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먹는 티라노와 브로콜리 먹는 프테로
스므리티 프라사담 홀스 지음, 카테리나 마놀레소 그림, 한성희 옮김 / 풀과바람(영교출판)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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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시금치를 먹으면 정말 힘이 세질까요?


한때는 그 말을 진심으로 믿었습니다.


“도와줘요, 뽀빠이!”


힘이 빠질 때마다

시금치 통조림을 먹고

순식간에 강해지던 뽀빠이.

그래서 우리 엄마들도 아이들에게 말했지요.


“시금치 먹어야 뽀빠이처럼 힘이 세져.”


지금 생각하면 그 만화의 주제는 시금치가 아니었을 텐데,

어느새 우리에게는 ‘시금치를 먹게 하는 만화’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그림책을 읽으며 문득 그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익룡 프테로닥틸루스 날룡이는

하늘의 무법자처럼 날아다니며 친구들을 놀라게 합니다.

사실 날룡이가 이런 심술을 부리는 것은

멋진 비행 실력을 친구들에게 인정받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쿵쾅이 우람이와 대결까지 하게 되는데요.

쿵쾅이와 우람이 힘은

브로콜리에 때문이라고 믿은 날룡이는

브로콜리를 먹고 자신이 이겼다고 외칩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브로콜리를 먹으면 힘이 세져.”

“시금치를 먹으면 힘이 세져.”

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그림책이 말하는 진짜 힘은

채소 하나에서 나오는 힘만은 아니었습니다.


골고루 먹고,

꾸준히 몸을 움직이고,

친구와 함께 웃을 줄 아는 마음.


가장 멋진 힘은

그렇게 보내는 아이의 시간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려주는 그림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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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도천 환생 고등학교 ㅣ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37
범유진 지음 / 다산책방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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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다시 태어날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선택을 하시겠어요?


사람들은 말합니다.

"다시 태어난다면 이렇게 살 거야."

"다시 태어난다면 절대로 그건 하지 않을 거야."


삼도천 환생 고등학교의 아이들은 환생을 기다리는 영혼들입니다.

누군가는 간절하게 바라는 이 기회를 거부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문이철, 이하록, 서지유는 환생하는 것이 싫습니다.


성적에 목매는 삶에 지쳤고,

가족에 의해 상처받았고,

외로웠고....

삶이 버겨웠기 때문이지요.


아이들은 전생에 대한 미련을 끊는 수련을 하며

매일 서천 꽃밭으로 가서 환생꽃을 돌봅니다.


환생꽃이 피면 환생을 하게 되는데

이 세아이들의 환생꽃이 봉오리를 맺자

아이들은 꽃을 시들게 하는 비법을 찾기 시작합니다.


마침 삼도천 환생 고등학교에서 열리는 보물 찾기.

보물을 찾으면 소원을 들어준다는 소식에

아이들은 반드시 보물을 찾겠다고 다짐합니다.


아이들은 보물 찾기를 하며 잊고 있었던 기억과 마주합니다.

생전에 미처 하지 못했던 말,

두고 온 사람들,

그리고 그들에게 전하지 못한 마음들


환생을 거부하던 아이들은 그 과정에서

삶의 소중함,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함께했던 순간들을 떠올립니다.


책을 덮으며

'정리되지 못한 기억은 미련이지만 정리되면 추억이란 보물이 된다'

라는 문구가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저승에 환생을 준비하는 고등학교가 있다는

흥미로운 설정의 판타지 소설이었지만

누군가는 간절히 살아보고 싶었던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이 하루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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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매 106동 101호
천유 지음 / 팩토리나인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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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우리는 집을 팔 때는 가장 비싸게 팔기를 원하지만

우리가 집을 구입할 때는 가장 저렴하게 사기를 원합니다.

같은 조건에 좀 더 좋은 가격에 구입하기 위해

이리저리 비교하고 따져가며 집을 구합니다.

.

그래서 급매로 나온 집을 보면 혹하는 마음이 들기도 하지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왜 급매로 나왔을까 궁금해집니다.

부동산이나 살고 있는 사람에게 그 이유를 묻지만

대개는 급매로 나온 이유가 우리가 납득할 만한 이유입니다.


그런데 조금 찝찝한 이유로 급매로 나온 집이라면

그 집을 구입할 수 있을까요?


층간 소음 때문에 시달리던 채아는

시세보다 저렴하게 나온 106동 101호를 구입해 이사합니다.


그러나 이사한 후부터 주변에 좋지 않은 일들이 생기고

혼자 있을 때면 서늘한 기척과 무거운 습기를 느끼지요.

가장 이상한 건 마주친 동네 사람들의 질문이었습니다.

"잘 살고 계세요?"


뭔가 집에 숨겨진 비밀이 있다고 생각한 채아는

그 비밀을 밝혀내려고 하는데요.

그리고 그 집에 얽힌 이야기가 서서히 드러납니다.


처음에는 집에 얽힌 공포 미스터리로만 생각하고 읽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읽을수록 생각이 달라지더라고요.


사람들이 얼마나 자극적인 소문을 잘 기억하고

왜곡해서 퍼트리는지를 보게 됩니다.

그 속에 상처받고 살았던 사람들의 삶은 너무나 쉽게 잊혀집니다.

그것이 귀신보다 더 무서운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미스터리의 긴장감도 좋았지만 더 오래 남는 것은

너무 쉽게 소문을 믿고,

너무 쉽게 누군가의 삶을 이야깃거리로 삼는 우리의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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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지 않아 ㅣ 감동이 있는 그림책 59
이현정 지음 / 걸음동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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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우리는 왜 울고 있는 사람을 보면

그 이유부터 묻는 걸까요?


많은 사람들이 우는 사람을 보면

"무슨 일이야?"

"왜 울어?"

라는 말부터 합니다.


하지만 어떤 슬픔은 설명하기 어렵고

설명하고 싶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15년 전 일입니다.

그 해에는 제게 슬픈 일이 참 많았습니다.

남편과 볼일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느닷없이 눈물이 쏟아지더라고요.

그냥 통곡하듯이 울었습니다.


운전을 하던 남편은 깜짝 놀란 것 같았어요.

그러더니 한마디 하더라고요.

"어디 한 바퀴 돌다가 들어가자."


저도 제가 왜 그렇게 눈물이 났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저 너무 서럽고 슬프다는 마음뿐이었지요.

그래서 우는 이유를 묻지 않고 그저 제 곁을 지켜준 남편이 참 고마웠습니다.


그림책 속의 공룡도 그런가 봅니다.

매일 눈물을 흘리는 공룡은

참으려고 해도 계속 눈물이 납니다.


그런 공룡과 마주친 두더지는

용기를 내어 '울지 마'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작은 한 마디가 얼어있던 공룡의 마음을 녹여주지요.


어떻게 하면 웃을 수 있는지를 묻는 공룡에게

두더지는 그냥 울어도 괜찮다고 말해줍니다.


공룡에게 필요한 것은

우는 이유를 알고 그것을 해결해 주거나

웃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공룡의 마음을 공감해 주는 누군가가 아니었을까요?


우는 공룡을 위해 두려움을 극복하고 용기를 낸 두더지와

두더지가 공룡에게 하는 말을 통해

위로는 상대방의 슬픔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지 못해도 곁에 있어주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슬픔을 모두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이유를 몰라도 손을 내밀어 주고,

말없이 곁을 지켜주는 것.

어쩌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위로는 그렇게 시작되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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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곰 달고미 ㅣ 황금나무 언덕 그림책 1
이은 지음, 릴리아 그림 / 한솔수북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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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대학 때 MT를 갔을 때의 일입니다.

선배들이 깜깜한 밤 산길을 혼자 통과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선배들이 중간중간에 숨어 후배들을 놀래줄 준비까지 하고 있었지요.


제 차례가 되어 숲길을 들어갔는데

앞이 보이지 않으니 한 발도 떼지를 못하겠더라고요.

뒤로 갈 수도 없고 앞으로는 더 못 가겠고.


제가 머뭇거리고 있는 사이

제 뒤에 출발한 친구가 제가 서 있는 곳까지 따라왔어요.

얼마나 반갑던지.


그때 알았습니다.

진짜 무서운 것은 어둠이 아니라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순간이라는걸.


삶에서도 이런 어둠을 만나는 일이 참 많습니다.

아이를 키우며, 부모님을 보내며,

사람에게 상처받는 일을 겪으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되고 막막했던 경험이 있지요.


가야 할 길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고 있을 때

나를 인도해 주는 것은 정답을 아는 사람이 아니었어요.

함께 걸어주는 사람이었더라고요.


그래서일까요?

그림책 <반달곰 달고미>에서

밤길을 잃은 동물들의 모습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두들 길을 잃은 상황이 겁이 나고

앞은 하나도 보이지 않아 무서웠겠지만

혼자가 아니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누군가의 손을 잡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옆에 누군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은 조금 작아지니까요.

동물 친구들에게도 서로의 존재가 큰 힘이 되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먼 훗날 동물 친구들에게 이날은 어떻게 기억될까요?

산딸기를 실컷 먹은 신나는 날이기도 하지만

함께 어둠의 두려움을 이겨내고 집으로 돌아온

멋진 날로 기억되지 않을까요?


즐거움만을 나누는 친구보다

어려움도 함께 나누는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나에겐 함께 어둠을 걸어줄 친구가 있는지,

그리고 나는 누군가에게 그런 친구인지 돌아보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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