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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곰 달고미 ㅣ 황금나무 언덕 그림책 1
이은 지음, 릴리아 그림 / 한솔수북 / 2026년 7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대학 때 MT를 갔을 때의 일입니다.
선배들이 깜깜한 밤 산길을 혼자 통과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선배들이 중간중간에 숨어 후배들을 놀래줄 준비까지 하고 있었지요.
제 차례가 되어 숲길을 들어갔는데
앞이 보이지 않으니 한 발도 떼지를 못하겠더라고요.
뒤로 갈 수도 없고 앞으로는 더 못 가겠고.
제가 머뭇거리고 있는 사이
제 뒤에 출발한 친구가 제가 서 있는 곳까지 따라왔어요.
얼마나 반갑던지.
그때 알았습니다.
진짜 무서운 것은 어둠이 아니라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순간이라는걸.
삶에서도 이런 어둠을 만나는 일이 참 많습니다.
아이를 키우며, 부모님을 보내며,
사람에게 상처받는 일을 겪으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되고 막막했던 경험이 있지요.
가야 할 길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고 있을 때
나를 인도해 주는 것은 정답을 아는 사람이 아니었어요.
함께 걸어주는 사람이었더라고요.
그래서일까요?
그림책 <반달곰 달고미>에서
밤길을 잃은 동물들의 모습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두들 길을 잃은 상황이 겁이 나고
앞은 하나도 보이지 않아 무서웠겠지만
혼자가 아니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누군가의 손을 잡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옆에 누군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은 조금 작아지니까요.
동물 친구들에게도 서로의 존재가 큰 힘이 되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먼 훗날 동물 친구들에게 이날은 어떻게 기억될까요?
산딸기를 실컷 먹은 신나는 날이기도 하지만
함께 어둠의 두려움을 이겨내고 집으로 돌아온
멋진 날로 기억되지 않을까요?
즐거움만을 나누는 친구보다
어려움도 함께 나누는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나에겐 함께 어둠을 걸어줄 친구가 있는지,
그리고 나는 누군가에게 그런 친구인지 돌아보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