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 목욕탕 스콜라 창작 그림책 70
시바타 케이코 지음, 황진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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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하고 부드럽게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주는 그림책이다.

호박 수프 옆에 두고 그림책을 읽는다면 더 좋겠지만,
없이도 충분히 달달하고 따스함을 느낄 수 있다.

유쾌한데 약간 진지해질 수도 있다.

1. 혼자 그림책을 읽을 때는
어린시절에 목욕탕에 갔던 장면들이 떠올랐다.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는 겨울날 아침,
집을 나설 때만 해도 목욕탕에 너무 가기 싫었는데
막상 뜨근한 탕에 몸을 녹이면 기분이 사르르 풀렸고
목욕을 마치고 나와 목욕탕 앞에서
엄마와 함께 따끈한 호두과자나 우동을 사먹었다.

요즘은 대중목욕탕에 가는 일이 드문데
가끔, 따뜻한 물에 몸을 녹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날때가 있다.

2.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며 아이에게 어떤 탕에
들어가보고 싶은지 물었더니
처음에는 깨끗한 물에 들어가고 싶다고 했다가
나중에 ‘우유탕‘이란다. 이유는 깨끗할 거 같아서!😅

배가 고플 때는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아이는 “미리 먹을 걸 챙겨서 가야지.”하고 여유있게 대답한다.

등장 동물들이 안내문의 경고에도 계속 행동하는 걸 답답해했었다. 아이는 “안 돼! 안내문에 나와있는데 왜 말을 안 듣지? 맞지 엄마?”하고 묻는다.

유쾌한 그림책을 보고도 진지하게 응답하는 아이를 보고
나의 양육태도와 주변인들을 언행을 되돌아보게 된다.

가끔은 ‘단, ~~ 하지 마시오.’ 문구를 보고도
내가 원하는대로 할 때가 있었지만
하고 나서 마음이 불편했던 경험 때문에
약속응 지키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해서
나와 내 가족을 단속하며(?) 살았다.
(뭐 정의로운 이런 이야기는 아니고 소소한)

이런 내가 하루 아침에 변할 것도 아니고
굳이 변해야 하나 싶은데,
아이의 세상에 너무 큰 영향을 주진 않을까 약간의 우려..

그림책 한 권이 엄청난 생각과 감정을 이끌어내니, 감탄한다.
무튼, 진지하게 읽기보다 유쾌하게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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