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치미 떼듯 생을 사랑하는 당신에게
고정순 지음 / 길벗어린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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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순, 정진호 두 작가가 202012월부터 일 년 동안 서로에게 보낸 편지 24편을 모아 각각 책으로 출간하였습니다.

이 책은 고정순 작가가 정진호 작가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그림책 세상이 둥글다면 그 원 안에 들기 위해 가까스로 깨금발로 서 있던 나였는데, 이제 밖으로 밀려난다 해도 어쩔 수 없다는 마음으로 낙화의 타이밍과 착지의 모양을 상상해요. 왜 체조 경기 점수 중 착지 점수가 중요한지 이제 알겠어요. 시작만큼이나 중요한, 어쩌면 시작보다 더 어려울지 모르는 마지막을 위해 날마다 나는 부지런히 저물어 가고 있어요. (p.37)

 

내 이야기로 상처받는 사람은 없을까, 거짓과 위선을 위로와 위안으로 포장하고 있지는 않을까? 매번 날 돌아보겠다고, 그런 마음으로 만드는 이야기가 위로가 된다면 허락된 시간동안 계속해 보겠다고 말이죠. 비가 창틀에 고여 찰랑이네요. 낯선 곳에서 편지를 쓰니 뭔가 진짜 여행자가 된 거 같아요.

맞다, 우린 모두 여행자였지. 처음 왔던 곳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여행자. (p.69)

 

사람은 저마다 지키고 싶은 무언가가 있어 어떤 순간에는 살짝 맨얼굴을 가릴 때가 있죠. 책임이든 사랑이든 자기애든 중요한 것은 그런 자신을 부정하지 않는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나는 오늘도 보이는 나를 생각해요. 한 발 내딛으면 가식이 될 수도 있는, 어쩔 수 없는 또 다른 나. (p.147)

 

고정순 작가의 그림책은 공감과 위로를 주고, 읽고 나면 여운이 남는 그림책입니다.

이 책도 그렇습니다.

마음에 와 닿는 문장들이 참 많았습니다.

작가가 들려주는 자신의 힘들었던 과거 이야기와 상처 그리고 아픔의 이야기까지 너무나 진솔해서 편지를 받는 사람이 나인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작가님이 자주 본 친구처럼 가깝게 느껴집니다.

정진호 작가의 <꿈의 근육>도 읽어봐야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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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자의 손길
치넨 미키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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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인 치넨 미키토는 현역 의사라는 이색적인 프로필을 가지고 있습니다.

작가가 소설가로 데뷔 했을 때부터 구상해 온 이야기로 의료현장이 배경이 휴먼 드라마입니다.

 

다이라 유스케는 준세이카이의대 대학병원 흉부외과 의사입니다.

유스케는 일류 흉부외과의사가 되기 위해 가혹한 근무를 견뎌내며 일주일에 두 세 번 밖에 아내와 아이가 기다리는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유스케는 아카시 과장으로부터 호출을 받습니다.

아카시 과장은 유스케에게 흉부외과 지원을 고려하고 있는 인턴 세 명을 지도하라는 지시를 합니다.

거절을 고민하는 유스케에게 아카시 과장은 이들 인턴 중 최소 두 명을 입국시키면 원하는 파견지로 보내줄 수 있지만, 만일 이에 실패한다면 시골에 있는 병원으로 파견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유스케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아카시 과장의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어떻게든 인턴을 입국시켜야겠다는 생각에 유스케는 무리한 행동을 하게 되고 그 행동은 인턴들에게 반감을 갖게 합니다.

 

그러던 중 병원으로 아카시 과장이 제약회사의 돈을 받고 논문을 날조했다는 내용의 괴문서가 날아옵니다.

아카시 과장은 유스케에게 괴문서를 보낸 범인을 찾아내면 인턴의 입국과 관계없이 원하는 병원으로의 파견을 고려하겠다는 제안을 합니다.

 

유스케는 인턴의 지도와 괴문서를 보낸 범인 색출의 임무를 잘 해내고 원하는 곳으로 파견을 갈 수 있을까요?

 

……나쁜 짓을 한 사람이 없어도 부조리한 일은 일어나니까. 그게 현실이야. 그리고 의사는 그런 부조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되네.”(p.252)

 

관상동맥는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 즉 생명에 영향을 주는 혈관이지. 우리는 그저 혈관을 잇는 게 아니야. 환자의 인생을, 나아가 사람그 자체를 잇는거야.” (p.280)

 

착각하지마라. 이건 너를 위해서가 아니야. 앞으로 네 수술을 받을 환자를 위해서지. 나는 이런 비겁한 수단을 쓴 너를 용서할 수 없어. 그러니 대가를 치르려면 필사적으로 기술을 연마해 환자를 구해. 잊지마라.” (p347)

 

 

유스케는 환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의사입니다.

응급 상황에서 의사가 갖추어야 할 능력도 있는 의사입니다.

하지만 병원내의 권력구도에는 둔하고 요령도 없는, 사회적 관계는 부족함이 있는 의사입니다.

삼촌이 대학병원 과장이라는 뒷배경도 없고,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에게 줄을 서지도, 줄을 바꾸지도 못합니다.

이루고 싶을 꿈에 도달하지 못해 속상해하기도 하지만 시간이 나면 인공혈관으로 연습을 하고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합니다.

그래서 일까요?

유스케의 모습에 더 공감이 가고 마음이 갑니다.

 

가슴 따뜻한 휴먼 드라마에 미스터리가 가미된 한편의 의학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책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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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몰라! 국민서관 그림동화 256
아우로라 카치아푸오티 지음, 정화진 옮김 / 국민서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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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미는 모든 것이 두렵습니다.

친구들이 놀이터에서 놀자고 하면 그네 타다 떨어질까, 풀벌레한테 쏘일까 두렵습니다.

할머니가 공원에 가자고 하면 태풍 불고 천둥번개 칠까봐 두렵습니다.

엄마가 텃밭에 가자고 하면 독이 있는 거미에게 물릴까 두렵습니다.

그래서 에이미는 늘 혼자였습니다.

 


어느 날, 에이미 옆에 회색아이가 나타납니다.

네가 항상 나를 피하잖아. 이대로라면 내 꿈을 이룰 수가 없어!”

회색아이가 훌쩍이며 말합니다.

에이미는 어떻게 하면 회색아이의 기분이 좋아질까 고민합니다.

 

회색아이는 누구일까요?

에이미는 회색아이의 기분이 좋아지게 할 수 있을까요?

 

에이미는 회색아이를 위해 두려워했던 일들을 하나씩 해 나갑니다.

그 과정을 통해 두려움을 이겨내고 난 후의 즐거움을 알게 됩니다.

 

처음에는 빨강과 검정만 있던 그림책의 색이 에이미가 두려움을 이겨낼 때마다 다채로워집니다.

에이미의 마음을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누구나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 해보는 일이나 낯선 곳에 가면 두려움을 느낍니다.

그 두려움을 극복하면 즐겁고 신나는 일이 많다는 것을 알지만 쉽게 극복이 되지 않으면 마음은 더욱 힘들어집니다.

두려움이 많은 아이들에게 괜찮다고, 조금씩 용기를 내보자고 위로를 건네는 그림책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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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빛 그림 아이
숀 탠 지음, 김경연 옮김 / 풀빛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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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발간되어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을 수상한 숀 텐의《이너 시티 이야기》 속 스물다섯 동 물의 이야기 중 인간과 가장 친근한 동물인 개의 이야기를 따로 떼어 낸 별도의 그림책 《개》가 출간되었습니다. 


책은 ‘옛날 우리는 서로를 잘 몰랐다.’는 문장으로 시작됩니다.


이와 발톱과 막대기가 무기였던 시절, 인간은 개에게 막대기를 던집니다, 

개는 막대기를 인간에게 도로 가져오고 그때부터 개와 인간의 관계는 달라졌습니다. 

개와 인간은 언제나 그렇게 걸어왔던 것처럼 나란히 걸어갑니다.


내가 달리면 너도 달렸다. 

네가 부르며 내가 대답했다.

우리는 함께 외로움과 두려움의 뒤를 쫓았고

언젠가 일어날 모든 일을 보았다.

아름다움과 공포와 흥망성쇠 모두.

-본문 중에서


시간은 흘러가고 개와 인간은 죽음이 맞이하고 시간이 흘러갑니다. 

선사 시대부터 현재와 미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소와 시간 속에 개와 인간은 서로를 보지 못합니다. 

그러나 결국 서로를 알아보고, 다시 나란히 걸어 나갑니다.


작가는 다양한 장소와 시간 속에 있는 개와 인간의 모습을  같은 구도로 보여주며 시간의 흐름을 표현했습니다.

그래서인지 계속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고 등을 지고 있는 모습에서 서로를 마주보게 되는 모습은 운명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얼마 전 개를 키우는 친구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어떤 사람이 나에게 이렇게 맹목적일 수 있을까? 사람은 내가 조금 서운하게 하면 그것을 마음에 담아 두기도 하지만 개는 내가 조금 서운하게 해도 늘 한결같이 나를 바라봐준다.’

개와 인간의 관계는 좀 특별한 것 같습니다.

어떤 동물이 사람과 이런 유대감과 우정을 쌓을 수 있을까요?

이런 사람과 개의 특별한 관계 때문에 사람들은 개와의 동행을 선택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환경과 방식이 달라져도 인간과 개의 우정을 계속되리라 생각됩니다.


개를 키우는 분이나 개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큰 공감을 줄 그림책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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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한 조각
정진호 지음, 브러쉬씨어터 원작 / 올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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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를 봐요!><>으로 2015, 2018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라가치상을 두 차례 수상하고,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정진호 작가의 그림책입니다.

 


꽁꽁 언 호수를 지나다 미끄러져 얼음 위로 떨어진 해가 산산조각 나 흩어지고 맙니다.

세상은 깜깜해졌습니다.

흩어진 해 조각은 어디로 갔을까요?

 


산으로 간 해 한 조각은 싹을 틔웠습니다.

구름으로 간 해 한 조각은 무지개가 되었습니다.

달에 떨어진 해 한 조각은 달빛이 되었습니다.

다른 조각들은 무엇이 되었을까요?

 


정진호 작가가 원작 뮤지컬 '리틀 뮤지션'을 구상했다는 이 그림책은 산산조각이 난 해 조각을 찾아 하나하나 다시 모으는 이야기입니다.

 

해가 산산조각 나면서 춥고 어두워졌던 세상을 해 한 조각이 변화시킵니다.

해 한 조각이 가는 곳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상상하며 보는 그림책은 참 재미있습니다.

그 변화를 보며 해가 그동안 우리에게 이렇게 많은 일을 해주었다는 깨달음과 고마움을 느끼게 되네요.

 

검정과 노랑 빨강색의 단순한 색으로 그려진 그림이 이렇게 훌륭하게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는 것에 감탄하게 됩니다.

 

그림책에 나오지 않은 곳에 해 한 조각이 떨어졌다면 어떤 변화가 생겼을지 상상하며 이야기 나누어도 재미있는 또 하나의 이야기가 나올 것 같은 그림책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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