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근처에 공원에도 비둘기가 많다.
일부러 공원을 찾아와 모이를 주는 분들이 계신지,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맙시다’라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나도 비둘기떼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그림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많이 뜨끔거렸다.
함께 일하는 분 중에는 비둘기를 극도로 무서워하는 분이 있다. (무서움도 혐오인가?)
비둘기가 날개짓을 할 때 더러운 세균이 떨어진다는 걸
어디선가 들었거나 본 적이 있어서인지 비둘기 떼를 만나면 피했다.
한 때는 평화의 상징이었던 비둘기가
언제부터인가 기피하는 동물, 혐오의 대상이 됐다.
4살 아이랑 책을 읽을 때는 ‘구구구’ 비둘기 소리를 읽어줬더니
재미있어하고 같이 ‘구구구’하면서 즐겁게 읽었다.
아이에게 비둘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니 잘 모르겠단다.
아직은 무서워하거나 싫어하진 않나보다.
어제 청소년 권리교육 강사 보수교육으로 인권감수성 향상 교육을 들었다.
듣다보니, 이 책의 내용이 떠올랐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편견을 가지고 차별하는지.
나와 내 주변 사람이 누리고 있는 특권이 얼마나 많은지.
여전히 사회는 노키즈존이라고 어린이를 차별하고, 엄마들을 보고 맘충이라고 한다.
장애인과 여성, 노인, 난민, 성 소수자를 멀리하는 사람들이 있다.
‘극혐’이란 단어를 아무렇지 않게 쓰는 사람들을 보면 이해되지 않았는데
편견와 차별, 혐오라는 단어에서 나는 자유로운 사람인지
생각해볼 거리를 많이 준 그림책이다.
세상을 아름답게만 볼 수는 없지만,
나의 아이가, 내 아이의 친구들이, 내가 만나는 청소년들이
혐오로 넘쳐나는 세상이 아닌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 봐줄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랄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