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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 개정판
사노 요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4월
평점 :
사노 요코의 글과 그림을 좋아하고 아낀다. 20대 중반에 친구가 사노 요코의 그림책 ‘100만 번 산 고양이’ 선물해준 덕분에 알게 된 이후 그녀의 수필집을 여러 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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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책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는 중년에 그녀가 쓴 수필집이다. 뭔가 모르게 빠른 호흡으로 읽을 수 있었던 건 그녀의 솔직담백하고 경쾌한 문장들 때문이었다. 솔직함을 좋아하지만, 또 때론 부담스럽기도 한데 사노 요코의 솔직한 태도는 거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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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세상에 없지만,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말해주는 듯 하다. 삶을 너무 무겁지 않게, 애쓰지 말고. 조금은 가볍게 해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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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어쩌면 내 안에 나만의 음악이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은 아닐까. 그것은 발굴되지 않은 금광이 분명해’ 하고 나는 그렇게 믿기로 했다.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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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정도 지나 어머니가 짜증과 쾌활 사이를 변덕스럽게 오가는 목소리로 돌아와 소리를 내지르기 시작하면, 우리는 비로소 마음을 놓았다.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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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인류여, 남자여, 여자여, 어쩌면 이렇게 부지런하고 성실한가. 나는 타인의 부지런함과 성실함 때문에 멍해지고 만다.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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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행복과 독서의 관계에 대하여’ 쓸 작정이었다. 여동생이 흥분해서 들어왔다. “언니, 언니, 갑자기 생각이 났는데 말이야. 운전할 줄 알고 책 좋아하는 여자는 전부 이혼했어, 내가 아는 범위안이긴 하지만.” p.251