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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부자시점 - 세계 최고의 부자 폴 게티가 직접 쓴 일 · 투자 · 부의 대원칙
J. 폴 게티 지음, 황선영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3년 3월
평점 :
[전지적 부자시점]이라는 제목만 보면 또 책을 팔기 위해 나온 보편적인 돈에 대한 책이겠구나 싶어서 스킵 하는 분들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다행히 운이 좋게 나는 이 책이 그 유명했던 폴 게티의 책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고 이에 보게 되었다. 보통 폴 게티에 대한 이미지는 손자 유괴 사건 때 네고를 하거나 세금 공제를 시도하는 등 돈에 밝고, 인색한 이미지로 언론에서 비춰져 좋은 이미지는 아니었다. 그런 점에서 과연 인생을 들여다 보면 실제로 그러한 사람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는 데 이 책을 통해 어느 정도 오해를 풀 수 있었다.
이 책은 폴 게티가 부자가 되기까지의 사업여정, 사업하면서 느꼈던 가치관들, 투자에 대한 생각, 인생에 대한 생각을 나눠둔 책이다. 늘 통상적으로 다뤄지는 자서전 내용들 같지만 내용의 양과 깊이는 충분히 좋다. 폴 게티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점이 아주 많으며, 수 십년이 지난 지금에도 씹어 볼 만큼 좋은 교훈들이다.
책상이 아닌 현장에서 하는 사업방식, 늘 기회를 잡으려는 쉼 없는 노력, 실수나 실패에 대한 인정과 두 번은 반복 하지 않으려는 발전, 수동적인 태도가 아닌 능동적인 사업관리, 노사와 주주 간의 인본주의적 태도,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에 대한 판단, 리스크 관리와 과감한 승부 등등 훌륭한 가치관을 배울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석유사업을 훌륭하면서도 꾸준히 잘 이끌어 간 케이스다. 특히나 경제대공황 등 경제위기가 있을 때는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아 과감한 투자를 실행함으로 사업을 더욱 더 키우는 데 용기를 발휘하였다. 무모한 용기가 아닌 본인이 잘 이해하는 석유사업을 가치평가하여, 안전마진 속에서 과감하게 인수했고, 이는 기존의 사업과 시너지가 발휘되어 사업효율을 더욱 극대화 한 점은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은 마치 버크셔를 이끌어가는 워런 버핏을 떠올리게도 한다.
재밌는 점은 기업인수나 투자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면 폴 게티가 벤저민 그레이엄의 영향을 받았나 싶을 정도로 '(1) 주식을 종이쪼가리가 아닌 사업으로 본다. (2) 가치와 가격을 분리하며 보고 가격이 안전마진이 충분 할 때 산다. (3) 미스터마켓의 제안을 외면하고 사업이 잘된다면 장기보유한다.'라는 틀 안에서 투자를 실행하는 데 놀라울 따름이다. PER, PBR, 유형자산의 순가치, 저평가 등도 거론하는 데, 아무렴 비슷한 시대에 살았으니 영향이 없지 않았겠지만 훌륭한 가치투자의 틀을 인정하고 활용 했다는 점에서 놀라웠다. 이는 사업과 자본배분 양면에서 현명한 경영자였기에 결국 성공 할 수 밖에 없는 경영자가 아니었나 싶다.
인생이나 돈에 대한 생각도 기억에 남는 점이 있는 데, 먼저 폴 게티는 사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 16시간씩이나 사업에 매진하면서도 그 과정이 즐거웠고 재밌게 살았다라는 점을 이야기 했으며, 한편으로는 여기에 기회비용으로 사용한 시간이 많아, 고용주가 고용자들 보다 여가 시간이 더 적은 아이러니를 범했고 이는 가정에 대한 소홀로 이뤄졌음을 아쉬워 한다는 점이었다. 세간에 돈이 많은 사업가 였지만, 자유로운 시간의 사용과 만족도 높은 삶을 살았던 사촌이 진정한 부유를 자랑하더라는 점에서 약간의 회의감을 가졌다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늘 그래서 모든 면모에서 균형이 중요하다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폴 게티의 솔직한 자서전을 봄으로써 JP모건, 록펠러처럼 세간의 구두쇠, 인색한으로 비춰지는 면모와 달리 사업가적인 면모와 과정, 고뇌, 가치관들을 알 수 있었고, 특히나 투자 부분에서 보여준 모습이 가치투자와 닮아 놀라웠다. 하마터면 지날 뻔 했던 폴 게티의 인생을 잘 보았다고 생각 된다. 한 세대를 풍미한 사업가에 대해 배워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좋은 사업가의 자서전 책을 출판 해주신 세종서적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