는데, 둘 다 민트 맛이 너무 강하다. 아주아주 소량만 넣거나 훨씬 부드러운 향이 나는 다른 민트를 구하는게 나아 보인다.


현실에 치여 이 이상의 실험은 하지 못하고 있다.

누군가 이 뻘글을 발견한다면 실험을 이어가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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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새부턴가 오이가 호불호가 갈리는 대표적인 채소로 불리고 있다. 처음에는 그저 취향과 감각마저 스스로 정하지 못하고 남들의 모든 것을 베끼려 드는 사람들의 새로운 놀이인가보다 하고 그냥 혀만 차고 넘겼지만, 해가 갈수록 이들의 만행이 심각해지는 중이다.


 최근에는 슬슬 날이 더워져 식당의 따끈한 된장국이 얼음 동동 띄운 오이 냉국으로 바뀌었겠지-싶어 종종 가던 분식집을 찾았다. 그런데 이게 웬걸, 냉국은 냉국인데 노오란 대가리가 떠다니는 콩나물 냉국이 나오지 뭔가. 안면은 대강 있는 주방 직원분께 슬며시 여쭤보니 과거에는 오이 냉국을 내어주면 못 먹는 사람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는데, 근 몇 년사이 갑자기 오이 냉국을 보곤 이런걸 음식이라 내어놓느냐며 호통치는 자들이 급격히 늘어 오이 냉국은 내어놓기가 무섭다 하시더라. 이들의 연극적인 행태가 유선상에만 머무른다면 좋으련만 현실의 벽까지 넘보니 통탄스럽기가 그지없다.


 내가 이들의 오이 혐오를 '패션'이라 부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 번째, 표현이나 단어 선정이 동일하다. 모든 사람은 서로 다른 감각과 지식, 경험을 가졌다. 설사 무언가를 보고 동일하게 '불쾌하다'라는 감정을 느꼈다고 해도 각자가 느끼는 불쾌함의 정도, 정확히 불쾌한 지점,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는 어휘는 저마다 다르기 마련인다. 그런데 이 오이 혐오자라 주장하는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분명 다 다른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정해진 몇 개의 문장만을 돌려 사용하며 새로운 문장이나 표현은 찾아볼 수가 없다. 그 몇 개의 문장은 다음과 같은데,

-오이는 향만 맡아도 써서 삼킬 수가 없다.

-자신은 어릴 때부터 오이를 도저히 먹을 수 없었다.

-오이가 들어 있는 것 뿐만 아니라 오이를 넣었다가 뺀 것도 향이 그대로 남아서 다 구별할 수 있다.

여기에서 어미나 말투가 살짝 바뀌는 정도이고 이외의 새로운 문장은 찾아보기가 힘들더라.


 두 번째, 과거에는 오이를 잘만 먹다가 인터넷상에 오이 혐오가 유행한 이후로 갑자기 자신도 오이 혐오자라 주장하는 이를 주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건 최근의 일인데, 오랜만에 대학 동창들과 식사 자리를 가진 적이 있다. 식사 장소는 삼겹살 집이었는데, 삼겹살 집에 가면 보통 고기가 구워지기 전에 먹으라고 생당근과 오이를 썰어 쌈장과 함께 내어 주지 않나. 분명 예전에 자신은 생당근은 먹기 힘들다며 내 몫의 오이를 다 받아가고 나는 당근만 먹게 했던 동기가 오랜만에 만나니 갑자기 이번에는 자신은 오이를 못 먹는다 하더라. 내 기억속에는 나는 생당근도 괜찮으니 너 오이 다 먹으라 했을 때 당근을 먹는 나를 동물원 원숭이 보듯이 구경하던 모습이 또렷이 남아있는데 그리 말을 하니 황당하기 이를데 없었다. 그러면서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그 표현 그대로 자신은 어릴 때부터 오이 향만 맡아도 써서 참을 수가 없어 오이를 먹지 못해왔다 하던데, 그렇다면 대관절 내가 과거에 오이를 내어주었던 그치는 누구란 말인가?


 분명 최초의 진실된 오이 혐오자가 실제로 존재하기는 할 것이다. 그러니 그 사람이 묘사한 오이의 불쾌함이 인터넷에 떠돌아 다니는 것이겠지. 하지만 그런 것을 읽고 그저 저런 사람도 있구나-하고 받아들이고 넘어가면 될 일이지, 그것을 대사처럼 외워 자신도 마찬가지라는양 연기를 하려 들 필요는 없지 않은가. 부디 우리 사회가 타인을 모방하는 것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취향과 가치를 찾을 수 있기를 바라는 바이다.



+덧 붙이는 글

 그 오이 혐오에 의문을 표하면 보통 오이를 쓰게 느끼는 유전자가 따로 있대!라며 논문이 있다더라라는 말을 들먹이던데, 그 논문은 대체 무슨 논문인가. 오이 혐오라는 것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흥미로운 주제일지 몰라도, 논문의 주제로써는 시간을 투자할만한 것이 아니다. 혹여나 누군가가 호기심으로 이를 연구했다손 치더라도, 국내에 오이 혐오자가 있다는 개념 자체가 퍼진지 몇 년 되지 않았고, 이 기간은 논문이 완성되어 나올 수 있을 만한 시간이 아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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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일에 관한 말 중 가장 유명한 것이 '칵테일은 이름이 야할수록 맛있다.'일 것이다. 그러나 이 말이 돈 지도 시일이 꽤나 지나, 처음에 언제 누구에게 들었는지 가물가물해질 정도가 되었는데도 '이름 야한 칵테일이 진짜 맛있더라'라는 자신의 경험담을 말하는 사람은 아직까지 만나 본 적이 없는 것을 보면 썩 잘 들어맞는 말은 아닌가보다.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은가. '맛있다'라는 것은 꽤나 주관적인 감각이다. 누군가에겐 드라이하고 맛있는 와인이 나에게는 쓰고 떫어서 삼키기 힘든 액체가 되기도 하고, 나에겐 적당히 달달해서 맛있는 술이 누군가에겐 술같지 않은 음료수가 되어버리기도 하니 말이다.

 그래서 이 맛있다 혹은 맛 없다라는 주관적인 표현 대신 '무슨 맛이 난다'는 식으로 설명을 해보려 하니, 종류가 너무 많아 대체 뭘 어떻게 골라야할지 난감했던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1. 이름을 듣고 파란색이 연상되는 칵테일은 달다.

: 파란색 칵테일에는 높은 확률로 '블루 큐라소'라는 리큐르가 들어가는데, 이게 꽤나 달다. 달달하고 오렌지 향이 살짝 나는 맛을 선호한다면 추천.


2. 초록색 칵테일은 민트 아니면 새콤달콤이다.

: 오해하지 말자. 치약이 연상되는 괴랄한 맛은 민트'초코'고 그냥 민트는 상쾌한 맛이다. 물론 민트초코맛 칵테일도 있긴 하니 지뢰주의. 만약 새콤달콤 계열이라면 멜론+파인애플맛일 확률이 높다. 

그리고 이런 색의 칵테일을 고르고 싶다면 외국어를 좀 알아야 한다. 곤충의 영어 이름이라거나 일본어라거나.


3. 일본이 연상되는 이름이라면 멜론맛이다.

: '미도리'라는 일본산 멜론맛 리큐르가 있는데, 이게 칵테일계에서는 일본 대표 술정도로 취급되는 모양이더라. 기존 칵테일에서 레시피를 변형 or 추가해 미도리를 넣으면 재패니즈 ~, 도쿄 ~하는 식으로 이름을 붙이는 듯하다.


4. 사람의 이름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술 맛이 강하다.

: 칵테일에 이름이 붙을 정도의 사람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바텐더거나 술꾼이거나. (뭐, 바텐더 지인 이름일 수도 있긴하다.) 어쨌거나 양 쪽 모두 술을 꽤나 좋아하고 많이 마시는 사람들이고, 술을 좋아한다는 사람 중에 술 맛이 안느껴지는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본 적이 없다.


5. 여성스럽다는 느낌이 든다면 도수는 높은데, 술 맛은 약하고 단맛은 강하다.

: 이유는 굳이 설명하지 않겠다.


6. 공학&기계적인 단어가 들어간다면 도수는 약간 높고, 술 맛도 많이 난다.

: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 많이 마시면서 붙은 이름이 아닐까하는 개인적인 추측이다.


7. 이름 어그로가 심한 녀석들(폭력적이든 선정적이든)은 맛도 강렬하다.

: 술 맛이 굉장히 세거나, 찌르는 듯한 맛이 나거나, 향이 엄청 진하거나. 아무튼 뇌리에 강하게 남는다.


8. 짧고 띄어쓰기 없는 한 단어로 이루어진 술은 정말 '술'그 자체의 맛이다.

: 짧은 한 단어의 이름을 가졌다는 것은 변형이 되지 않은 오래된 레시피라는 것이고, 옛날 술은 독하다. 우리나라도 과일 소주니 하이볼이니 하는 것들을 마시기 시작한지는 얼마 안됐고, 어르신들은 오로지 참이슬 빨간 뚜껑 아닌가. 이러한 경향은 해외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9. 무지개&국기 등 여러 색이 혼합된 칵테일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맛 없다.

: 맨 위에서 맛있다, 맛 없다는 식의 주관적인 표현을 안쓰겠다고 했는데, 이건 그냥 '맛 없다' 외에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보통 여러 색이 쓰인 칵테일은 먹는 용도라기보다는 사진을 찍기 위한 용도로 만드는 듯 하다. 색상만 신경 쓰고 각 술들의 맛이 어우러지는지는 신경쓰지 않다보니 입문자는 물론 중급자, 베테랑에게도 골고루 맛 없다.



 이제 입문자는 어찌저찌 벗어났다는 자체적인 판단을 근거로 그 동안 나름 정리한 칵테일 이름과 맛의 상관 관계에 대한 생각을 적어보았다. 내가 직접 글을 작성하면서도 각 항목에 예외가 되는 술이 떠오르는데, '반드시 저렇다'보다는 그냥 '그런 경향성이 있다', '확률이 높다' 정도로 받아들여주면 고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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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읽지 않고, 아무것도 적지 않은 세월이 점점 길어져만 간다.
뭐라도 머리에서 꺼내 끄적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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