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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점심시간 ㅣ 다봄 어린이 문학 쏙 5
렉스 오글 지음, 정영임 옮김 / 다봄 / 2025년 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학교생활에서 가장 즐거운 시간 중에 하나는
바로 점심시간일 겁니다.
급식 메뉴를 보며 오늘은 뭐가 나올까 기대도 하고
좋아하는 음식이 나오는 날이면
형광펜으로 표시까지 해두고 기다리더라고요.
그런 점심시간이 불편하다니...
이유가 뭘까 궁금해집니다.
렉스는 엄마와 새아빠,
그리고 아빠가 다른 두 살 동생과 함께 삽니다.
폭력적인 아빠와 신경질적인 엄마를 대신해
집안 살림도 동생을 돌보는 것도 모두 렉스의 몫입니다.
렉스는 학교 가는 것이 좋았습니다.
학교에 가면 이런 일에서 벗어나 좋아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었거든요.
그런 렉스에게 학교 가는 것이 싫어지는 일이 생깁니다.
엄마가 렉스를 무료 급식 프로그램에 등록했거든요.
렉스는 점심시간마다 계산원에게 ‘무료 급식’ 대상자라고 말해야 합니다.
그걸 누가 듣게 될까 봐 렉스는 안절부절못합니다.
자신의 가난을 들키고 싶지 않습니다.
엄마와 새아빠의 폭언과 폭력,
친구들과는 점점 멀어지고
영어 선생님도 렉스를 차별합니다.
모든 것이 자신이 백인이 아니라서,
옷차림이 허름하고 가난해서라고 생각하는 렉스.
렉스의 미래는 계속 어둡기만 할까요?
언제쯤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렉스가 부모로부터 당하는 폭언, 폭력을 보며 화가 났습니다.
그런 부모에게 꾹꾹 눌러왔던 억울함을 거칠게 표출하고
그런 자신이 나쁜 사람이 아닐까 자책하는 모습은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렉스를 보듬어주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바로 렉스의 외할머니와 점심시간 친구가 된 이단인데요.
할머니는 자신의 가난했던 시절과
그것을 이겨내고 꿈을 이룬 이야기를 들려주며
렉스에게 힘이 되어줍니다.
또 친구 이단은 렉스와 사는 환경은 너무나 큰 차이가 나지만
모든 가족에게는 나름의 복잡한 상황이 있고
결핍도 있으며 고민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며 위로를 주지요.
이 둘의 사랑과 우정이 있었기에
렉스는 가난과 폭력에 맞설 수 있었고 희망도 잃지 않습니다.
이 이야기는 작가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라고 합니다.
작가는 가난을 뼛속 깊이 부끄러워했고,
가난으로 인해 너무나 외로웠다고 말합니다.
어른이 되고서야 가난을 부끄러워한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작가는
가난한 아이들에게 혼자가 아니라고 알려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우리의 주변에는 가난과 가정폭력,
그리고 차별과 편견에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존중과 배려가 없는 물질적인 지원은
오히려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그 아이들을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대해야 할지 깊이 생각하게 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